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 안병철 - 2024년 01월 31일 14시51분
[기고] 고인돌 주인공들의 행복지수
고창은 산이 있고 강이 있고, 평야가 있는 지상낙원 유토피아(utopia)을 꿈꾸는 사람들이 찾던 땅이었다. 기름지고 풍요로운 곳이었다. 그리고 고창의 고인돌 공동무덤은 무덤의 개념을 넘어 야외 설치 미술관으로 볼 수 있는 세계 거석문화의 중심지이다. 단위면적의 밀집이 지구상 제일이며, 수백톤이 되는 돌이불을 덮고있는것도 동양의 으뜸이다, 모양세와 크고 작음이 고인돌 야외 박물관으로써의 위용을 보여준다. 국제적으로 보존가치를 인정받아 사백사십칠기가 유네스코에 등록 되었다. 도시의 빌딩숲에서는 볼 수 없는 역사의 향기가 물씬 풍겨나는 고인돌의 교육장인 것 이다.
아는만큼 보인다고 했던가, 알면 알수록 신비롭다. 초능력이 발동하여 조성했을까? 그들이 믿고 있는 신(神)의 힘을 빌어 도술을 부렸을까? 온갖 상상을 해본다. 학술적 연구결과를 살펴보면 사람들이 밧줄을 이용하여 밀고 당겨서 덮게돌을 덮었다고 한다. 조성에 동원하지 않은 사람까지 인원을 환산해 보면 지금의 면단위 인원을 총동원 했겠다는 계산에 말문이 막힌다.
고인돌 주인공들의 세상에서는 교통대란과 음주운전이 없었을 것이며, 부부간의 싸움으로 이혼소송도 없었을 것이다, 살인이란 단어는 무슨 말인지도 몰랐을 것이다. 선거공약(公約)이 손바닥 뒤집듯 공약(空約)이되고 자기만이 더 잘났다고 다투는 일도 없었을 것이다. 보이스피싱으로 한 가정이 박살나는일도 없었을 것이다. 하루하루 사냥하여 배부르면 만족이고 그 자체가 행복한 삶이였 것이다. 세계에서 행복지수 1위는 경제대국도 아니며, 힘이 가장센 나라도 아니며, 면적이 제일큰 나라는 더더욱 아닌 국토의 대부분이 산악지형으로 이루어진 작은나라 부탄이라고 한다. 그러나 청동기 시대에는 부탄과 비교가 안되는 행복지수 높았으리라 상상해본 본다. 산새들의 방석이 되고, 들짐승들의 보금자리였으며,지나가는 구름도 쉬어가는, 소싯적 나무꾼들의 쉼터였을 고인돌의 주인공들은 현대인들이 살아가는 삶의 모습을 본다면 무슨 생각을 할까? 타임머신을 타고 들어가 우리에게 하고 싶은 말을 들어본다면 많은 교훈을 남겨주지 않을까? 몇천년이 지나 자신들의 무덤이 공원이되고, 박물관이 되어 돈를 내고 들어가는 것을 알려준다면 돌아오는 답은 무슨말일까? 이루어질수 없는 일들이지만 참 궁금하다. 고인돌은 우리가 지켜야 할 소중하고 값진 기적의 거석문화다./염영선 수필가(고창군 문화해설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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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 : 2024-02-02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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