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금으로부터 2500년전 중국 춘추전국시대에는 백성들이 평판이 좋은 지도자를 찾아 옮겨다니며 살 았다.국경개념이 희박했던 시기여서 왕이나 제후들이 정치를 잘하고 살기좋은 곳이라는 소문이 나면 백성들이 집단으로 이주하기도 했다.
초(楚)나라의 대부인 섭공(葉公)이 공자에게 “선생님 날마다 백성들이 도망가니 천리장성을 쌓아서 막기라도 할까요”라며 자신의 고민을 털어놨다.이에 잠시 생각에 잠긴 공자는 ‘근자열 원자래(近者說 遠者來)’라는 여섯 글자를 남기고 떠났다고 한다.
이는 논어(論語) 제13편 자로(子路)에 나오는 글귀다.
‘위정자가 선정(善政)을 베풀어 정치를 잘 하면 내 관할 지역의 백성들이 즐거워하고, 이 같은 소문이 다른 지방과 이웃 나라에까지 퍼지면 멀리서도 사람들이 몰려오게 될 것’이라는 의미다.
공자가 살았던 당시 지도층이었던 제후를 비롯한 이른바 정권 실세들은 공자를 직접 방문하거나 혹은 자신의 집으로 초청, 정치에 관해 자주 묻곤 했다.
가까이 있는 사람을 진심으로 소중하게 대하시길 바란다. 부모, 배우자, 자녀, 친구 등 허물없는 이들에게도 해당되는 말이다.
새 사람 찾는 것도 좋은 일이지만, 곁에 있는 좋은 사람 안 놓치는 것이 더 중요한 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국가에 상처를 받고 그 나라를 떠나는 사람이 늘어나는 우리의 현실을 보면 2,500년 전의 얘기임에도 소름돋는 얘기가 아닐 수 없다.
지방선거 열기는 뜨거워 보이지만, 같이 치러질 교육감 선거에 대한 무관심이 우려된다. 지방분권을 강조하는 현 정부에서 교육감의 권한은 막강하다. 대학수학능력시험 개편안, 안전교육, 학교폭력 근절 등을 학교 현장에서 수행하는 기관장이 17개 시·도 지역 교육감이다.
가장 무서운 것이 ‘무관심’일까. 촛불혁명으로 대한민국이 많이 달라졌다지만, 크게 달라지지 않는 곳이 바로 학교다.
이뿐인가. 경쟁의 늪으로 전락한 학교에서 집단적 우울감과 스트레스로 힘겨워하는 대다수 학생들을 생각해 보라. 이들을 치유해줄 교육 프로그램은 언제쯤 우리 사회에 정착될 수 있을까. 정치가 개인의 삶과 긴밀히 연결돼 있다는 깨달음 속에 부정한 권력을 탄핵한 촛불혁명의 역사가 불과 2년 전이다. 이것이 촛불교육혁명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직 그 교육적 폐해가 극에 달하지 않아서일까. 소리 없는 광란의 입시 경쟁에 아이들은 여전히 신음하고 있다.
정치의 궁극적인 목표는 결국 가까이 있는 사람들에게 기쁨과 희망을 주어야 한다. 따라서 ‘근자열원자래’는 정치를 하고 있는 사람에게 반드시 필요한 덕목이라고 모두가 얘기하는 이유인지도 모르겠다.
자신이 영향을 주는 사람들은 가까운 사람이다. 대통령은 국민 모두에게 영향을 주기 때문에 가까운 사람들은 다름 아닌 국민들이다. 도지사는 도민들에게 영향을 주므로 도민들이 가까운 사람이다. 시장 군수나 지방의회 의원들도 자신의 지자체 주민들이 가까운 사람들인 셈이다.
자신으로 인해 근자열 원자래(近者說 遠者來)가 생기면 정치를 잘 하는 것이다. 반대로 가까운 사람들이 기쁨 대신에 열을 받아서 떠나간다면 정치를 잘 못하는 것이 되고 만다. 근자열 원자래(近者說 遠者來)야말로 정치와 인간관계의 소중한 바로미터가 아닐 수 없다.
정치는 사람의 마음을 얻는 일이다. 정치는 먼저 가까이 있는 사람들을 기쁘게 해야 한다. 그 기쁜 마음이 있어야 사람의 마음이 움직이기 때문이다.
정치는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행해지는 것이다. 리더를 중심으로 한 사람, 두 사람, 세 사람이 모이기 시작하면 관계가 형성된다. 그 때문에 사람과 사람의 관계를 가장 좋은 방향으로 이끄는 것이 정치의 기본 이치다. 6월 1일 시장선거와 관련, 지역발전의 가늠자가 될 각종 현안이 이해관계가 엇갈리는 첨예한 이슈로 서서히 점화되고 있다. 출마가 예상되는 당신은 어떤 종류의 사람인가. /이종근 기자(문화교육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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