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전북, 현장 복지 강화해야

군산 등 잇단 가족 비극 발생 실질적 도움받을 곳 찾아내야

임실에서 3대 가족이 함께 숨진 사건과 군산에서 발생한 모자(母子) 사망 사건은 우리 사회에 깊은 충격과 슬픔을 안겨주고 있다. 서로 다른 상황 속에서 발생한 사건이지만, 두 비극은 공통된 질문을 던지고 있다. 이들은 왜 마지막 순간까지 혼자였는가? 그리고 정말 실질적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곳이 없었는가?

지난 10일 임실군 한 주택에서 90대 노모와 그의 아들, 손자 등 3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이어 지난 17일 오후 8시쯤 군산시 경암동의 한 아파트에서 어머니 A(70대)씨와 아들 B(30대)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A씨와 B씨의 사망 현장에서 수개월간 밀린 체납 고지서 등을 다수 확인하고, 이들이 생활고를 겪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임실의 가족은 오랜 간병의 무게를 홀로 감당하고 있었고, 군산의 가족은 사회와 단절된 채 고립 속에 놓여 있었다. 두 사건 모두 복지 대상은 아니었지만, 분명히 위험 신호가 있었던 위기가구였다. 임실의 3대 가족과 군산의 어머니와 아들이 잇따라 숨진 채 발견되면서 우리 사회 안전망의 허점이 다시 드러났다. 임실 사건은 사망 이틀 전 지역 기관과 연결돼 상담까지 진행됐음에도 비극을 막지 못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사후 대응’ 중심 행정을 넘어선 ‘밀착형 초기 개입’ 필요성이 제기된다.

전북의 구도심이나 군 단위 농촌지역은 인구 감소와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돌봄 부담과 사회적 고립이 한 가정에 집중되는 구조에 놓여 있다. 가족이 모든 책임을 떠안는 현실 속에서, 한 사람이 무너지면 가족 전체가 함께 흔들리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구도심이나 농촌 지역은 급격한 고령화와 인구 감소로 인해 지역사회 관계망이 약화되고, 돌봄의 책임이 가족에게 집중되는 구조를 보이고 있다. 여기에 경제적 어려움과 더불어 최근에는 정서·심리적 불안과 우울이 더해지면서, 감당하기 어려운 삶의 무게가 한 가정에 고스란히 쌓이고 있다.

바로 이같은 상황에서 도움을 요청할 관계가 없거나, 도움을 요청하는 방법을 알지 못할 때, 사람은 점점 더 깊은 고립 속으로 빠져들게 된다. 그 결과, 극단적인 선택이 개인의 문제가 아닌 가족 전체의 비극으로 확대되는 현실이 반복되고 있다. 이는 우리 복지제도가 여전히 신청 중심, 경제 기준 중심에 머물러 있으며, 실제 위기를 사전에 발견하고 개입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음을 보여준다.

더욱 안타까운 점은 이번 임실 사건의 경우, 사건 발생 이틀 전 해당 가족이 극단적 선택 시도 이후 지역 기관과 연결되어 상담까지 진행됐고, 이후 재방문 일정도 예정되어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짧은 시간 사이 다시 비극으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여러 아쉬움과 함께 깊은 안타까움을 느끼게 한다. 위기 상황에 놓인 당사자에 대해 보다 신속하고 밀착된 초기 개입이 이루어질 필요성을 보여준다. 동시에 행정과 지역사회가 개입하더라도 개인의 선택과 상황이 급변할 수 있는 만큼, 보다 지속적이고 다층적인 보호 체계를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결국, 다시 묻게 된다. 이들은 정말 도움을 받을 수 있었는가? 상황이 더 악화되기 전에 부담없이 도움을 요청하고 도움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 이제는 분명히 그 방향을 바꿔야 한다. 복지는 기다리는 제도가 아닌, 먼저 찾아가고, 먼저 연결하는 시스템이 되어야 한다.

💬 댓글 (0)

댓글을 작성하려면 로그인이 필요합니다.

로그인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