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합도 조사 마친 민주당, 현역 교체지수 조사 긴급 착수
30일부터 이틀간 호남 전역 및 수도권 3선 이상 현역 의원 지역 재지지 여부 물어
전북 의원들 지난 지방선거서 송하진 지사 컷오프 사건 트라우마 호소
갑작스런 교체지수 조사 배경, 현역 의원 대거 탈락 가능성 배제 못해
더불어민주당이 지역별로 후보 적합도 조사를 마치자마자 현역 의원 교체 지수 측정에 나서 배경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3일 예정된 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의 면접 심사를 앞두고 진행된 이번 긴급 여론조사는 현역 의원들을 정 조준하고 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31일 정치권에 따르면 전날부터 시작된 민주당의 긴급 여론조사 설문 문항은 해당 지역 현역 국회의원에 대한 재지지 여부를 묻는 것으로 민주당 지지층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전북 뿐 아니라 전남 광주 등 호남권 전체 현역 의원과 수도권 3선 이상 현역 의원 지역에서 실시된 이번 조사는 현역 의원 교체 지수를 측정하는 것이 목표인 것으로 감지된다. 그러한 이유로 도내 현역 의원 진영 전체를 공포에 휩싸이게 했다.
적합도 조사와 달리 현역 의원 재지지 여부 질문에 대해선 유권자들 다수가 인색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또 후보군을 열거하고 다양한 항목을 질의하는 기존 여론 조사와 달리 단순하게 현역 의원 재지지 여부만 묻는다는 점에서 응답률 자체 또한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더욱이 전북 정치권의 경우 2년전 지방선거 도지사 공천 과정을 되새김하며 부메랑 가능성까지 관측하는 분위기다. 당시 민주당 공천 과정에서 각종 여론조사상 1위를 달린 송하진 지사를 민주당 중앙당 공관위는 교체지수가 높다는 이유로 공천 심사에서 탈락 시키는 등 인위적 물갈이를 단행했다.
결과적으로 전북 뿐 아니라 호남 지역, 수도권 3선이상 중진 의원들이 적합도 조사 결과 1위를 차지하고 있더라도 교체 지수가 높을 경우엔 공천 심사 과정에서 배제될 수 있다는 얘기다.
대외적으로도 민주당을 향한 개혁공천 압박 강도는 어느 때보다 거세다. 여당과 비교하더라도 민주당의 공천 기조는 의아할 정도로 보수적이라는게 여의도 정가의 평가다.
국민의힘이 한동훈 비대위원장 체제에서 연일 혁신 공천 및 현역 의원 기득권 포기를 강조하고 있는 가운데 민주당은 표면적으로 시스템 공천이라는 이름으로 현역의 기득권을 우회적으로 보장하는 공천 방식 및 심사를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긴급 여론조사가 이 같은 당 안팎의 분위기, 국내 정세를 반영하고 있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는 가운데 이재명 대표 혹은 임혁백 공관위원장의 공식 메시지가 조만간 발표될 것으로 전망된다.
사실상 선출직 평가를 통한 하위 20% 페널티에 이은 호남 및 수도권 다선 의원에 대한 물갈이 태풍 현실화가 불가피해 보인다. 빠르면 설 명절 전에 현역 의원에 대한 물갈이 쓰나미가 전국을 강타할 수 있다는 전망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면접심사를 통해 도덕성과 정체성 등 정성평가를 진행하는 민주당 공관위는 후보 공천에 앞서 경선 후보 배수 압축 결과를 발표한다. 이 과정에서 현역 의원이 대거 배제될 수 있다는 얘기다.
도내 정치권의 한 인사는 “이번 여론조사는 현역 의원뿐 아니라 중앙당도 알지 못한채 극비리에 진행 됐다”며 “말로만 떠돌던 현역 의원 물갈이가 현실이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전망했다. /서울 = 강영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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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 : 2024-02-01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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