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편집자주: 제주도 탐방을 다녀온 장수 지역 청소년들이 탐방기 기고를 요청해왔다. 이에 청소년들이 직접 작성한 탐방기에 기자단의 추가 인터뷰 취재를 더해 기사를 구성했다.
지난 2월 24일, 제주도를 방문한 장수 YMCA 청소년들이 제주 4.3 사건의 역사 현장을 직접 둘러보고 가이드를 통해 사건의 배경과 전개 과정을 배우는 시간을 가졌다. 이번 탐방은 제주가 가진 아픈 역사를 현장에서 이해하고 그 의미를 되새기기 위한 역사 체험 활동으로 진행됐다.
가이드 설명에 따르면 제주 4.3 사건은 1948년 4월 3일을 기점으로 시작된 사건이다. 그러나 사건은 갑자기 발생한 것이 아니라 해방 이후 혼란한 사회 분위기와 정치적 갈등이 점차 커지면서 발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탐방에 참여한 학생은 사건의 시작과 발달, 전개 과정을 자세히 들으며 이 사건이 단순한 충돌이 아닌 여러 요인이 겹쳐 발생한 비극적인 역사라는 점을 이해하게 되었다고 전했다.
특히 토벌 과정에서 많은 시민들이 희생되었고 일부 마을이 사라졌다는 설명이 큰 인상을 남겼다. 박동훈 청소년은 설명을 들으며 ‘왜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라는 생각이 계속 들었다고 말했다.
탐방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장소는 제주 4.3 주정공장 역사관이었다. 이곳은 원래 술의 원료를 생산하던 공장이었지만 4.3 당시에는 주민들을 수용하는 공간으로 사용되었던 곳이다. 역사관에 전시된 자료와 설명을 통해 당시 주민들이 느꼈을 두려움과 불안을 생각해 볼 수 있었다. 또한 제주 시내에 남아 있는 4.3 관련 건물들도 함께 둘러보았다. 겉으로는 평범한 건물처럼 보이지만 그 안에 담긴 역사적 이야기를 들으며 공간에 대한 느낌이 달라졌다고 청소년들은 전했다.
이번 탐방에서는 4.3 사건과 함께 김만덕에 대한 이야기 역시 소개되었다. 김만덕은 조선시대 제주에 큰 기근이 발생했을 때 자신의 재산을 내어 많은 사람들을 도운 인물로 알려져 있다. 장수 YMCA 청소년들은 제주에는 4.3 사건처럼 아픈 역사도 있지만 김만덕 이야기처럼 서로를 돕는 따뜻한 역사도 있다는 점이 인상 깊었다며 “이번 탐방을 통해 제주 역사를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번 역사 탐방은 제주가 가진 역사적 의미를 다시 생각해보는 시간으로 과거의 비극을 기억하고 교훈을 되새기는 계기가 되었다. 다음은 장수 YMCA 청소년 회장 박동훈(19세, 남), 김민준(17세, 남) 청소년과의 일문일답이다.
□ 제주 4.3 사건을 주목해보기로 한 계기가 무엇인가요?
- 박: 광주 5.18 운동의 대해서 책이나 교과서에서 배운 적이 있는데요, 제주 4.3 사건 같은 경우는 저희가 따로 책에서나 검색으로는 명확하게 사건을 알 수가 없었습니다. 모두 중요하다고 여기고는 있었는데 알아가게 되며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알았으면 좋겠다 싶어서 이렇게 인터뷰를 하게 되었습니다.
- 김: 평소에 이름만 알고 있었고, 5·18 민주화운동 같은 경우에는 학교에서도, 또 다른 곳에서도 많이 배워서 잘 알고 있었습니다.
□ 4·3 사건의 역사적 기록 자료나 장소를 경험하면서 어떤 생각이 들었나요? 그리고 그런 생각을 느끼게 한 장소는 어디인가요?
