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 새전북신문 - 2024년 02월 13일 14시53분
[오늘과 내일]유럽 연합은 어디로 가고 있는가?
작년에는 K-드라마 킹더랜드, 새만금 잼보리, 손흥민, 김민재 그리고 개식용 종식 특별법이 이곳 이탈리아에서 단연 화제였다. 트렌토 시내의 성당박물관 데스크의 아가씨가 새만금 잼보리 대회가 좋았다고(?) 했을 때는 고마웠다. 실험실원이나 주위의 사람들하고 킹더랜드를 이야기할 때는 신이 났다.
몇몇 분들이 우리나라가 개고기의 식용을 금지하는 법안이 통과되어 축하한다고 했을 때 많은 유럽 사람들이 우리나라 대한민국에 이렇게 관심들이 많아서 앞으로도 더 잘해야 되겠다는 생각이 든다.
EU는 배울 것이 많은 나라다. 지정학적으로 천혜의 곳이다. 부서지는 햇빛, 짧은 우기, 풍부한 수량, 어느 방향에서나 농사할 수 있는 나지막한 구릉, 천상의 낙원과 같은 산세, 드넓은 평야 등이다. 지난 2천여년 동안 세계의 문명을 이끌어오고 지금도 많은 사회 시스템과 문명을 우리도 사용하고 있다.
많은 기술과학적 발견과 통치시스템·철학·예술에서 뛰어나다. 무료등록금, 무료 의료시스템, 완벽한 복지와 평등 시스템은 배울 만하다. 공산 진영과도 경쟁하고 자본주의적으로도 미국과도 경쟁하여 세계를 조화롭게 이끌었다.
공산진영과 대결에서 완승을 거두었다. 그러나 미국과 1990년~2005년대에 완승을 거두는 것처럼 보이더니, 2010년 이후부터는 급속도로 뒤쳐지고 있다.
2012년, 미국GDP는 16조2천억 달러, EU(27개국)연합 GDP가 14조6천억으로 거의 대등하였던 것이, 2028년에는 미국 32조3천억 달러, EU가 21조1천억으로 갈수록 차이가 더 벌어질 것을 예상하고 있다. 2007년에 이탈리아의 1인당 GDP는 4만 달러, 일본도 거의 4만 달러에 달하여 국부를 자랑하였을 때 우리나라는 정확히 반인 2만 달러였다. 그러나 2022년 현재 이탈리아 3만657달러, 우리나라가 3만644달러로 거의 똑같다.
2024년 IMF전망이 대한민국이 3만4,653달러, 일본이 3만4,554달러로 이탈리아는 물론 일본도 역전한다는 전망처럼 EU전체의 경기가 예전 같지 못하다. 영국은 EU탈퇴인 브렉시트의 패착을 두어 영국은 물론 EU전체에 폐해를 끼치고 있다.
독일도 마찬가지이다. 급진적인 탈원전과 재생에너지의 전환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에너지 정책의 민낯이 드러났다. 자동차와 고속철도의 코어기술이 중국에 다 넘겨준 것이 큰 타격이다. 이는 프랑스도 대동소이하다
그렇다면 2010년 초반까지 잘 나가던 EU경제가 왜 이렇게 되었을까? 결정적인 분수령이 2007년에 있었던 스티브 잡스의 아이폰을 결정타로 본다. ICT분야의 주도권을 놓친 데서부터 기인한다.
개략적인 요인은 다음과 같다. (1)평등적 복지정책으로 모든 것이 하향평준화 되어가고 있다. (2)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이후 에너지비용이 많이 소요된다. (3)전 산업의 높은 중국 의존도. (4)느린 ICT·AI 산업전환으로 인한 미국의 독식. (5)과도한 법인세. (6) 미국경제 침투견제를 위한 과도한 규제. (7)대학교육의 무상교육으로 인한 경쟁의식 저하와 연구 재정 저하 등을 대표적으로 들고 있다. 대한민국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어떤 사회적 시스템이건 완벽할 수는 없다. 모든 시스템에는 동전의 양면과 같아서 장단점이 상존한다. 복지·의료 시스템이 좋아 보이면 국가예산이 연구개발을 등한시하게 된다. 그렇다고 경쟁을 너무 시키다 보면 미국처럼 빈부격차가 벌어져 사회 시스템이 왜곡이 일어난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우리나라의 반도체·자동차·조선·석유화학 산업에 뛰어들어 선진국이 된 것은 선현들의 신의 한수이다. 이를 바탕으로 계속하여 ICT·AI·이차전지·첨단바이오 분야의 연구투자에 박차를 가하여 글로벌 산업에서 선두를 지켜야 된다.
/강길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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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 : 2024-02-14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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