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남겨진 조선인 일본군 ‘위안부’ 피해 여성 삶 조명

전주 교동미술관에서 겹겹프로젝트 사진전 ‘뒤안길에 새긴 이름’ 어린 시절을 전주에서 보낸 박차순 피해자의 이야기도 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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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 남겨진 조선인 일본군 ‘위안부’ 피해 여성 13명의 삶을 조명하는 전시가 전주에서 처음으로 열린다.

겹겹프로젝트가 31일부터 다음달 5일까지 전주 한옥마을 내 교동미술관에서 사진전 '뒤안길에 새긴 이름'을 갖는다.

이번 전시는 중국에 남겨진 조선인 일본군 ‘위안부’ 피해 여성 13명의 삶을 사진과 영상, 유품, 기록물로 조명하는 자리로 꾸려진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는 오랫동안 전쟁 중의 피해로만 이해되어 왔지만, 이번 전시는 해방 이후에도 고향으로 돌아오지 못한 채 중국에 남겨져 살아야 했던 여성들의 삶에 주목한다.

그들에게 해방은 곧 귀향을 의미하지 않았다. 누군가는 낯선 땅에서 이름과 언어를 바꾸고 침묵 속에 살아남아야 했다. 이 전시는 역사 서술 밖으로 밀려난 삶의 시간을 오늘의 기억 속으로 다시 불러낸다.

중국에 남겨진 조선인 일본군 ‘위안부’ 피해 여성들의 존재는 한국 사회에서도 충분히 알려지지 않았다. 가족과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한 채 타국에서 평생을 살아낸 이들의 삶은 ‘해방 이후에도 끝나지 않은 전쟁’을 보여준다. '뒤안길에 새긴 이름'은 바로 그 잊힌 역사와 불려지지 못한 이름, 그리고 살아남은 존재의 존엄을 다시 마주하게 하는 전시다.

이 전시는 사진 약 60여 점과 영상, 유품, 기록물 등이 함께 소개된다. 관람객은 피해의 장면만이 아니라, 낯선 땅에서 고단한 생을 견디며 살아낸 한 사람 한 사람의 얼굴과 시간, 그리고 이름을 만나게 된다. 전시는 과거를 보여주는 데 머물지 않고, 오늘의 우리가 무엇을 기억하고 어떤 책임을 나누어야 하는지를 되묻는다.

겹겹프로젝트는 1996년부터 아시아 각지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150여 명을 만나 기록해온 비영리 단체이다. 안세홍 작가는 2001년부터 2018년까지 20년에 가까운 시간 동안 옌볜의 산골 마을에서부터 베이징, 상하이, 하이난, 우한 등 중국 각지를 오가며 조선인 일본군 ‘위안부’ 피해 여성 13명을 찾아 기록해왔다.

어린 시절을 전주에서 보낸 박차순 피해자의 이야기도 포함되어 있다.

전주에서 유년기를 보낸 한 소녀가 전쟁과 식민지배의 폭력 속에서 고향을 떠나야 했고, 끝내 귀향하지 못한 채 타국에 남겨져 살아야 했다는 사실은, 이 전시가 먼 곳의 비극이 아니라 우리 지역의 역사와도 맞닿아 있음을 보여준다.

전시와 함께 ‘아티스트 토크 & 도슨트 투어’, ‘기억의 편지’ 프로그램도 운영된다. 이를 통해 관람객은 단순한 관람자를 넘어 기억과 응답의 주체로 참여하게 된다.

겹겹프로젝트 대표 안세홍 사진가는 “이번 전시는 낯선 중국 땅에서 고향을 그리며 살아야 했던 여성들의 일상과 기억, 그들이 남긴 사진과 유품, 잊히지 않은 목소리를 통해 전쟁 이후에도 계속된 고통과 생존의 시간을 조명하고자 했다”며 “우리가 너무 늦게 알게 된 이름들을 다시 부르고, 그 삶을 오늘의 인권과 존엄의 문제로 마주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이종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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