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월오봉도에서 착안한 최신 작품 전시

유휴열미술관 ‘유휴열의 생·놀이-선과 색’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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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휴열미술관이 다음달 31일까지 유휴열 작가 개인전 ‘생(生)·놀이&;선(線)과 색(色)’을 갖는다.

전시는 한 해를 마무리하는 시점에 맞춰 삶을 되돌아보게 하는 주제성과 함께, 작가가 오랜 시간 탐구해 온 ‘선’과 ‘색’의 본질을 재해석, 신년까지 이어간다.

작가는 한결같이 인간과 자연, 전통과 현대, 물질과 비물질의 관계를 성찰해 왔다. 알루미늄 판 위에서 빛과 소리 같은 비물질적 감각을 회화적 언어로 옮기는 ‘알루미늄 부조회화’는 그의 대표적 성취 중 하나다. 차갑고 단단한 금속의 표면에서 따뜻한 삶의 흔적과 우주의 질감이 느껴지는 작품들은 작가 특유의 조형 감각과 깊은 사유를 보여준다.

전시는 일월오봉도에서 착안한 최신작 위주로 ‘유휴열의 생·놀이-선과 색’ 전시를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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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월오봉도는 조선시대 왕이 앉는 자리에만 놓이던 왕실 전용 그림으로, 해(일)와 달(월), 다섯 개의 산(오봉)을 그린 상징적 풍경도다. 관람객들은 전시장에서 작품을 감상하고, 필요에 따라 바로 옆 작업실에 들러 작업과정을 살펴보며 작가와 직접 대화를 나눌 수도 있다.

모악산 밑에서 그림을 그리고 있는 작가는 ‘생·놀이 춤’, ‘생·놀이 사랑’ 등 작품마다 인생사가 짙게 드리우고 있다. 오랫동안 이어오고 있는 ‘생·놀이’시리즈는 물질문명에 시들어 가는 자연과 그로 인해 황폐해지고 있는 사람들의 존재를 회복시키는 작업에 다름 아니다.

잘못 그려진 비현실적인 형태, 일그러진 포름, 내키는대로 그어진 선, 붓자국, 효과 없이 칠해진 색채들을 소중히 추스르는 것은 삶의 행, 불행의 틀을 부셔버릴 때, 훨씬 자유로워지듯이 규격화된 개념에서 벗어날 수 있을 때, 자연적 생명에 그만큼 더 접근할 수 있음을 믿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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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인간과 자연, 전통과 현대의 융합과 물성에 대한 끊임없는 성찰과 실험은 구상과 추상을 아우르는 이미지들을 표현해냈다.

빛과 소리 같은 비물질을 물질화시키는 작업의 하나로 알루미늄 부조회화가 탄생됐고, 우주의 삼라만상과 인간 삶의 희노애락을 차가운 알루미늄판 위에서 따뜻하게 풀어낸다. 알루미늄을 오리고 두드리고 구부려서 그 자체의 모든 속성을 변화무쌍하게 끌어내며 빛의 굴절과 방향에 따라 다르게 보이도록 한다. 그는 오늘도 철저하게 자신의 감각과 감성, 자신의 몸으로 그리며 치열하고 진지하게 삶과 작품을 동일시하듯 ‘생 놀이’를 한다.

작가는 “일월오봉도에는 그 당시 사람들의 우주관과 철학이 다 들어 있는데, 지금 시대의 우주관과 철학은 어떻게 담아낼 수 있을까를 고민했다”면서 “궁극적으로는 선과 면, 색을 통해 느낌을 강조하다 보니 다소 비구상적인 작품 위주로 전시를 하게 됐다”고 했다.

유가림 관장은 “유휴열 작가의 이번 전시는 삶의 굴곡과 존재의 깊이를 선과 색으로 다시 쓰는 작업”이라면서 “그의 작품은 단순한 미술적 표현을 넘어 관람객 스스로 자신의 ‘生 놀이’를 돌아보게 하는 기회를 제공한다”고 했다.



작가는 1949년 정읍 출신으로 전주대 미술교육과와 홍익대 미술대학원 서양화과를 졸업했다. 벨기에 국제회화전 특별상, 예술평론가협회 최우수 작가상, 서울 국제 아트페어 대상, 목정문화상, 전북대상, 한국작가상, 전라북도 예술대상 등을 수상했으며, ‘2020년 문화예술 발전 유공자’ 시상식에서 보관문화훈장을 받았다.

국립예술의 전당, 뉴욕 그리니치 하우스, 오사카 현대 미술관, 전북예술회관, 서울 인사아트센터, 서울 금보성 아트센터에서 개인전을 가졌으며, 500 여회의 단체 및 초대전을 치렀다./이종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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