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 새전북신문 - 2024년 02월 19일 15시18분
[경제와 미래]상속의 기로(岐路)
대한민국이 자본주의를 표방하고 있으나 부의 평등이란 명제에서 볼 때는 상속세를 부과하는 것은 당연한 것 일 수 있다. 소득세와 부가가치세, 법인세가 주요 국세인 것을 감안하면 상속세가 차지하는 비율이 그다지 높은 것은 아니다. 상속세가 해외재산 및 국내재산을 광범위하게 포함하고 있어 얼마든지 검은 마음을 갖고 상속세에 접근한다면 원하지 않는 범죄로까지 연결이 되게 되어 있음을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부자들의 상속과 연관된 부유세를 도입했던 프랑스에서는 2006년 납세를 피해 이주한 부자들이 843명, 해외로 유출시킨 자산은 총28억 유로(약4조5600억원)였다. 1997년부터 2006년까지 10년동안 4,658명이 프랑스를 떠났고, 186억 유로(약30조원)의 자산이 해외로 유출되었다. 스웨덴에서는 부유세율이 다른 유럽 국가에 비해 7배나 높은 5000억 크로네(Krone)였기에 약67조원에 달하는 자산이 해외로 유출되어 빈부격차해소에 어떠한 효과도 주지 못한 결과 스웨덴에서는 아예 부유세를 폐지하는 선택을 했다.
국내에서는 쓰리쎄븐, 유니더스, 농우바이오, 락앤락 등 수많은 기업들이 천문학적 상속세 때문에 기업을 매각하는 사태를 맞이한 바 있다. 대한민국 헌법 제119조1항 대한민국의 경제질서는 개인과 기업의 경제상의 자유와 창의를 존중함을 기본으로 한다고 하여 시장경제질서에 입각한 자본주의를 표방하고 있다. 또한 헌법 제119조 2항에서 국가는 균형 있는 국민경제의 성장 및 안정과 적정한 소득의 분배를 유지하고, 시장의 지배와 경제력의 남용을 방지하며, 경제주체 간의 조화를 통한 경제의 민주화를 위하여 경제에 관한 규제와 조정을 할 수 있다고 하여 시장경제질서가 안고 있는 여러 가지 모순을 해결하기 위해 정부의 개입이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자본주의와 사회주의가 혼용된 상태로 세율을 운영하는 형태인 것이다.
상류층의 특정 계층이 지속적인 특권을 누리게 될 때 사회적 기회 부족을 야기할 수 있다. 부의 세습은 경제적 이동성을 제한하고, 새로운 창업가나 경제 활동 참여자들에 대한 기회를 줄일 수 있기도 하다. 상속세와 관련하여 부의 세습은 부자 가족들이 법적 수단을 통해 세금을 회피하고 자산을 보호하는 데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 부의 세습에 대한 정책적 접근은 사회적 불평등을 줄이고 경제적 기회를 균등하게 제공하는 데 중요하며, 적절한 세제 제도와 교육 기회를 통한 사회적 기회 확대가 필요하다.
막대한 부(富)의 상속을 재물(財物과 재화(財貨)에만 국한시키지 말고, 영향력 있는 우량기업가가 사망한 경우 막대한 상속세에 초점을 두기보다는 기업체 및 임직원과 협력사에 이르기까지 파생되는 국세와 지방세, 직접세와 간접세, 보통세와 목적세의 세수 증가는 지속 가능하기 때문에 상속세 보다 중요한 무엇을 남겼느냐에 초점을 두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되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부유한 계층에게 요구되는 과도한 상속세를 기업에 악영향을 주지 않으면서 자진하여 그 자산규모와 영향 정도에 맞게 세계에는 인류애와 헌신을 보여줄 수 있는 인류세, 국가에는 애국세 또는 민족세로 대신하며 인류의 번영과 세계의 경제발전 등을 위한 가치있는 사상과 선한 경제문화를 유산으로 남겨주는 것이 더 위대한 상속이 되지 않을까 깊이 사유해 본다. /배문철(시인·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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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 : 2024-02-20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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