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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작성:  새전북신문
- 2024년 03월 05일 14시38분

[지역의 재발견]격변하는 시대를 대처하는 당신에게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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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정치의 계절이 다가온다. 총선을 한 달 남짓 남기고 있는 이 때, 이념 갈등은 더욱 심화 된다. 아직도 정책 대결 보다 이념논쟁, 사상검증, 친일논란이 더 큰 화제라는 것이 개탄스럽지만 친일행각과 옹호에는 두둔의 여지가 없다. 지난달 뜨거운 감자였던 한 인물에 대한 영화부터 지난주 3.1절 기념 홍보물 오류까지... 최근에도 논란은 계속된다. 말도 안되는 오류다. 의도의 유무는 둘째 치고 왜 아직도 청산이 안된건지, 왜 아직도 우리는 제대로 알지 못하는지가 더 슬픈 현실이다. 이런게 현재의 우리가 원하는 방향이라면 역사를 잊은 우리의 미래는...



3.1운동은 일본의 강제점령에 대항하여 행사한 비폭력 시민불복종운동으로, 1919년 3월 1일 서울 종로 태화관에서 민족대표 33인이 기미독립선언서를 낭독하면서 시작되었다. 이는 대규모의 전국적 시위로 발전하고 이후 수많은 독립운동 단체들이 생겼으며, 종래에는 현재 대한민국의 모체인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수립되는 계기가 되었다. 이는 헌법에도 명시되기 때문에 대한민국의 정통성은 3.1운동에 있다고 하여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오늘은 3.1절과 연관 있는 우리지역 명소를 한곳 소개한다. 임실군 성수면 삼봉리, 커다란 마을 뒷산 아래 단아하게 서 있는 작은 초가삼간집이 하나 있다. 이 건물은 1870년에 지었으며, 단아한 우리 옛 초가의 모습을 잘 보여준다. 안채는 토석담으로 둘러져있으며 위에는 이엉을 올렸고, 출입문은 대나무로 엮어 만든 사립문을 달았다. 집 가운데는 마루가 작게 있고, 부엌과 안방과 사랑방이 있다. 집 뒤에 큰 은행나무가 있어서 가을이면 노랗게 물드는 것이 너무나 평범한 시골집 풍경인데, 집주인을 알면 다르게 보인다. 마루 위에는 집주인의 사진이 걸려 있고, 아래 대한의사 이석용(大韓義士 李錫庸)이라고 쓰여있다. 상투를 틀고 수염이 긴 상태로 흰 옷을 입고 있는 의젓한 모습이다.



이 집에서 나고 자란 이석용(李錫庸, 1878~1914년)은 을사늑약 후 의병장으로 활약했던 인물이다. 그는 독립운동 중 감옥에 들어갔을 때 “일왕의 신하가 될 의사가 없느냐”는 질문에 “차라리 대한의 개와 닭이 될지언정 네 나라의 신하가 되지는 않겠다”고 했다. 이듬해 봄, 그는 교수형을 당했다. 38세의 젊은 나이였다. 내가 그 시대에 살았다면 어떤 삶을 살았을까. 적어도 나라는 팔지 않았을 거라고 말하지만 인간은 나약하다. 그래서 시대에 저항한자들이 대단하다. 목숨 걸고 폭탄을 던져야만 독립운동인 것은 아니다. 시위에 나가는자, 그 시위를 준비하는자, 후원하는자, 글을쓰는자, 교육하는자, 배우는자, 자기자리에서 자기삶을 묵묵히 살아내는것 만으로도.. 모두는 그렇게 각자의 방법으로 격변하는 시대를 지났을테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가 없다는 말이 있다. 거창한 말 같지만 역사는 언제나 반복된다. 지금도 그러하듯.



현재 이석용의 생가는 아무도 살지 않기에 방치되고 건물의 부후 및 습기에 의한 피해, 생물 피해 등이 생기지만 이를 방지하고자 문화재돌봄센터에서는 매년 주기적인 모니터링과 일상적 관리, 경미한 수리를 진행하며 문화재를 보존하고 있다. 정기적인 상태 확인 및 지붕 점검, 생물 피해 점검을 비롯하여 주기적인 환기와 주변 환경 정비, 초가의 이엉 관리, 마루 관리, 담장 및 배수 관리 등을 진행한다.



한편, 전북동부문화재돌봄센터는 문화재청의 복권기금과 전북특별자치도의 지원을 받아 문화재돌봄사업을 진행하며, 올해 도내 동부권역 8개 지역의 383개소 문화재를 관리한다. 2011년부터 현재까지 국가지정문화재 및 도지정문화재, 비지정문화재를 관리하며 목조, 석조, 근현대건축, 천연기념물 등 각 문화재의 재질별 특성에 맞게 정기적인 상태 모니터링과 전문 모니터링을 진행하여 문화재 보존관리에 힘쓰고 있다. 또한 작은 훼손부의 경우 큰 범위로 확장되기 전 경미하게 수리하여 예방보존하고 있으며 문화재 분야의 전공자와 문화재수리기능자들을 중심으로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관리를 진행함으로써 문화재 보존 및 관람환경을 개선한다.

/최유지(전북동부문화재돌봄센터 모니터링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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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 : 2024-03-06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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