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공예에 심취한 지 56년만에 첫 개인전
전주향교 앞 갤러리 한옥, 박기춘 초대전
전주향교 앞 갤러리 한옥이 15일부터 21일까지 박기춘 초대전을 갖는다.
갤러리 한옥이 문을 연지 처음으로 갖는 가구전이며, 더욱이 가구로 개인전을 갖는 것도 이례적일 정도로 드문 사례다.
박소목장인이 목공예에 쉼취한 지 56년만에 마련한 이 자리는 전주 선비장, 선비 탁자, 전주받닫이 등 10여 점의 소목 작품을 전시한다.
나무를 다루는 장인을 목수라고도 하며, 이는 대목장과 소목장으로 구분한다. 이 가운데 나무로 목기, 목가구 등을 제작하는 사람을 소목장이라 한다. 소목장은 건축의 구조물이 아닌 실내에 비치되는 목조 가구나 목조 기물을 짜는 목수이다. 책장, 찬장, 문갑, 경대, 장, 농 등을 제작한다. 소목장은 무늬가 있는 나무를 사용, 자연스러운 미를 최대한 살려내는 전통 목공예기법으로 민속 공예사적 가치가 크다.
이 가운데 전주장(全州欌)은 조선시대 전주 지역에서 제작된 목가구로 장(欌)과 반닫이의 형태가 결합된 가구이다. 보통 2층 내지 3층으로 나뉘어져 위층은 장, 아래층은 반닫이로 구성되어 있다. 반닫이는 앞판의 반을 나누어 그 중 위판을 열고 닫을 수 있는 문으로 설치한 다용도 가구를 말한다.
튼튼한 느티나무나 소나무, 나뭇결이 아름다운 먹감나무를 주로 사용했다. 금속 장식인 장석(裝錫)은 제비초리, 불로초(不老草), 보상화(寶相華), 만자(卍字) 모양 등이 주를 이루었다. 이층장인 이 전주장의 위층 표면은 먹감나무를 사용, 장식성을 높였으며, 제비초리 모양의 경첩, 보상화 모양의 앞바탕 등 장석이 붙어 있다.
전주에서는 전라도 동부에 위치한 산지에서 풍부한 목재를 공급받아 솜씨 좋은 장인들이 수준 높은 목가구를 생산하였다. 더욱이 부유한 계층이 증가함에 따라 제작은 더욱 활기를 띨 수 있었다.
호남지방은 예부터 소목기술이 발달해 전주, 남원, 나주, 화순지역의 목가구가 유명했다. 그 가운데 가장 뛰어난 소목장 솜씨를 보인 곳이 바로 전주. 전주는 조선왕조 때에 전주관찰사가 있어 관리들도 많았고, 왕조를 창업한 전주 이씨의 고향이자 왕조 오백년 동안 성역으로 여긴 곳이어서 양반들이 많이 살고, 만경평야 등 넓은 평야가 있어 부호가 많았기 때문이다. 고관들과 부호가 많다보니 다른 지방에 비해 가구 수요가 많았고 이에 가구공예도 발달했다.
전주장은 제작기법이 특수한 고급가구로 전주와 인근 완주에서 제작됐다. 전주는 남동쪽을 둘러싼 구릉과 험산에서 목재를 구하기가 쉬워 가구제작의 천연조건을 갖췄었는데 목가구 뿐 아니라 나무바탕에 자개무늬를 파고 박아 장식하는 목지 나전가구가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생산되기도 했다. 전주장과 더불어 전주지역 양반들의 호사취향을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화순의 목가구와 나주의 소반은 오늘날까지 명맥을 유지하고 있지만 전주장과 전주반닫이는 이미 100여년 전 생산이 중단됐다. 하지만 끊어진 전통을 잇는 자가 나타났으니 바로 그 등 몇안되는 장인들에 불과하다.
박장인은 살기 위해' 배웠던 목공예에 심취한 지 56년째 나무와 호흡하는 소목장인으로,자신만이 들려줄 수 있는 속 깊은 이야기가 작품 속에 차곡차곡 담겨 있다. 장인의 '삶' 처럼 꾹꾹 연마한 작품은 경이롭고 잔잔하지만 울림이 크다. 전주반닫이, 전주 2층장 등을 비롯,'전주장'의 재현에 혼신을 다하고 있다.
박장인은 "반닫이는 평안도의 박천, 경기도의 강화ㆍ개성, 전라도의 전주ㆍ나주, 경상도의 예천ㆍ밀양ㆍ통영의 지역적 특성을 잘 보여주며 장은 대표적으로 전주장과 통영장이다.행정과 군사의 중심지로서 풍요로운 김제평야와 만경평야가 자리하는 전주는 호남 지역의 고급스럽고 화려한 가구로 발전했다. 전주장은 한 쌍을 이루는 이중구조와 형태로 머릿장과 서랍, 머릿장과 반닫이, 반닫이와 문갑으로 만들어지며 측널이 바닥까지 하나로 만들어 집니다. 또 다리가 있어서 전체적으로 안정감이 있다"고 했다.
제28회 전주전통공예대전에서 '선비탁자'로 장려상을 받았고, 제39회 무등미술대전서 '전주 선비장'으로 특선을 했다.
제24회 통일문화제 통일미술대전엔 '통일의 선비장'으로 통일문화상(국무총리상)을 받았다. 제17회 세종문화대상 목공예문 명품을 수상했으며, 2016년 제4회 대한민국 전통 공예대전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하는 등 실력을 인정받았다. 이 해엔 진주 유등축제 등 공모에서 최우수상을 받았다. 2017년엔 문화재 수리기능자(소목수) 자격을 취득하기도 했다. 2019년엔 대한민국전통미술대전에서 특별상을, 2020년엔 전국한옥기능대회에서 노동부장관상을 수상한 바 있다./이종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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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 : 2024-02-14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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