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패권 질서의 위기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수동적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던 한반도는 이제 능동적이고 희망적 선택지를 들고 있다. 이를 문명사적 변화로 인식한 저자는 패권 주도의 흐름을 추적해가며 대한민국의 선제적 전략이 동북아시아는 물론 세계 물류 문명의 판도를 바꿔놓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
산업혁명과 현재 진행 중인 지식산업혁명은 인류 문명사에서 두 번의 큰 전환점이라 할 수 있는데 산업문명의 중심인 4차 산업혁명이 추구하는 데이터, 인공지능, 플랫폼 등은 실물경제의 보고이다. 이러한 패러다임을 주목한 저자는 북극항로가 지닌 새로운 가능성에 천착한다. 북극해의 빙하가 녹는 등 지구온난화가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이 시대, 심각한 위기에 직면한 인류는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 역사가 증명했듯 위기는 항상 기회를 불러왔고 그 해답은 북극항로의 개통이라고 저자는 설파한다. 기존 수에즈 운하를 경유하는 해운 산업은 이산화탄소를 대량 배출하고 있지만 북동항로(러시아 북부해역)는 항해 거리가 짧아 온실가스 배출량이 적고 차후 친환경 기술을 도입할 경우 탄소 감축 효과는 더욱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북극해를 가로지르는 새로운 물류 루트는 인류의 물류 지도에서 경제 생태계에 이르기까지 범세계적인 환경변화의 변곡점이 될 것이다.
여기서 핵심은 북극에 가까워질수록 얼음이 두꺼워 쇄빙선 운영에 드는 에너지가 소모되므로 비교적 얼음 두께가 얇은 러시아 영해가 유리하다는 점이다. 따라서 이 항로의 개척은 러시아와 연대해 이루어져야 한다. 철저한 이해관계에 의해 러시아는 우리나라 조선사에 쇄빙 LNG 선박을 발주한 상태이다. 더욱이 이 항로는 단순히 다른 수송로의 등장이 아니라 새로운 경제권의 형성, 세계 패권 질서의 재편, 에너지 자원의 재배치와 연결된 문명사적 변화를 예고하는 항로라는 것이다. 우리가 그 중심축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실질적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강대국과 연대해 자원의 레버리지를 전략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한미러 합종과 한중일 연횡 구도의 패러다임 속에서 우리나라가 먼저 유치해야 할 것은 세계 물류 질서를 통제‧장악할 수 있는 거점항구이다. 전략 거점인 항구 인프라와 배후 산업단지 규모 면에서 중국이 견제되지만 한반도의 항구도 경쟁력은 충분하다. 이 같은 북극항로의 개통뿐 아니라 미국과 러시아가 패권 질서 구축을 위해 한반도를 둘러싸고 합종을 시도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므로 빠른 결단이 필요하다는 강변이다.
그러나 이러한 가능성을 가로막는 것은 혹한이라는 외부환경의 요인이 아니라 미래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고정관념에 있다고 저자는 개탄한다. 과거 농경사회에서 산업사회로의 이행에 능동적으로 편승하지 못했던 역사의 쓰라린 경험을 거울삼아 북극항로 개통과 러우 전쟁 이후 러시아의 동진이라는 천운의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부산에서 유럽으로 가는 뱃길이 열려 시일을 획기적으로 단축하게 된다면 산업 경쟁력과 지정학적 조건은 물론 우리의 역량 또한 갖추고 있는 바 이에 저자는 절호의 기회 앞에 시대적 사명감으로 대한민국의 미래를 인양하려는 것이다.
이지혜작가는
'미당문학' 신인작품상으로 등단했다.
'나주디카시' 대상을 수상했으며,
현재 부안독서회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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