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 새전북신문 - 2024년 01월 24일 13시46분
[사설] 전북 시장 등 화재 ‘안전’문제 심각
대피로 찾기가 쉽지 않아출·입구 있지만 크기 작아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3일 서천특화시장 화재 현장에서 만나 현장 점검을 함께 했다. 한파 속에 화재로 점포가 전소 돼 당장 생계가 막막해진 피해 상인들은 이날 윤 대통령과 만남을 위해 기다리고 있었으나 위로의 메시지 없이 자리를 떠난 것에 대한 불만도 터져나왔다. 이에 정부와 충남도는 신속한 복구를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수년 전부터 끊임없이 제기돼 온 전북지역 전통시장의 ‘안전’문제가 여전히 논란이다. 개성 넘치는 상점과 이색적인 볼거리로 최근 관광객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전주 남부시장. 350여 개의 점포가 오밀조밀 붙어있는 복잡한 미로 구조로 된 전형적인 전통시장의 모습을 갖추고 있어 대피로를 찾기가 쉽지 않다. 비상구를 겸하고 있는 출·입구가 여러곳 있지만 크기가 작아, 화재가 발생할 경우 관광객이 빠져나가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릴 수밖에 없는 구조다. 비상구를 안내하는 유도등, 안내 표지판 등의 필수 시설은 갖추고 있지만 복잡한 구조로 된 점포 속에서 이를 찾기는 쉽지 않다.
건물 외벽은 대다수가 샌드위치 패널로 이어져 있고, 목재 기둥도 적잖게 볼 수 있다. 특히 불에 잘 타는 샌드위치 패널은 더욱 큰 문제다. 불이 나면 이를 알려줄 ‘경보 설비’나 화재 이후 급히 대피할 ‘피난설비’의 위치를 알고 있는 상인도 많지 않다. 이처럼 화재에 취약한 구조지만 보험 가입조차 어려운 게 남부시장에 산재한 점포의 현실이다. 물론 전북의 대다수 시장들도 이와 별반 다르지 않다.
전북특별자치도소방본부는 설 명절 맞이 다중운집시설의 화재안전조사를 실시한다. 지난 5년(2019~2023)간 설 명절 당일과 전·후 기간 중 발생한 화재는 99건으로, 부상 1명의 인명피해와 17억원 상당의 재산피해가 집계됐다. 이에 소방본부는 설 명절에 이용객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다중이용시설 557개소 가운데 44개소의 불시 방문 화재안전조사를 나선다. 또 화재 위험이 비교적 높은 시·군별 전통시장 1개소를 선정, 15개소를 유관기관과 합동조사에 나설 방침이다. 주요 내용은 소방시설 잠금 및 폐쇄 상황 점검, 비상구 폐쇄 및 장애물 적치 등 피난 장애 여부, 다중이용업소 안전시설 유지·관리 확인, 화재위험요소 파악 등이다. 도민들이 안전한 설 명절을 보낼 수 있도록 도내 노후된 아파트의 피난·방화시설을 불시 단속하는 등 사전 예방활동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전통시장은 도심과 주택가의 상점가 주변에 위치하고 점포가 밀집해 있는 만큼 화재가 발생할 경우 대형화재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 안전 점검 결과에 따라 각 점포의 부적합한 안전설비의 위험 요소를 사전에 제거하는 등 철저한 안전관리가 병행돼야 하는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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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 : 2024-01-25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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