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 김상훈 - 2024년 02월 20일 16시46분
전공의 집단 사직 첫날, 큰 혼란 없지만 불안 커져
-도내 전공의 80% 318명 사직서 제출-병원 찾은 시민들 진료·수술 불안 호소
“오늘은 문제가 없었지만 다음에 수술이 필요하면 어떻게 될지 모르겠네요”
20일 오전 11시께 전북대병원 수술실 앞에서 만난 보호자 송모(40대)씨. 대기실에서 아버지 수술이 끝나기를 기다리는 송씨는 전공의 집단 사직을 두고 불안감을 드러냈다. 그는 “예정됐던 수술은 무사히 진행되고 있지만 앞으로가 걱정이다”며 “수술이 밀리거나 병원을 옮겨야 하는 상황이 없으면 좋겠다”고 했다.
정부 의대 정원 확대 정책에 반발해 전공의들이 집단 사직한 첫날, 전북대학교병원은 큰 혼란 없이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대기실 앞에서 진료 차례를 기다리는 한 시민은 “병원을 주기적으로 찾는데 평소와 대기시간이 비슷한 것 같다”며 “아직 큰 불편을 느끼진 않았다”고 말했다.
전북대병원 전문의 A씨는 정기휴가 중이었으나 이날 복귀해 아침부터 환자를 살폈다. A씨는 진료 차질을 묻는 질문에 “오늘은 첫날인 만큼 심각한 혼란이 없는 것으로 체감한다”며 “입원환자 등에 큰 피해는 없을 것”이라고 했다. 다만 사태가 장기화 하는 것에 대해서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을 아꼈다.
이날 병원을 찾은 시민들은 진료, 수술에 차질이 생길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를 냈다.
시민 김모(50대)씨는 “지인들로부터 입원을 받아주지 않거나 검사를 받지 못하게 됐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당장 병원을 이용하는데 큰 문제는 없지만 1~2주 후에는 어떻게 될지 몰라 걱정이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시민 이민우(34)씨는 “의사들을 존경하는 이유는 그들의 책임감 때문”이라며 “책임져야 할 환자들을 뒤로하고 병원을 떠나는 게 옳은 일인지 모르겠다”고 했다.
전북특별자치도 등에 따르면 전북 지역 전공의 80%가 사직서를 제출한 것으로 파악됐다. 낮 12시 기준 사직서를 제출한 전공의는 전북대병원 162명, 원광대병원 126명, 예수병원 27명, 대자인병원 1명, 남원의료원 2명 순이었다.
전북대병원은 전체 전공의 87%가 사직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병원 측은 진료 일정을 조정하는 등 중증‧응급 환자 위주 비상 진료 체제에 돌입했다. 실제 병원 수술실은 40% 가량만 가동됐으며, 병원 곳곳에 경증환자는 진료가 제한될 수 있다는 내용 안내문이 게시됐다.
전북대병원 관계자는 “의료공백 최소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도 “파업이 장기화하면 상황이 악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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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 : 2024-02-21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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