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 새전북신문 - 2024년 02월 12일 14시55분
[경제와미래]고(高)신용자의 애환(哀歡)
임기를 마무리하는 상황에서 개선해야 할 제도적 보완책을 찾던 중, 각 지자체의 지원으로 신용보증재단의 보증을 통한 금융권에서 대출을 해 주는 제도가 있어 그나마 어려움과 곤란을 겪고 있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에게 희망에 단비를 내려주고 있다. 그런데 일부 지자체는 이것 또한 문제점을 가지고 있어 보완을 요구했으나 모두 부정적인 답변을 받고 한심한 생각이 들며 담당공무원들의 업무에 대한 고민과 깨어있는 의식 전환을 요청하고 싶다. 전북신용보증재단에서 시행하고 있는 ‘희망더드림 특례보증’ 사업은 지역 소상공인들의 어려운 상황을 지자체와 금융기관이 연대하여 저리로 대출해주는 생명회생의 젖줄을 이어주는 일이다.
그런데 대다수의 지자체는 등급 제한을 풀고 모든 소상공인들에게 지원을 하여 주는데 일부 지자체(익산, 군산, 정읍, 부안, 순창)에서 신용등급에 제한(1~3등급)을 두어 중·저 등급(4~7등급) 해당자에게만 보증을 해주는 불합리한 처리를 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담당공무원의 답변처럼 더 어려운 사람에게 지원을 하기 위해 신용이 좋은 사람에게는 제한을 둔다는 말을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다. 필자가 경험한 바로는 현장 상황을 모르고 책상에 앉아 일하는 전형적인 탁상 행정이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신용이 저하되는 것을 막으려고 세금과 이자납부를 성실히 이행하다가 운영자금이 필요하여 금융기관을 방문하였다. 특별한 담보물이나 수입이 많지 않은 까닭에 모두 거절당하고 그나마 지인 찬스를 이용하여 6퍼센트가 넘는 이율로 소액을 받을 수 있었다.
신용이 좋다하여 사업체 운영에 여유로운 것은 아니며 금융기관에서 대출이 쉬운 것도 아니고 성실하게 최선을 다할 뿐이다. 그런데 그런 사람이 대출을 받으려면 연체를 하여 신용등급을 나쁘게 해야 되는 웃지 못 할 상황이 생기는 것이다. 최근 필자의 경험으로 그렇게 높던 은행 문턱이 보증재단의 보증서를 받고서야 친절한 상담과 간단한 서류를 첨부하여 저리로 대출을 받을 수 있었으며 은행 문턱이 낮아도 정말 낮았다. 신용이 좋다고 신용이 나쁜 어려운 사람을 위해 보증을 제한한다는 사실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가하는 의문이 드는 이유인 것이다. 제발 규정에 있는 고정된 생각이 아닌 업무에 합리적인 생각을 하는 공무원들이 생겨났으면 좋겠다. 그리하여 잘못되고 보완하여야 할 문제들은 개선해 나가는 의지가 있는 적극적인 업무를 보는 이들이 많이 생겨나길 기도해 본다.
대형마트의 주말 의무휴업 제도가 폐지되고 있다. 정부가 제시한 조사에 따르면 20퍼센트도 되지 않는 적은 사람만이 전통시장과 골목상권을 이용한다는 내용이며 대다수의 국민이 편리성을 원하기 때문에 개선해야 할 제도라는 것이다. 일부 내용에 인정을 하며 이해를 못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소상공인들을 위해서는 20퍼센트 미만이 그나마 생명을 유지하는 희망의 목숨 줄이었다면 이는 어떻게 이해해야 하며 그 가느다란 생명 줄을 잘라버리면 지역의 소상공인들은 어떻게 살아가라는 말인지 정부에서 제도 개선을 외치는 분들에게 묻고 싶다. 옛말에 아흔아홉 섬 가진 부자가 한 섬 가진 가난한 사람에게 백 섬 채우게 내놓으라고 한다고 했다. 지금 주말휴업 폐지 제도는 딱 그 형상이다. 정부에서는 이렇게 어려운 소상공인들을 위한다면서 지금 이런 제도 개선이 필요할까? 재고해 주기 바란다.
/전안균 공학박사·前전북소상공인연합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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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 : 2024-02-13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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