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정읍 소재 미당, 전통엿을 ‘K-캔디’로 재해석…동남아·중동 수출 정조준

안동열엿 ‘미당’, 가업승계 넘어 제2의 창업으로 글로벌 도전 새전북이 만난 사람-전북 정읍 미당 안형진대표 정읍 소성식품특화단지 ‘미당’... 전통 엿에 젊은 감각을 '입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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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전북신문] 전북 정읍시 소성식품특화농공단지에 자리한 전통엿 제조기업 ‘미당(안동열엿)’이 세대 계승과 혁신을 결합한 경영으로 주목받고 있다.

20여 년간 엿 한길을 걸어온 장인 안동열 씨가 창업한 이 회사는, 현재 아들 안형진 대표가 가업을 이어받아 ‘제2의 창업’이라는 각오로 경영 전면에 나서며 전통식품의 현대화와 글로벌 진출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고 있다.

미당의 변화는 단순한 세대교체가 아니다. ‘전통을 지키는 것’에 머무르지 않고, 전통을 지금의 언어로 다시 쓰는 작업에 가깝다.

안형진 대표는 “엿은 오래된 음식이지만, 표현 방식은 언제든 새로울 수 있다”며 “전통 엿을 K-캔디로 진화시키는 것이 미당의 방향”이라고 강조한다.



음악 청년에서 전통식품 경영자로

안형진 대표의 이력은 다소 이채롭다. 그는 어릴 적부터 공장 한켠에서 엿을 고는 솥의 냄새를 맡으며 자랐지만, 한때는 음악을 전공하며 무대 위 감각을 즐기던 청년이었다. 그러나 성장 과정에서 부모의 가업을 가까이 지켜보며 ‘전통을 새롭게 표현하는 일’에 더 큰 의미를 느끼게 됐고, 결국 자연스럽게 엿의 세계로 돌아왔다.

안 대표는 “부모님이 20년 넘게 지켜온 기술은 그 자체로 완성형이었지만, 시장과 소비자와의 접점은 새롭게 설계할 필요가 있었다”며 “제가 음악을 하며 체득한 감각과 마케팅 경험이 지금 미당의 색깔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가족이 만든 공정, 정직함을 핵심 가치로 미당의 뿌리는 가족이다.

창업주 안동열 씨는 정읍 정우면에서 엿 제조 공장을 운영하며 전통 방식과 정직한 공정을 고수해왔다.

형제 역시 어릴 때부터 공장 일을 보며 자랐고, 서로 다른 길을 걸었지만 가족의 기반에는 늘 ‘엿’이 있었다.

이러한 가족 중심의 서사는 미당의 경영철학으로 이어진다. 안 대표가 가장 중요하게 꼽는 가치는 “정직함은 기술을 이긴다”는 원칙이다.

그는 “식품은 결국 사람이 먹는 것인 만큼, 눈앞의 트렌드보다 기본과 원칙을 지키는 것이 장기적으로 가장 강력한 경쟁력”이라고 말한다.

이 같은 철학은 원재료 선택부터 제조 공정, 위생 관리까지 전 과정에 반영돼 있다.

전통 방식의 깊이는 유지하되, 현대적 설비 도입을 통해 위생과 품질의 표준을 끌어올린 것이 미당의 강점이다.



정우면 공장에서 소성식품특화농공단지로

미당은 정읍시 정우면의 작은 공장에서 출발했다. 이후 소성식품특화농공단지로 자리를 옮기며 제조 환경을 체계화했고, 공정 관리와 패키지, 브랜드 전략을 전면 재정비했다. 단순 납품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SNS, 팝업스토어, 박람회 등을 통해 소비자와 직접 만나는 전략으로 전환한 것도 이 시기다.

안 대표는 “전통의 깊이를 유지하되, 젊은 감각과 사용자 경험을 더한 것이 미당 성장의 핵심 포인트다”며 “엿을 ‘선물하기 좋은 간식’, ‘가볍게 즐기는 캔디’로 인식시키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쌀’에서 출발한 CI, 전통과 미니멀의 결합

미당의 CI(기업 이미지) 역시 이러한 방향성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CI는 ‘쌀’이라는 단어에서 출발했다. 엿의 근본 원재료이자 한국 전통 식문화의 상징인 쌀을 모티브로, 전통적 정서와 젊은 세대의 미니멀한 감성을 조화롭게 담아냈다. 과하지 않지만 분명한 정체성, 전통적이되 촌스럽지 않은 디자인은 미당 제품이 백화점, 카페, 온라인 플랫폼 등 다양한 유통 채널에 자연스럽게 녹아들 수 있는 기반이 되고 있다.



전통엿을 넘어 ‘새로운 전통 간식’으로

미당의 제품군은 땅콩엿, 호박엿, 생강엿, 복분자엿, 각종 견과엿 등 전통 라인을 기반으로 한다.

여기에 현대 소비자 취향에 맞는 재료를 선별해 남녀노소 누구나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새로운 전통 간식’을 목표로 레시피와 패키지를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하고 있다. 특히 젊은 세대를 겨냥한 SNS 콘텐츠와 감각적인 패키지는 “엿에 대한 인식을 바꿨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미당은 엿을 더 이상 명절 음식이나 어르신 간식에 머물게 하지 않고, 일상 속 간식이자 K-푸드 콘텐츠로 확장시키고 있다.



해외 시장, K-캔디로 도전장

미당의 시선은 국내를 넘어 해외로 향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도·소매상, 팝업스토어, 백화점, 카페, 온라인 판매 등 다양한 접점을 확대하고 있으며, 해외 시장은 K-푸드 수요가 높은 동남아와 중동권을 1차 목표로 설정했다.

안 대표는 “외국인 소비자에게는 ‘엿’이라는 단어보다 ‘K-캔디’라는 개념이 더 직관적”이라며 “전통 간식의 현대화라는 메시지는 글로벌 시장에서도 충분한 경쟁력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미당은 해외 소비자 입맛과 문화에 맞춘 제품 개발을 병행하며 수출을 준비 중이다.



10년 후, K-스낵 기준점을 꿈꾸다

미당의 장기 청사진은 분명하다. 단순한 엿 브랜드를 넘어, 동결건조 간식, 건강 스낵, 카페 협업 제품 등으로 라인업을 확장해 한국형 전통 스낵을 대표하는 종합 식품 브랜드로 성장하는 것이다. 강점으로는 가족 기반의 정직한 공정, 빠른 제품 개발력, 시장과 호흡하는 감각을 꼽는다.

반면 아직 대규모 생산 체계를 안정적으로 확장하는 단계라는 점은 약점으로 인식하고 있지만, 시스템화와 인력 확충을 통해 빠르게 보완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전통을 지키되 머무르지 않는 기업, 과거의 유산을 미래의 콘텐츠로 바꾸는 브랜드. 전북 정읍 소성식품특화농공단지의 미당은 K-캔디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세계 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서울=정종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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