- 박: ‘가벼운 역사 같은 거겠지’ 하고 갔었는데 막상 보니까 진짜 잔인하고 비참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정말 마음이 아팠어요. 시민 분들이 인터뷰하는 영상을 보고, ‘지금 우리가 봤을 때도 이렇게 마음이 아픈데 직접 그 사건을 경험하신 희생자 분들과 유가족 분들은 얼마나 마음이 아플까’라는 생각도 들었어요. 가장 기억나는 부분은 ‘내 가족이 어느 교도소에 갔는지도 모르고 그다음에 어떻게 됐는지 죽었는지 살았는지 모른다’는 상황이 마음이 아팠습니다. 그래서 더 기억이 남았던 것 같아요. 인상 깊었던 장소가 주정공장수용소 4.3 역사관이었습니다. 실제 주민들이 있었던 공간이기도 하고 역사관으로 만든 곳이어서 더 의미 있다고 느껴졌습니다. 내부에 제주 4.3 사건에 대한 정확한 사건 발달과 현재 이야기, 그리고 피해자분들에 유품이라던지 사건의 대한 증거품이 전시되어 있고 생존자분들이나 유가족 인터뷰 영상도 시청할 수 있었습니다. 특유의 분위기가 암울하고 우울한 느낌이라 몰입이 많이 되었습니다.
- 김: 주정공장수용소 4.3 역사관인데요. 처음에는 조용하고 무거운 느낌이 들었습니다. 전시관 내부 분위기도 어두웠습니다. 그리고 점점 들어갈수록 안타까움과 충격이 느껴졌습니다. 사진, 기록, 증거 등을 보면서 점점 제 마음이 무거워졌습니다. “진짜 이런 일이 있었을까?”라고 생각하며 왔던 제가 부끄럽게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실제 자료들을 보면서 공감과 같은 감정이 들었습니다. “만약 내 주변에서 이런 일이 일어났다면 어땠을까”, “어째서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라고 생각하며 마음이 무거워졌습니다. 실제로 제주에서 이런 일을 겪은 사람들의 마음을 조금은 이해하게 된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관람을 마친 후에는 절대 이런 일이 다시는 일어나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단순히 슬픈 감정을 넘어서, 이런 일은 절대, 절대로 반복되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강하게 남았습니다.
□ 일반 시민들에게 제주 4·3 사건이 어떤 식으로 기억되길 바라시나요?
- 박: 광주 5.18 민주화 운동은 영화나 책같이 대중매체를 통해서 많은 시민들에게 알려지게 된 것처럼 제주 4.3사건의 이야기도 영화나 책 같은 것들이 만들어져 이런 가슴 아픈 역사가 있다는 걸 많은 사람들한테 알리고, 관심을 가지면 좋겠다는 마음이 있습니다. 저희가 할 수 있는 것은 지역 신문에 기사를 싣거나 아니면 지금처럼 인터뷰를 하며 이런 생각을 알리는 방법이 있는데요. 이렇게 사람들에게 널리 알리고 싶은 마음입니다
- 김: 제주 4·3 사건도 많이 알려졌으면 좋겠습니다. 실제로 대한민국의 교과서에는 조금 실려 있거나 아예 없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래서 더 많이 알려졌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단순한 사건이 아닌 사람들의 삶과 아픔으로 기억됐으면 좋겠습니다. 간단한 숫자로 보이지만 엄청난 수의 사망자들이 있었습니다. 아직도 시신을 찾지 못한 사람들도 있기에, 사람들의 관심 속에서 계속 기억됐으면 좋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침묵이 아니라 진실을 말했으면 좋겠습니다. 오랫동안 제주 4·3 사건은 숨겨지고 잘못 알려졌습니다. 그래서 진실을 알리고, 교과서 등에 실려 많은 사람들의 기억에 남았으면 합니다. / 박사랑 인턴 청소년 기자
취재후기
ASPECT청소년기자단으로 첫 인터뷰를 하게 되어 준비부터 긴장을 많이 했다. 주제부터 평소 관심이 많고 알리고 싶은 제주4.3사건이었는데, 장수 청소년 측에서 알리고 싶다는 생각으로 인터뷰를 요청해주셔서 내용 정리할 때도 뿌듯함이 느껴졌다. 이런 일로 조금이라도 유가족 분들과 다른 분들에게도 용기와 위로를 건넬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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