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178건, '응급실 뺑뺑이' 막자

전북서 혁신안 시험, 5월까지 시범 후 전국 확대 검토 119구급대 이송병원 수소문→ 국가기관이 직접 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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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지역 한 대형 병원은 10년 전 응급환자 거부, 즉 ‘응급실 뺑뺑이’ 문제로 국민적 공분과 함께 응급실 지정이 취소되는 초유의 사태를 겪었다. 교통사고를 당한 두 살배기 아이가 뺑뺑이 끝에 치료 적기를 놓쳐 숨졌기 때문이다.

더욱이 학회 준비에 바쁘다는 이유로 긴급 호출을 외면한 당직 전문의, 그를 보호하려고 당시 상황을 보건당국에 거짓 보고한 병원측의 은폐 시도, 우리 또한 환자를 받을 수 없다며 손사래 친 전국 10여개 대형 병원 등 갖가지 문제 또한 정부부처 조사와 감사로 드러났다.

덩달아 응급의료체계 전반에 대한 개혁 필요성과 함께 다양한 재발방지책이 쏟아지기도 했다. 하지만 응급실 뺑뺑이는 그때나 지금이나 여전한 실정이다.

정부가 다시금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겠다며 전북, 광주, 전남에서 새로운 응급환자 이송체계를 시험할 시범사업에 착수해 주목된다.

시험안은 심정지나 중증외상 등 최중증 환자인 경우 미리 지정해놓은 전문 병원에 즉시 이송하도록 했다. 그외 중증 환자는 전국 6곳에 있는 국립중앙의료원 산하 광역응급의료상황실이 당일 응급의료자원 현황을 고려해 최적의 병원을 직접 지정하도록 했다.

현장에 출동한 119구급대가 일일이 병원을 수소문 한 뒤 응급환자를 이송하는 지금의 방식과는 완전히 다르다. 구급대원들이 적당한 병원을 찾는데 시간을 허비하지 않아도 되고, 병원측 수용 거부 등의 문제로 뺑뺑이가 발생할 여지도 줄어들 것이란 기대다.

이달 들어 시작된 시범사업은 5월 말까지 3개월간 진행된다. 이후 평가를 거쳐 전국 확대여부가 결정될 예정이다.

전북도는 재이송이 최소화 되면 더 많은 생명을 살릴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방상윤 도 복지여성보건국장은 “이번 시범사업은 전북지역 응급의료체계가 한 단계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도민이 체감할 수 있는 신속하고 정확한 이송체계를 정착시켜 응급상황 발생시 언제 어디서나 안심하고 치료받을 수 있는 안전한 의료환경을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도내 응급실 뺑뺑이는 월평균 178건 가량씩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복지부와 소방청 등이 국회에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최근 약 3년간(2023.1~2025.8) 전북지역 응급환자가 현장출발 후 병원 도착까지 1시간 이상 소요된 사례는 총 5,680건으로 집계됐다. 무려 3시간 이상 걸린 사례도 52건에 달했다.

연도별론 2023년의 경우 총 1,846건(154건·이하 월평균), 의정갈등이 불거져 시끄러웠던 2024년은 2,348건(196건), 2025년은 8개월간 1,486건(186건)을 보였다.

제때 제대로 치료받지 못해 숨지는 문제도 심각했다.

실제로 2023년도 기준 전북지역 치료가능 사망률은 인구 10만명당 48.14명에 달해 서울(39.55명)이나 울산(36.93명) 등 대도시보다 10명 이상 많았다.

치료가능 사망률은 제시간에 효과적으로 치료했다면 살릴 수 있는 심혈관질환이나 급성심근경색 등의 환자를 그렇지 못해 숨지게 한 조기사망 비율을 일컫는다.

지역사회 의료체계가 얼마만큼 잘 갖춰졌고, 그게 어떻게 작동하고 있는지 평가하는 지표 중 하나인데, 전북은 2020년 44.04명에서 2021년 46.15명을 기록하는 등 갈수록 악화되는 추세다.

/정성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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