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누리] 마부정제(馬不停蹄)



‘마부정제(馬不停蹄)’는 말이 발굽을 멈추지 않는다. 쉬지 않고 달려 나아간다는 뜻이다. 중국 원나라의 유명한 극작가인 왕시푸(王實甫)의 작품 ‘여춘당(麗春堂)’에 나온다.

원문은 “적을 공격할 때에는 적이 미처 손쓸 틈이 없이 재빠르게 공격해야 하고, 일단 공격을 시작하면 쉬지 않고(말발굽을 멈추지 않고) 적을 사지로 몰아야 한다(的他急難措手 打的他馬不停蹄)

말발굽은 어떻게 생겨났을까? 지구상에 말이 등장한 것은 대략 5500만 년 전의 일이다. 조상 말의 모습은 지금의 말과 크게 달랐다. 몸집이 개(犬)만 했으며, 발가락도 3~4개에 달했다. 발가락이 많은 만큼 지금의 말처럼 빨리 달리는 것은 불가능했다. 그러나 지금 말의 몸체는 개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커졌다. 발가락 역시 그 수가 줄어들면서 하나의 커다란 발가락으로 줄어들었으며, 이 발가락(말발굽)은 두꺼운 각질로 덮여, 빨리 달리면서 땅으로부터의 충격을 흡수할 수 있었다.

그동안 과학자들은 말이 어떤 과정을 거쳐 이렇게 큰 변화를 했는지에 대해 연구해왔다. 뜨거운 논란도 이어졌지만, 서로를 납득할만한 이유를 대지 못했다. 그러나 최근 첨단 기술을 통해 그 원인이 밝혀지고 있다.

미국 자연사박물관에 전시중인 5,500만년 전 말의 조상 ' ‘히라코테리움(Hyracotherium)’은 개처럼 작았고, 앞발에는 3개, 뒷발에는 4개의 발가락이 있었으나 숲에서 초원으로 서식지를 옮기면서 지금의 강한 말발굽으로 변신했다. 3D 스캐닝 분석으로 확인해보니 말의 조상 하이라코테리움 앞발에는 3개, 뒷발에는 4개의 발톱이 달려 있었다. 그러나 몸체가 개 정도에 불과했기 때문에 지금의 말 다리뼈와 비교해 매우 작았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다리뼈와 몸체에 변화가 일어났다. 다리뼈는 강한 압력에 견딜 만큼 강해지기 시작했다. 다리뼈가 강해지면서 발가락 역시 변화가 이어졌다. 땅으로부터의 강한 압력에 견디기 위해서다. 연구팀은 이 같은 다리뼈의 변화가 몸체 변화와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추정했다.

숲에 살 때는 맹수들로부터 눈에 띠지 않기 위해 작은 몸집이 필요했다. 또한 오랜 시간 달릴 필요가 없었다. 때문에 앞발에는 3개의 발가락이, 뒷발에는 4개의 발가락이 달려 있었다. 좁은 공간에서 민첩하게 움직이며 맹수들로부터 자신을 보호해야 했기 때문이다. 숲에서 나와 넓은 초원에서 살기 위해서는 그곳 실정에 맞는 변신이 필요했다. 가장 큰 위협은 초원의 맹수들이었다. 가능한 많은 먹이를 저장해야 했다. 그러기 위해 큰 몸집이 필요했다. 맹수의 위협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서는 강하고 긴 다리가 필요했다.

말발굽은 아주 단단한 각질 구조로 되어 있다. 주성분은 '젤라틴'으로, 사람의 손·발톱과 비슷하다. 말발굽 앞쪽은 자세히 보면 비스듬하게 경사져 있다. 이는 앞발로 착지할 때 지면과 45~50도 각도를 이루어 굽 바닥이 지면과 평행을 이룰 수 있게 해준다. 말발굽이 받는 충격을 분산시키는 역할도 한다. 또, 스프링처럼 탄성을 가지고 있다. 사람들은 말의 능력을 더 높이기 위해 말발굽에 '편자'라는 U자형 쇠붙이를 붙인다. 편자를 발굽에 대고 못을 박아 고정한다. 편자는 말의 신발과 같다. 사람이 신발을 신으면 맨발로는 하기 어려운 일이나 운동을 할 수 있는 것처럼 말발굽에 편자를 박으면 발굽이 닳거나 상처입는 것을 막을 수 있다.

2026년 말의 해를 맞아 아름다운 갈기를 휘날리며 초원을 달리는 말처럼 모두가 자신의 꿈을 향해 힘차게 나아가는 한 해가 되길 바란다./이종근(문화교육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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