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렁각시' 같은 삶에서 벗어나 세상 밖에서 작품을 처음 선보이게 됐다. 설익은 열매를 따서 내 놓은 것 같아 부끄럽다. 남들에게 보이기 위한 것이 아니라 더 늦기 전에 제 인생을 돌아보는 계기를 만들기 위해 이번 전시를 갖는다"
박수자 화가가 다음달 15일부터 4월 14일까지 정읍 '갤러리 카페 337'에서 첫 개인전을 갖는다.
취미삼아 그림을 한 것이 20여년이 되면서 황혼기 인생을 붉게 물들이는 노을이 되어 버렸다.
70세 고희를 맞아 갖는 이 자리는 정물, 우리나라 사계의 아름다움을 표현한 풍경화와 야생화, 연꽃 그림 등과 풍경 20 여 점을 유화로 담아냈다.
그가 특히 애착을 갖는 꽃.잎새.어항속의 금붕어등 생활 주변의 작고 여린 생명체와 정물들을 따스한 눈으로 형상화한 작품들을 선보인다.
단순하면서도 풍요로움이 깃든 그의 작품 세계는 정물화 특유의 고요함속에 생명력의 교감이 돋보인다는 평을 얻고 있다.
추상적인 느낌의 사과 '기쁨2'는 30호 크기의 걸작이다.
주름 잡힌 하얀 테이블보 위에 놓인 사과는 농익은 모습으로 분홍빛을 내고 있다.
흰 테이블보와 대비되는 붉은색이 과감하게 뒤섞여 휘몰아친다. 9개의 사과는 모양은 물론 명암이 모두 제각각이다.
시나브로, 여러 차례 덧칠하면 사과 특유의 투명한 빛과 생생한 결을 드러낸다.
보통 정물화는 정면에서 물체가 앞뒤로 겹치며 입체감과 공간감을 드러내지만, 그의 작품은 위에서 내려다보는 부감(俯瞰)시점으로 그려 독특한 공간감을 준다.
'상상2'는 여인의 누드로 뒷태를 담았으며, '그리움의 머무는 곳'은 풍경이다.
작품 속에서 여인은 관능과 욕망의 대상으로 그려진다. 그러나 흔히 보는 누드와는 다르다. 강렬한 톤의 원색에 대담하고 거친 듯한 붓의 터치, 여인을 클로즈업해 신선한 분위기를 전해준다.
곱고 순종적인 관능미가 아닌, 힘이 넘치는 도전적인 관능미다.
화면 속에 조용히 갇혀있는 관능이 아니라 자유분방한 관능이다. 기존의 틀에 박힌 정적인 누드를 극복했다고 볼 수 있다. 뒷 모습 앞은 어떤 모습일까 사뭇 궁금하다.
추상적인 작품으로 처음엔 낯설지만 한 두번 더 들여다보면 독특한 매력으로 다가온다.
또 '숨길 수 없는 마음'은 연꽃, '다가가기에 충분한 매력'은 수국을 그린 작품이다.
'여행중 머무는 순간'은 여러 마리의 금붕어가 노니는 모습이다.
빨갛고 노란 치장을 한 금붕어들이 팔딱거리며 달려드는 모습들이 등장한다.
작품 속 금붕어는우주 공간을 유영, 몽환적인 모티브를 더하고 있다.
환상적인 작품을 마주한 관객은 이미 작가의 상상 속으로 빨려 들어가 어느새 작가와 교감을 주고받고 있음을 깨닫게 된다.
작품들은 전문적 기교보단 삶의 흔적과 감정이 고스란히 배어 있어, 보는 이로 하여금 옛 이야기를 듣는 듯한 울림을 준다.
작가는 지금도 오오근화백에게 전문적인 지도를 받고 있눈 까닭에 작품의 융숭함을 더하고 있다.
작가는 "나긋나긋 이야기하듯 부드러운 붓 터치로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정물과 전경을 서정적으로 화폭에 담았다"며 "건강이 허락하는 날까지 그림 공부를 하겠다"고 했다.
작가는 갑오동학미술대전 초대작가로 수채화 캔버스 동호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이종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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