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대통령이 국가 예산을 총괄하는 장관 자리에 야당 정치인을 지명했습니다.
이를 두고 여당과 야당, 정치평론가들의 해석은 엇갈립니다.
“실용주의 인사다”, “야당 흔들기다”, “내년 지방선거를 겨냥한 중도 확장 전략이다.”
우리는 대통령의 정확한 의중을 알 수는 없습니다.
다만 경제 회복과 국민 통합을 위해 폭넓게 인재를 기용하겠다는
중도 실용주의 인사 자체를 무조건 폄훼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동안 역대 정권이 국민의 심판을 받고 재집권에 실패한 배경에는 늘 ‘인사 문제’가 깊게 자리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번 이혜훈 사태를 보며,
8년 전 제작했던 독일 앙겔라 메르켈 총리 다큐멘터리가 떠올랐습니다.
메르켈은 이념과 정책이 다르고 강력한 경쟁 관계에 있던 야당의 마음을 움직여
독일 역사상 가장 안정적인 연립정부를 만들어냈습니다.
당시 메르켈은 16년 장기 집권 중이던 보수 정당 기민연합의 대표였습니다.
총선에서 1당이 되었지만 과반에는 실패했고, 정국의 안정적 운영을 위해 두 번째로 많은 의석을 얻은 사회민주당(진보)에 연정을 제안합니다.
보수와 진보의 연합.
우리 정치 현실에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선택입니다.
그러나 메르켈은 해냈습니다.
권력을 독점하지 않는 양보와 신뢰의 정치때문입니다.
메르켈은 사민당에 부총리, 외교, 법무 등 핵심 장관 자리를 맡겼고 의석 비율보다 많은 장관직을 배분했습니다.
무엇보다 사민당의 진보 정책을 과감히 수용했습니다.
보수 진영 내부의 반발과 우려도 컸지만, 메르켈은 정치적 안정이 국가 운영의 출발점임을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자신의 당을 좌측으로 이동시키는 결단을 내렸습니다.
이혜훈 후보자 지명 소식을 들었을 때 저 역시 반갑고 기대가 컸습니다.
이념을 뛰어넘는 시도이고, 선거 때마다 나라가 반쪽으로 갈라지는 현실을 지켜봐 왔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파격적인 인사는 뜻밖의 복병을 만났습니다.
논란의 중심에는 결국 후보자 자질문제와 우리 정치의 고질적인 인사 검증 시스템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최근 사태를 지켜보며 다시 한 번 절감합니다.
지금 우리 사회에 가장 시급한 정치개혁의 출발은
제도 이전에 사람,곧 올바른 리더를 길러내는 일입니다.
통일교 논란, 공천 비리, 반복되는 인사 의혹들.
서로를 향해 “내로남불”이라 손가락질하고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 나무란다"는 비아냥을 언제까지 지켜봐야 할까요.
이번 사태에서 보듯 잘못된 정치의 피해자는 정치인이 아닙니다.
그들은 물러난 뒤에도
다시 돌아오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습니다.
그리고 국민을 위한 정치를 말하면서 ‘그들만의 리그’로 되돌아옵니다.
이제는 방향을 바꿔야 합니다.
지금은 어렵더라도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사회만큼은
더 깨끗하고, 더 책임 있는 리더들이 이끌어가야 합니다.
이를 위해 교육과 인재 양성에 국가와 사회가 함께 힘을 모아야 합니다.
얼마 전 전남 나주의 작은 시골 초등학교 아이들에게 이태석 신부님의 삶을 들려주었습니다.
초등학교 1, 2학년 아이들이 건네준 글과 그림 속에서 저는 분명한 희망을 보았습니다.
동탄의 한 고등학교 학생들은 바자회를 열어 이태석 정신을 실천했고, 고려대학교에서는 ‘이태석 리더십’이 정식 교과목으로 채택되었습니다.
이태석 리더십의 핵심은 단순합니다.
권력이 아니라 책임,
지배가 아니라 섬김,
이념이 아니라 인간입니다.
정치는 하루아침에 바뀌지 않습니다.
그러나 사람은 길러낼 수 있습니다.
2026년, 메르켈 총리와 같은 품격 있는 정치 지도자를 키워내기 위해 이태석 리더십이 더 넓은 교육 현장으로 뿌리내려야 한다고 믿습니다.

💬 댓글 (0)
댓글을 작성하려면 로그인이 필요합니다.
로그인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