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제9회 전국동시 지방선거 D-115
“국민주권 국가인 대한민국에서 특정 정당 공천만 받으면 투표조차 없이 금배지를 단 다는 게 말이 되냐…이러니 주권자인 국민을 무서워 하겠나.”
6.3지방선거를 앞두고 소수정당들이 한목소리로 선거제도 개편을 강력히 촉구하고 나섰다. 무투표 당선을 원천 금지하고, 3인 이상 중대선거구도 대폭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양당 체제 고착화, 특히 이들의 텃밭인 호남과 영남을 중심으로 무투표 당선자까지 쏟아지고 있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실제로 4년 전 치러진 제8회 지방선거의 경우 전국 당선자 94%가량이 민주당과 국민의힘 공천자였다. 더욱이 무투표 당선자는 지방의원 483명과 기초 단체장 6명을 포함해 총 489명에 달했다.
전북지역 또한 예외가 아니다. 당시 금배지를 단 도내 지방의원 238명 중 무려 62명(26%)이 무투표 당선 처리됐다.
이 가운데 기초 시·군의원은 전체 20%, 광역 도의원은 무려 55%가 무혈입성의 행운을 잡았다. 자연스레 도민들이 투표권을 행사하지 못한 선거구도 전체 121곳 중 45곳(37%)에 달했다.
행운의 주역들은 하나같이 단독 출마한 민주당 공천자란 공통점을 지녔다. 민주당 외에는 출마자가 없다보니, 또는 민주당과 경쟁할만한 대안 정당이 성장하지 못해 빚어진 문제였다.
이렇다보니 지역사회는 민주당 공천증을 당선증처럼 여기는 풍토가 형성되고 부실공천 논란 또한 꼬리 문 실정이다.
최근 주식 차명거래 의혹이 불거져 제명된 이춘석(익산갑) 국회의원, 선거사무장의 당내 경선 여론조작 파문으로 당선 무효형이 확정된 신영대(군산·김제·부안갑) 전 국회의원, 뇌물 수수 혐의로 경찰 수사가 시작된 정성주 김제시장 등 일련의 논란들이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소수정당들은 이를 개인의 일탈행위로만 치부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즉 수 십년째 이어져온 민주당 독주체제가 만든 정치 구조적 문제로 여기고 있다. 선거제도 개편 필요성이 제기된 배경이다.
조국혁신당 전북도당은 논평을 내고 “전북의 민주주의를 살리려면 경쟁하는 정치를 복원해야 한다”며 무투표 당선제 폐지와 3인 이상 중대선거구 확대를 강력 촉구했다.
임형택 수석대변인은 “경쟁이 사라진 정치는 권력의 자기 절제도, 책임 정치도 기대하기 어렵다고 본다. 전북 정치가 더이상 ‘어차피 결과는 정해져 있다’는 체념 위에 머물러선 안되는 이유”라며 “공천 과정의 투명성을 강화하고, 실질적인 지방권력 견제 장치를 마련하고, 시민 앞에 책임지는 정치로 전환하는 노력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정의당 전북도당 또한 성명에서 “다양한 사회적 이해와 소수자의 목소리가 폭넓게 반영돼야 할 생활정치의 영역인 지방정치에 장벽을 쳐 정치적 다양성을 봉쇄해선 안된다”며 지방선거 5% 저지조항 폐지를 촉구했다.
헌법재판소가 최근 국회의원 비례대표 선거를 놓고 정당 득표율이 3% 이상일 경우만 의석을 배분하도록 한 현행 공직선거법상 저지조항은 거대 양당 세력만 강화해왔다며 위헌 결정을 내린 것처럼 지방선거 비례대표 5% 저지조항도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김민아 사무처장은 “다가오는 6.3지방선거의 경우 위헌적 조항을 그대로 둔 채 치르는 과오를 반복해선 안된다”며 “국회는 즉각 지방의회 5% 저지조항을 폐지하고, 다당제 민주주의로 나아가는 정치개혁을 추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앞서 조국혁신당, 진보당, 기본소득당, 사회민주당 등 야4당은 이를 뒷받침할 선거관계법 개정안도 지난달 26일 공동 발의했다.
개정안은 논란의 원흉 중 하나인 무투표 당선제를 폐지하도록 했다. 국민주권 보장 차원에서 단독 출마일 경우 찬반 투표라도 치러 당락을 결정하자는 안이다.
돈 공천 또한 엄벌하도록 했다. 공직선거법상 매수 및 이해유도죄 벌칙을 5년 이하 징역에서 7년 이하 징역으로, 피선거권 박탈 기간은 10년에서 20년으로 강화했다.
여기에 재선거를 치른다면 해당 정당은 후보자 공천 금지, 확정 판결시 소속 정당에 지급된 보조금 5% 회수 등 다양한 벌칙 규정이 담겼다.
야4당은 “공천이 곧 당선으로 이어지는 무투표 당선제와 양당 나눠먹기식 선거구제를 개혁하지 않는다면 돈 공천은 방지할 수 없다”며 민주당과 국민의힘을 향해 협조를 구해 주목된다.
/정성학 기자
💬 댓글 (0)
댓글을 작성하려면 로그인이 필요합니다.
로그인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