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누리]역사와 상징이 만난 3월 19일 ‘의용소방대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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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19일은 ‘의용소방대의 날’이다. 119를 상징하는 숫자 ‘19’와 소방법 제정일인 ‘3월 11일’의 ‘3’을 조합해 지정된 이날은, 우리 곁에서 묵묵히 헌신해 온 의용소방대원들의 업적을 기리는 소중한 날이다. 이들의 숭고한 희생정신을 널리 알리기 위해 전국 각지에서 기념식이 열린다. 필자 역시 정읍에서 10여 년간 대원으로 활동해 왔기에, 올해 맞이하는 제5회 기념식은 더욱 각별한 의미로 다가온다.

의용소방의 역사는 생각보다 깊고 단단하다. 정읍의용소방대연합회 기록에 따르면 정읍남성의용소방대와 칠보남성의용소방대는 1912년에 창설되었고, 1925년 신태인 여성의용소방대, 1935년 정읍여성의용소방대가 뒤를 이었다. 10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지역과 함께 호흡하며 시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켜온 셈이다.

의용소방대의 역할은 단순한 ‘보조’라는 표현으로는 부족하다. 재래시장 화재 예방 활동을 비롯해 태안반도 기름 유출 사고, 수해 복구, 코로나19 방역 등 국가적 재난의 현장에서 이들은 늘 가장 먼저 발걸음을 옮겼다. 생업을 뒤로한 채 현장으로 달려가는 그들의 선택은 “내 이웃은 내가 지킨다”는 공동체 정신에서 비롯된다.

우리나라 소방의 뿌리는 1426년 세종대왕 시절 설치된 금화도감(禁火都監)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올해로 설치 600주년을 맞는 금화도감은 ‘불을 금한다’는 이름 그대로 백성의 삶을 지키고자 했던 애민정신의 상징이다. 이후 1925년 경성소방서 출범을 거쳐 오늘에 이르기까지, 소방의 역사는 결코 순탄치만은 않았다.

특히 2003년 대구 지하철 참사와 2014년 세월호 참사는 우리 사회에 깊은 상처를 남겼다. 그 과정에서 소방 조직은 해체와 재편이라는 아픔을 겪었지만, 결국 국민의 신뢰와 현장의 절실함 속에서 다시 일어섰다. 2017년 소방청의 독립과 2019년 국가직 전환은 이러한 노력의 결실이자, 소방이 국가가 책임져야 할 핵심 안전망임을 분명히 한 역사적 전환점이라 할 수 있다.

현재 대한민국에는 6만 6천여 명의 소방공무원과 9만 2천여 명의 의용소방대원이 ‘소방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함께하고 있다. 위기의 순간 울려 퍼지는 사이렌 소리는 우리에게 안도감을 주지만, 그 이면에는 언제나 생명을 건 선택이 자리하고 있다.

제5회 의용소방대의 날을 맞아 전국의 모든 소방 가족 여러분께 깊은 감사와 경의를 표한다. “살려서 돌아오고, 살아서 돌아오라”는 간절한 바람처럼, 이들의 헌신이 헛되지 않도록 하는 일은 결국 우리 모두의 몫이다. 그리고 그들의 이름 없는 수고와 헌신이 오래도록 기억되기를, 그래서 우리 사회가 조금 더 따뜻하고 안전한 공동체로 나아가기를 소망해 본다.

/오승옥(문화활동가·관광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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