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 이종근 - 2024년 02월 04일 13시16분
'입춘첩을 받아가 청룡의 기세로 저마다 행복했으면 한다'
서백 송민호 등 예술가, 전주 꽃심도서관 1층에서 ‘갑진년 입춘첩 나눔 행사’ 개최
서백 송민호 서원수묵연구회장(문인화가, 서예가)을 비롯, 오병기, 박복순, 장세화, 고영아, 최정순, 김선희 등 서예가, 문인화가, 한국화가 등 7명의 예술가가 참여한 가운데 1일부터 2일(오후 2시~4시)까지 전주 꽃심도서관 1층에서 행사를 가졌다.
새해의 건강과 안녕을 기원하는 ‘갑진년 입춘첩 나눔 행사’로 선보인 것. 이 가운데 송회장은 올해로 10여 년째 ‘입춘첩’을 써서 복을 나눠주고 있다. 올해만도 1,000여 개의 입춘첩을 주위의 지인들과 전주 한옥마을 상점, 전북도청, 전주시청 등 기관에 골고루 나눠줬다.
이들은 4일 입춘을 맞아 평소 주민자치프로그램을 통해 갈고 닦은 기량을 지역사회에 기여하는 차원에서 재능기부 형태로 진행, 입춘첩에 쓸 글씨를 나눠줬다. 올 해 '갑진년(甲辰年)'은 용의 해, 특히 푸른 용의 해이다. 그래서 입춘첩의 오른쪽 여백이 있는 공간에 ‘청룡’을 찍었다.
이번 행사는 조정훈 전주시청 문화정책과장과 전윤미 전주시의원(효자 2·3·4동, 문화경제위원회 부위원장)이 다리를 놓으면서 성사됐다.
입춘첩 나눔은 옛날 궁중에서 입춘을 맞아 문신들이 지어올린 연상시 가운데 좋은 시구를 골라 대궐의 기둥과 난간에다 내건 것에서 유래한다고 전해진다. 입춘은 24절기 중 새해의 첫 번째 절기이기 때문에 예로부터 이날을 기리고, 다가오는 일년동안 대길(大吉) 하기를 기원하면서 갖가지 의례를 베푸는 대표적인 풍속 중 하나이다.
과거엔 천장 위에 ‘세재○○만사형통(歲在○○萬事亨通)’이라 쓴 종이를 붙여두는데 빈칸에는 그 해의 간지를 써 넣는다. 이 입춘첩은 본래 대들보에 붙이는데, 요즘에는 천장을 막기 때문에 천장 위에 붙여놓기도 한다.
송회장은 "대문 앞에는 여덟 팔(八)자의 형태로 ‘입춘대길(立春大吉)’, ‘건양다경(建陽多慶)’ 등의 글귀를 써 붙인다. '입춘대길'의 뜻은 ‘입춘을 맞이하여 크게 길(吉)하라’는 의미이며, 건양다경의 뜻은 ‘새해가 돌아왔으니 경사가 많으리라’는 의미이다. 이밖에 ‘부모천년수(父母千年壽)’, ‘자손만대영(子孫萬代榮)’, ‘소지황금출(掃地黃金出)’, ‘개문만복래(開門萬福來)’ 등의 글귀를 붙이기도 한다"고 했다. 이어 "주민들의 가정에 건강과 안녕을 기원하는 마음을 담은 이번 입춘첩 나눔 행사를 준비했다”면서 “많은 사람들이 입춘첩을 받아가 청룡의 기세로 저마다 행복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 주민은 “평소 입춘이면 입춘첩을 현관에 붙이고 싶은 마음이 있었지만 구하기가 번거로웠다”며 “뜻하지 않게 입춘첩을 얻어 올해는 좋은 일만 가득할 것 같다”고 했다. 꽃심도서관측은 “입춘첩은 붙이는 사람뿐만 아니라 이를 보는 사람들에게도 길운이 함께하길 기원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면서 “지역의 길운을 기원하는 수강생들의 노고에 감사드리며 지난해 아픔을 딛고 주민들에게 경사스러운 일이 가득한 한해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이종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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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 : 2024-02-05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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