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 이종근 - 2024년 01월 11일 13시53분
어린이들의 마음 들여다보는 돋보기 같다
'동시 꼬투리(지은이 정지선, 그린이 최이레, 펴낸 곳 청개구리)'는 시인의 첫 개인 동시집으로 어린이들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돋보기 같다. 짧은 바지에 추위까지 형한테 물려받은 어린이는 친구와 방방을 타며 꿀꿀한 기분을 하이파이브로 힘차게 날려 보낸다. 아무리 물을 줘도 아래로 흘려버리는 콩나물처럼 엄마의 잔소리 샤워를 사방에 흘러버려도 그 힘으로 쑥쑥 자라고, 동시를 쓸 때 콩 꼬투리가 톡톡 입을 열 듯 술술 잘 써지면 좋을 텐데 지우개 똥만 수북하게 쌓인다. 손이 시리거나 밥이 뜨거울 때 상처가 났을 때 ‘호~’ 불어주는 엄마의 마술처럼 어린이들이 안고 있는 문제들을 스르르 풀어낸다. 한여름에 생각이 많은 매미가 초록나무에 매달려 왜왜왜~ 울어대고, 먼지는 부끄럼 많은 아이처럼 책상 속이나 침대 아래 조용한 곳에 찾아들고, 흰둥이가 하늘나라에 갈 때는 눈물이 펑펑 배웅하고 흰 눈이 펑펑 마중을 나온다. 뒤똥뒤똥 걷는 아기가 넘어지면 얼른 손잡아 주는 그림자처럼'동시 꼬투리'도 항상 어린이 곁에서 손 꼭 잡고 씩씩하게 걸어갈 터이다.
시인은 어린이 마음이 되어 어린이들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며 동시를 썼다. 그래서 동시마다 아이들 마음이 오롯이 담겨 있다. 콩나물시루에 콩나물이 쑥쑥 자라듯 엄마의 잔소리를 먹고도 건강하게 자라는 아이들의 모습을 다정다감하게 동시에 담았다. 시인은 우리가 흔히 일상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자연에서 동심을 발견하여 동시로 썼다. 매미가 우는 모습, 숲에서 나무들이 어울려 사는 모습. 심지어 하찮은 먼지에서도 아이들의 모습을 찾아내어 동시에 담았다. 세상 모든 것을 동심의 시선으로 바라보고 해맑은 동심을 발견하여 아기자기하게 표현했다. 그의 동시를 읽으면 마음이 따스해지고 다정다감해진다. 그의 동시는 우리의 마음을 따스하게 보듬어주고 정다운 세계로 이끌어간다. 이 책은 전라북도 문화관광재단 지역문화 예술 육성지원사업에 선정, 지원을 받아 만들어졌다.
시인의 어릴 적 꿈은 교사가 되는 것이었다고 한다. 그 꿈을 이루고 난 뒤에는 작가가 되는 것이 꿈이었다고 한다. 그 꿈도'소년문학' 동시 부문 신인문학상을 수상하며 이루었다. 얼마 후 글을 쓰는 6명의 동시인들과 동시집 '참 달콤한 고 녀석'을, 그림책 '토리 바우'를 펴냈다. 꿈을 이루어 아이들을 가르치고 아이들을 위해 즐겁게 글을 쓰는 작가는 현재 전북아동문학회, 전북동시문학회에서 활동하고 있다./이종근기자
전북을 바꾸는 힘! 새전북신문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지면 : 2024-01-12 14면
http://sjbnews.com/8038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