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 김상훈 - 2024년 01월 30일 16시26분
LH청년전세임대 신청자 ‘집 찾아 삼만리’
지난해 신청자 2명 중 1명 아직도 ‘집 구하는 중’“제도 좋지만 매물 찾기 어려워”
“집 구하기 너무 어려워요. 찾아다닌 부동산만 20곳이 넘네요”
전주 거주 박모(32)씨는 지난해 말 LH청년전세임대 입주자로 선정됐다. 매년 월세방을 전전하다 오래 살 곳을 마련한다는 기쁨도 잠시, 전셋집을 찾기 위해 찾은 부동산에서 퇴짜를 맞았다. LH청년전세라고 말하지 않고 방문했다가 공인중개사로부터 “시간 낭비를 하게 만들었다”며 빈축을 산 것.
이후 수개월에 걸쳐 부동산을 찾아다녔으나 LH청년전세가 된다는 곳은 한 손에 꼽을 정도였다. 박씨는 “매물이 너무 적어 직장 근처에서는 집을 구하지 못하고 있다”며 “부동산에 문의해도 알아봐주겠다는 답변만 있을 뿐 연락이 오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무주택 청년 주거 부담을 완화하고자 마련된 정책이 건물주 등의 외면을 받으며 청년들이 고충을 겪고 있다.
해당 사업은 LH가 주택 소유자와 전세 계약을 체결해 저렴하게 재임대하는 제도다. 자산 기준을 충족하는 대학생, 취업준비생 등 19~39세 무주택자 청년을 대상으로 지역, 거주 규모에 따라 최소 8,500만원에서 최대 2억원까지 전세금을 지원받을 수 있다.
문제는 LH청년전세임대를 받아주는 곳이 많지 않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지역 공인중개사 송모(50)씨는 “번거롭기 때문에 선호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거쳐야 하는 서류절차가 많고 심사 기간이 오래 걸린다는 것이다. 이밖에 근저당이 높게 잡혀있는 건물 등도 대상에서 제외된다. 송씨는 “심사 시간 동안 다른 누군가와 계약을 맺을 수도 있고, 반대로 심사가 끝났는데 세입자가 마음을 바꿀 수도 있다”며 “손해를 볼 수 있어 선호하지 않는 집주인이나 공인중개사가 있다”고 했다.
실제 전북 지역은 지난해 387호를 모집, 447명이 신청했으나 실제 계약이 이뤄진 것은 186호에 그쳤다. 2명 중 1명은 여전히 집을 찾고 있는 상황. 주택 물색기간으로 9개월이 주어진다는 점을 고려하면 실제 계약은 이보다 더 높을 것으로 보이지만, 집을 찾는 청년들이 어려움을 겪는다는 것은 여전하다.
청년들은 집을 찾는데 더 많은 정보와 도움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박씨는 “신청자 대부분 전세 계약을 해본 적 없거나 경험이 적은 사회 초년생일 테니 더 많은 도움이 있으면 좋겠다”고 했다. 특히 “홈페이지를 통해 매물을 알려주지만 정보가 제한적이라 의미가 크지 않았다”며 “정보 제공에서 더 적극적이거나 도우미 같은 게 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실제 LH는 지난 2018년 청년‧신혼부부를 대상으로 ‘주택물색도우미’를 운영했다. 주택을 찾느라 어려움을 겪거나 끝내 포기하는 경우를 방지하기 위해서다. 관련 사업은 2020년까지 운영했으며 현재는 중단됐다.
이와 관련해 LH 관계자는 “인건비 문제 등으로 관련 사업이 중단됐으나, 유사한 서비스 제공을 고려하고 있다”며 “재개 의지가 있으니 조금 더 기다려달라”고 말했다. /김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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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 : 2024-01-31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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