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와 미래]번데기화 된 정치, 번데기화 된 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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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철학자 아놀드 토인비의 말을 먼저 들어보자. 그는 문명도 생장쇠멸하는 과정에 놓인다고 하는 것을 실증적으로 검증한 사람이다. 문명이 발생하고 성장할 때는 창조적 소수자들이 도전에 대해 응전하면서 새 문명을 일으킨다고 한다. 반대로 문명이 쇠퇴할 때는 기득권층이 자기들의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폐쇄적으로 자기 보호에만 급급해한다는 것이다. 이것을 그는 “문명의 번데기화”라고 한다. 문명이 번데기화하면 결국은 멸망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현재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전반에 걸쳐 존재하는 기득권층이 번데기화를 보이고 있다. 경제 규모 10위권에 들면서부터다. 여의도라는 껍질에 갇혔다. 그렇게 번데기화 되면서 현재는 10위권에서 밀려나 있다. 오늘은 나라 전체 보다 전라북도의 경우를 집중적으로 보자. 전라북도의 경우는 번데기화가 더 심각하다. 농경시대에 풍요로웠던 기억 속에 갇혀있다. 지금은 낙후 지역인데도 불구하고 도전과 창조 의지가 없다. 기득권을 지키려는 토호들이 여론을 장악하여 새로운 시도가 막혀있다. 새만금 과제나 지역 통합과제도 기득권 지키려는 세력에 막혀 실질적 발전계획 자체를 세우지 못하고 있다.

내가 대학에서 일하던 때의 기억이다. 중국과의 산학협력 조직을 활용하여 도내 기업인들이 중국 시장에 진출하는 길을 열어놓고 참여를 권유한 적이 있다. 대학과 지역이 하나가 되어야 한다는 과제를 실천하는 길이었다. 교류하는 중국 측에서는 즉각 참여하여 국내 시장에 들어온 기업이 있었다. 그러나 도내 기업인들은 별로 관심이 없었다. 옛날부터 해오던 관행대로 사업해도 충분하다는 것으로 보였다. 그러니 언제나 골목 경제 수준에 머무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전국 대비 2% 경제라고 자조한다. 기득권인 초급 지방 정부, 초급 지방의원들의 소지역주의로 광역화된 규모의 경제를 추진하지 못하고 있다.

노태우 대통령이 새만금 방조제 기공식에서 말했다. 10년 뒤에는 이곳에 부산만 한 도시가 들어선다고 하였지만 40년이 지난 지금, 돌고 돌아 다시 새만금 카지노 타령이다. 새만금은 정치인들이 말로만 선심 쓰는 재료로 전락했다. 기득권자들을 가려주는 포장지로 되었다. 그들은 서울에 집 한 채씩 미리 준비해 둔 사람들이다. 전라북도에서 단물 빨아먹고 노후엔 서울 가면 되는 사람들이다. 이것이야말로 “번데기화”다. 남은 길은 망하는 길이다. 그들의 눈에는 이 길이 보이지 않는 것이다. 도민들은 이제 전북 정치에서 새만금과 지역통합은 지워버리라고 한다. 기득권의 말싸움에 신물 나기 때문이다. 희망은 팽개치고 분노만 남는다.

다시 역사 이야기를 한다. 로마는 영원히 자기들이 패권국일 줄 알았다. 대항해 시대가 될 줄을 몰랐다. 콜럼버스가 항해를 지원해달라고 했지만 외면 하였다. 그를 받아들인 스페인이 새로운 제국이 되었다. 스페인은 대항해 시대를 주도하며 아메리카 대륙에서 황금을 약탈하여 부의 제국을 이루었다. 스페인의 전성기에 영국이 산업혁명을 시작하였다. 북유럽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스페인의 한 재상이 자기 나라도 산업혁명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였지만, 왕과 모든 각료들은 무시하였다. 결국 주도권은 영국으로 갔다. 영국은 금융자본주의로의 변화에 대응하지 못해 주도권이 미국으로 넘어가게 되었다.

이제 현대 이야기를 해보자. 중국의 등소평이 개혁개방을 시작했기 때문에 오늘날의 중국이 되었다. 러시아와 베트남이 개혁개방으로 국가 부흥을 이룩하였다. 1990년, 내가 소련을 방문했을 때 상점의 모든 진열대는 거의 비어 있었다. 곧 망할 나라로 보였다. 당시 고르바쵸프가 개혁개방을 하였다. 그 결과 러시아로 다시 부활하였다. 베트남 공산당도 개혁 개방하여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베트남산 자동차를 미국에 수출하는 나라가 되었다. 번데기의 껍질을 벗어야 나비로 날 수 있다는 실례를 보여준다. 세계가 슬기모(콘텐츠)산업을 주축으로 하는 생산방식으로 바뀌고 있다. 전북도민,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그러한 문화자본주의로 가는 새 시대를 설계하며 도전하시기 바란다.

/김도종 (사)한국 소프트웨어 기술인협회 이사장. (전) 원광대학교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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