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전북도가 이른바 ‘응급실 뺑뺑이’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응급환자 이송체계 혁신 시범사업을 추진한다. 이번 사업은 보건의료기본법 제44조에 근거해 시행된다. 응급환자를 적정 병원으로 보다 신속하게 이송하기 위한 체계 개선이 핵심이다.
그동안엔 119구급대가 현장에서 병원에 일일이 수용 가능 여부를 문의한 뒤 이송 병원을 결정하는 구조였다. 이 과정에서 병원 선정이 지연되거나 수용 거부로 재이송이 발생하는 사례가 이어지면서 개선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 119구급대가 환자 중증도와 관계없이 병원에 일일이 전화를 돌려 수용 가능 여부를 확인해야 했던 기존 방식의 한계를 보완하겠다는 취지다.
보건복지부와 소방청은 이 달부터 3개월 동안 전북특별자치도와 광주광역시, 전라남도에서 시범사업을 운영한다고 밝혔다. 세부 내용을 살펴보면, 심정지나 중증 외상 등 최중증 환자인 경우 사전에 지정한 병원으로 곧바로 이송된다. 그밖의 중증 응급환자의 경우, 광역상황실이 인근 병원의 병상과 인력 등 가용자원을 실시간으로 파악, 이송 병원을 직접 지정하고 이를 119구급대에 통보한다.
환자 상태에 비춰 적정 시간 내 이송 병원 선정이 지연될 시에는 광역상황실이 병원의 의료자원 현황 등을 토대로 우선적으로 안정화 처치가 가능한 ‘우선수용병원’을 지정해 환자를 먼저 수용토록 한다. 다만 심정지 등 즉각적인 응급처치가 필요한 환자는 기존 이송지침에 따라 정해진 병원으로 곧바로 이송한다. 또 119구급대가 이송한 중증 응급환자 가운데 초기 처치·치료 뒤 최종 치료를 위해 다른 병원으로 전원이 필요한 경우에는 119가 환자 이동을 지원하는 절차도 포함됐다.
경증 환자는 시·도별로 정비되는 이송지침과 병원 의료자원 현황을 확인해 119구급대가 곧바로 이송한다. 시범사업의 성과는 정량·정성 지표를 통해 평가된다. 운영위원회는 월 1회 이상 회의를 열어 사업 진행 상황을 점검하고 전국 확대 여부를 검토한다.
주요 모니터링 지표로는 △이송시간 증감률 △재이송률(전원율) △최종치료 결과(귀가·입원·사망 등) △만족도 조사 등이 포함됐다. 지역사회의 특성에 맞는 해결방안을 만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지역사회가 논의의 핵심 주체가 되어야 한다. 이에 전북도는 구급대가 현장 처치에 집중하고, 광역상황실이 병원 선정을 총괄하는 체계를 정착시켜 이송 지연을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이다.
보건복지부와 소방청 등이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간(2023.1~2025.8) 전북지역 응급환자가 현장출발 후 병원 도착까지 1시간 이상 소요된 사례는 모두 5,680건으로 집계됐다.
제때 제대로 치료받지 못해 숨지는 문제도 심각하다. 심정지 환자는 1분 1초가 생존을 좌우하는데도 구급차 안에서 수 시간 방치되고 있다니 문제가 아닌가. 현장에서 만난 한 구급대원은 환자를 살리지 못하는 죄책감에 시달린다며 고충을 토로하기도 한다.
이제부터라도 도민이 체감할 수 있는 신속하고 정확한 이송 체계를 정착시켜, 응급상황 발생 시 언제 어디서나 안심하고 치료받을 수 있는 안전한 의료 환경을 구축해야 한다. 정부가 2027년까지 중증응급환자의 적정 시간 내 최종 치료기관 도착률을 60%로 높이겠다고 했지만 5년째 제자리 상태이다. 천만유감이 아닐 수 없다. 권역·지역센터 협력 강화, 전용 이송망 확충, 의료 인력 지원 등을 통해 병원 선정부터 이송·치료까지 단계별로 유기적이고 체계적인 연계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지금 당장의 응급의료체계 확립이 어렵다면 지역 간 응급의료 협력망이라도 가동해 최소한의 안전망을 마련해야 한다.
[사설] 전북서 응급실 뺑뺑이 사라져야
응급환자 이송체계 혁신 시범사업 시행 적정 병원으로 신속하게 이송위한 체계 개선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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