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게, 빗방울처럼 던진 구도의 언어

도원스님 시집 ‘연잎에 조아리는 빗방울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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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제 청운사 회주 도원스님이 시집 ‘연잎에 조아리는 빗방울 소리(신아출판사)’를 펴냈다. 반세기 넘게 불화를 그려온 화승(畵僧)이 처음으로 시라는 언어를 통해 자신의 수행과 사유를 풀어낸 작품이다.

시집은 그 긴 수행의 시간이 이미지와 언어로 번진 결과라 할 수 있다. 불화의 선과 색이 시의 언어로 이어진 셈이다.

“뒷짐 지고 어슬렁 어슬렁 / 호시 우보로 걷는다 / 생각을 사왔다(‘대야 오일장’ 일부) ”

산물과 바람소리, 꽃피고 꽃지는 소리,구름 흐르는 풍경소리 등 세상을 깨우는 소리와 산빛 물빛의 색즉시공의 세계가 선시에 담겨 있다. 소리와 빛깔은 시간의 흐름과 무상을 증거한다. 또, 청운사를 감아도는 계절을 노래하고 있다.

 김남곤 시인은 추천사를 통해 “스님은 하소백련 밭의 넓적한 연잎 위로 떨어지는 빗방울이 한방울의 물기도 묻히지 않은 채 저항없이 굴러내리는 인고의 소리를 어떤 법문으로 들었을까”라고 했다.

스님은 “척박한 환경 속에서 오롯이 피어난 한 송이 설연화(雪蓮花)처럼 세상의 인연되는 모든 사람들이 시향에 취해 심신의 아픈 고통을 잊게 하는 행복 한아름 안을 수 있으면 더욱 좋겠다”고 했다.

이어" 서정의 향기가 깊게 스민 마음 바다에 잠겨 쓴 글이기 때문에 불교와 서정의 향 내음이 함께 스며들어 마치 진흙 속에서 아름다운 연꽃이 피듯 글을 읽는 이들의 마음 꽃밭에 자성을 맑혀주는 연꽃의 향기가 가득할 것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스님은 1950년 9월 김제 청운사에서 태어나 1971년 전주 승암사로 출가하며 본격적인 수행의 길에 들어섰다. 이후 1990년 봉원사에서 비구계를 수지했다.

탱화(幀畵)와 수행에 헌신해온 구도자다. 지난 2002년 전라북도 무형문화재 제27호 탱화장 보유자로 지정됐다. 김제 귀신사의 16나한 탱화, 제주 원당사의 각란탱화, 전북 한국불교 태고종 괘불탱화 등이 대표적인 성보로 꼽힌다. /이종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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