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 새전북신문 - 2024년 01월 29일 14시35분
[온누리]아름다움보다 더 아름다운 것
온전한 2023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시간은 어제와 다름없이 흘러가지만, 변해가는 것은 우리들의 시간이다. 사람이 살아가는 이유는 각자의 순선한 인생에 아름다움을 더하기 위함이 아닐까?
대학까지 졸업한 어느 한 남자가 공장에 취업하였다. 이러한 자신의 상황이 슬프고 가여워서 술로 위로하며 지내다 여자를 만났다.
여자는 인정도 많고, 성실한 남자의 모습이 좋아 결혼까지 하였다. 그런데 남편은 본인이 처한 현실로 인해 소극적이고 의기소침하며, 적은 월급에 자격지심까지 가지고 있었다. 남편의 마음을 헤아린 아내는 매일 남편의 도시락을 싸주고 “나는 당신이 자랑스러워요!”라는 편지를 적어 넣었다.
처음에는 신혼부부로서 일상적인 표현이겠지 싶었다. 하지만 1개월이 지나고, 1년이 지나도 부인은 변함없이 똑같은 행동을 하였다. 어느 날, 남편은 이런 아내를 실망하게 해 주지 않는 방법이 무엇인지 생각하였다. 그래서 다음날부터 평소보다 1시간 일찍 출근하여 공장 구석구석을 청소하였다. 아무도 모르게 그렇게 20여년이 흘러도 도시락과 청소는 계속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도시락을 먹고 난 후, 대표님의 호출이 있었다. 대표님은 나를 20년 전부터 지켜보아 왔는데 시켜서 한 일도 아니고, 누구도 신경 쓰지 않는 일을 하루도 빠짐없이 묵묵히 해온 나에게 온 마음으로 경의를 표하며, 고맙다고 말하였다. 그러면서 공장장으로 승진을 시켜주었다.
“나는 당신이 너무 자랑스러워요!”라는 글을 써서 도시락 통에 넣어준 20년 세월의 정성. 열등감에 빠진 남편을 가장 아름답고 멋지게 일으켜 세워준 부인의 힘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그것은 도시락 편지에 써진 사랑이 오직 한 마음을 통하여 기나긴 희망을 꾸게 하였다. 거기에는 개인의 어떤 이로움을 쫓는 것도 아니었고, 삶의 한 부분인 일터에서 주어진 역할을 다하고자 하는 사람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한 것뿐이었다.
한 줄기 빛을 원하는 사람에게 그의 어두운 뒷모습이 되어 그 시간을 함께하고 감당하며, 마침내 어둠 속에서 빛을 발하는 사랑의 힘은 얼마나 아름다운 것인지 모른다. 이처럼 사랑은 아름다움보다 더 아름다운 것을 만들어 내는 마법이라고 할 수 있다. 내조(內助)와 외조(外助)가 함께 필요한 시대이니만큼 온전한 한 해를 보내고, 새로운 새해를 맞이하여 서로를 위하는 마음이 먼저요, 그 마음이 각 가정에 아름다움으로 피어나기를 기원한다.
일심성도(一心誠到)면 기불성공(豈不成功)이리오. 한 마음이 정성에 이르면, 어찌 성공하지 않으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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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 : 2024-01-30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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