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오숙 전북소방본부장이 9일 익산시 부송동 한 고층 아파트 단지를 찾아 화재 안전대책을 점검하고 있다./사진=전북소방본부 제공
전북 영구임대 아파트 93%는 스프링클러조차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작은 불씨 하나로 수많은 사상자를 낸 홍콩 아파트 화재 참사가 남의 일이 아닐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9일 국회 국토교통위 신영대(군산·김제·부안갑) 의원이 한국토지주택공사(LH)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노후 아파트 화재 대비용 스프링클러 설치 대상인 영구임대주택은 전북 8곳을 포함해 전국 126개 단지에 총 14만3,167호, 이 가운데 현재 그 설치가 완료됐거나 올 연말까지 설치될 예정인 세대는 고작 10% 수준인 1만4,935호에 불과했다.
전북지역은 한층 더 심각해 전체 9,209호 중 695호(7.5%)에 그쳤다. 즉, 10세대 중 9세대 가량이 사실상 화재 위험에 무방비 상태로 노출된 셈이다.
특히, 정읍 A아파트 스프링클러 설치율은 고작 0.4%를 보였다. 전체 925호 중 단 4호만 설치한 게 전부였다.
전주 B아파트 또한 1.8%(1,650호 중 30호)에 머물렀다. 남원 C아파트 4.8%(625호 중 30호), 익산 D아파트 5.1%(686호 중 35호), 김제 E아파트는 5.2%(573호 중 30호)를 보이는 등 도내 전역이 유사했다.

심지어 도내 최대 영구임대 단지인 군산 F아파트조차 스프링클러 설치율은 11.8%, 전체 1,954호 중 230호만 갖춰진 것으로 파악됐다.
더 큰 문제는 스프링클러 보급이 더디다는 점이다.
하나 같이 지은지 30년 이상된 노후 아파트라 설비 구축이 쉽지 않은데다, 재원 또한 넉넉지 못해 그렇다는 얘기다. 이렇다보니 LH는 2030년까지 순차적으로 보급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만큼 화재에 대한 경각심은 한층 더 중요해지고 있다. 곳곳에서 크고 작은 화재가 꼬리 물면서 사상자가 속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10년간 전국 LH 임대 아파트 화재사건을 분석한 결과, 해마다 약 140건씩 불이 났고 그 사망자만도 연평균 4명에 달했다. 이 같은 화재 사망률은 연평균 2.54%에 달해 일반 아파트(1.3%)보다 2배 가량 높은 실정이다.
신 의원은 “LH가 2030년까지 스프링클러 설치를 완료하겠다고 목표했지만, 실제로는 리모델링이 진행되는 단지에서만 그 시공이 가능한 탓에 상당수 세대는 설치 시기를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해마다 화재로 인한 사망자가 발생해온 만큼, 보다 신속한 설치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전북소방본부는 홍콩 아파트 화재참사 직후 연일 도내 고층 건축물 20여개 단지를 중심으로 안전대책을 점검하고 있다. 9일 또한 익산시 부송동 한 고층 아파트 단지를 점검했다.
이오숙 소방본부장은 “고층 건축물은 화재 발생시 대규모 피해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정기적인 점검과 유관기관간 협력을 강화해 초기 대응능력과 신속한 피난체계를 확립하는 게 중요하다”며 “도내 고층 건축물의 안전관리 수준을 지속적으로 높여 도민의 생명과 재산 보호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정성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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