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소년의 스마트폰 사용이 건강을 위협하는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는 가운데, 스마트폰 과사용이 청소년 성장판 폐쇄 시기를 앞당긴다는 현장 의료진의 경고가 잇따르고 있다.
유네스코(UNESCO)는 2024년 교육기술 보고서(GEM Report)에서 181개 교육 시스템(education systems)을 조사한 결과, 2025년 기준 약 79개 교육 시스템(전체의 약 40%)이 학교 내 스마트폰 사용 금지 또는 제한 정책을 시행 중이라고 발표했다. 이는 1년 전 60개 시스템에서 19개가 추가된 수치로, 세계적으로 학교 스마트폰 규제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프랑스·영국은 이미 학교 내 휴대폰 사용 전면 금지 정책을 도입했고, 호주는 2025년 12월부터 만 16세 미만 SNS 전면 금지라는 세계 최초의 강력 규제를 시행할 계획이다.
이러한 세계적 흐름은 스마트폰 과의존이 단순한 습관 문제가 아니라 수면·정신건강·비만·학업 저하·조기 사춘기 등 광범위한 청소년 건강 문제와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최근 국내 성장클리닉에서는 “스마트폰 사용과 성장판 조기 폐쇄”의 직접적 연관성을 포착하고 있다.
하이키한의원 창원점 성진혁 원장은 최근 내원 환자들에서 뚜렷한 변화가 보인다고 말한다. “최근 1년 새 중학교 1~2학년 남학생, 초등학교 6학년 여학생이 ‘키가 안 큰다’며 내원하는 경우가 부쩍 늘었다. 성장판 검사를 해보면 이미 닫히거나 거의 닫힌 경우가 예상보다 많다”라고 전했다.
이어 성 원장은 “이 아이들의 공통된 생활습관을 발견했다. 아이들의 늦은 수면 시간과 스마트폰 사용량이 거의 동일한 패턴을 보였는데, 대부분 밤 11시~12시 넘어까지 스마트폰으로 영상·게임을 하거나 SNS를 하다 잠드는 경우였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스마트폰 과사용이 단순히 수면 시간을 줄이는 데 그치지 않고, 성장호르몬 분비를 방해하고 사춘기 속도를 빠르게 하는 방식으로 성장판을 위협한다고 지적했다. “성장호르몬은 잠든 뒤 처음 2~3시간 가장 많이 분비된다. 그런데 스마트폰의 블루라이트는 멜라토닌을 최대 50%까지 억제해 깊은 수면을 방해하고, 결과적으로 성장호르몬 분비가 크게 줄어들어 이 상태가 1~2년만 지속돼도 성장 속도는 눈에 띄게 떨어진다.”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그는 내원 사례를 통해 스마트폰 사용과 성장 정체가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현장에서 체감하고 있다. “초6 여학생들 중 최근 1~2년 동안 키성장이 거의 없고 내원하는 아이들을 보면 대부분 밤 12시 넘어 잠들고, 스마트폰 사용 시간이 하루 3~5시간 이상이다. 중1~2 남학생들도 마찬가지로, 이런 패턴이 1~2년 계속되면 성장판이 예상보다 빨리 닫히기 때문에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라고 말했다.
하이키한의원 창원점 성진혁 원장은 부모와 학교, 정부가 함께 움직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마트폰 문제는 가정만의 문제도, 학교만의 문제도 아니다. 국가·학교·가정이 함께 기준을 정하고 지켜줘야 아이들의 성장을 지킬 수 있다. 특히 부모님은 수면·식사·운동·스마트폰 시간을 반드시 점검해 줘야 한다”라며 “겨울·여름방학 같은 긴 휴식 기간이 아이의 성장환경을 바로잡을 ‘골든타임’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성 원장은 “성장은 기다려주지 않습니다. 스마트폰과 늦은 수면이 몇 달만 지속되어도 성장판은 눈에 띄게 반응한다. 지금부터라도 생활을 바로잡아야 아이의 키 성장을 지킬 수 있다.”라고 조언했다.
한편, WHO는 2024년 보고서에서 “청소년의 과도한 온라인 활동이 우울, 불안, 충동성 문제를 증가시킨다”며 각국 정부에 디지털 사용 규제와 교육을 권고했다. 최근 해외 연구에서는 블루라이트 노출 시간이 긴 실험동물에서 사춘기 발현이 앞당겨진 결과가 발표되며 스마트폰 사용과 성조숙증의 연관성도 제기되고 있다./박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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