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 정성학 - 2024년 01월 29일 17시06분
공무원연금공단 전북지사도 '광주로 통폐합'
-올 4월 전북지사 전격 폐지-공공행정 광주 예속화 심화
호남권 관할 공공기관이 줄줄이 광주를 중심으로 통폐합되고 있는 가운데 공무원연금공단 전북지사도 문 닫기로 해 파문이 확산할 조짐이다.
공무원연금공단은 올 4월 1일자로 전주에 있는 전북지사를 폐지하고 관련 업무는 광주지사가 맡아 처리한다고 밝혔다.
따라서 도내 가입자들은 앞으로 광주지사를 이용해야만 한다. 현재 공무원연금을 수령중이거나 납부중인 도내 가입자는 무려 9만 명대에 이른다.
이 같은 통폐합 방침은 현 정부의 ‘공공기관 혁신 가이드라인’을 토대로 한 경영 효율화 조치인 것으로 알려졌다.
단, 공단측은 29일 “전북지사 폐지안이 확정됐다”면서도 그 이유가 뭔지를 놓고선 말을 아꼈다. 지역 정가는 즉각 발끈하고 나섰다.
국회 정무위 김성주 의원(더불어민주당·전주병)은 성명을 내고 “권력의 눈치를 살피며 아무런 명분도, 사전 설명도 없이 통폐합을 단행한 것은 모두 9만여 명에 달하는 전북지역 가입자를 무시하고 우롱하는 처사이자 공공기관의 역할을 포기한 것과 같다”며 규탄했다.
아울러 “공단의 해명처럼 모든 민원 서류나 급여 신청이 비대면으로 가능해 직원이 직접 처리하는 업무가 감소했다면 또다른 전국 7개 지부 역시 그대로 둘 이유가 없을 것”이라며 “윤석열 정부의 공공기관 혁신은 되레 그 독립성과 자발성을 위협하는 잘못된 정책이자 또다른 전북 홀대”라고 힐난했다.
그러면서 “공공기관의 혁신은 효율성으로 평가할 수 없다”며 “윤석열 정부와 공무원연금공단은 전북도민에게 불편을 초래하는 전북지사 폐지와 광주 이전 시도를 당장 중단해야 한다”고 목소릴 높였다.
전북특별자치도 또한 사태 파악에 나섰다.
급작스런 통폐합 소식에 공식적인 언급은 최대한 자제했지만 당혹스런 표정만큼은 감추지 못했다. 더욱이 광주의 그늘에서 벗어나겠다는 ‘탈호남 홀로서기’ 선언과도 같은 특별자치도가 출범한지 열흘만에 터져나온 악재라 난감한 모습이다.
특별자치도의회도 마찬가지다.
도의회는 지난 24일 첫 임시회가 개회하자마자 제1호 안건으로 광주에서 독립된 인권사무소를 도내에 신설해달라는 내용의 ‘전북특별자치도 출범에 따른 국가인권위원회 전북인권사무소 설치 촉구 건의안’을 채택해 큰 주목을 받았다. 멀고 먼 광주에서 전북지역 민원업무까지 처리하도록 한 것은 행정편의주의적 발상이란 반발이다.
대표 발의자인 강태창 의원(군산1·행정자치위)은 제안서에서 “그동안 전북은 광역시 부재로 인해 수도권과 비수도권, 영남과 호남, 호남 내 차별에 더해 초광역권 소외란 4중 차별아래 지방시대 실현에 제도적, 재정적 제약을 받아왔다”며 “앞으로는 호남권의 전라북도가 아닌, 독자권역으로 새출발한 전북특별자치도에 맞춰 인권사무소 또한 신설해야 한다”고 목소릴 높였다.
앞서 정부는 공공기관 경영 효율화를 앞세워 광주 중심의 통폐합 작업을 추진해와 지역사회로부터 거센 반발을 사왔다.
현재 이 가운데 특별지방행정기관, 즉 국가사무를 담당하는 지방기관의 경우 호남을 관할하는 전체 13개 광역청 중 10개가 광주와 전남을 축으로 통폐합된 상태다. 그 종류 또한 검찰청, 노동청, 국세청, 보훈청 등 다양하다.
반면 전북에 남겨진 광역청은 익산지방국토관리청, 전주 서부지방산림청과 전북지방환경청 등 단 3개에 불과한 실정이다.
/정성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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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 : 2024-01-30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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