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벌써 12월이다. 올 한해도 또 이렇게 빠르게 저문다.
되돌아보니, 국가적으로는 갑작스런 내란으로 거덜날 뻔했던 나라 전체 분위기를 다시 바로잡은 일로 한 해가 저물고, 개인적으로는 조사 정리하는 문화 관련 일들이 많아 눈코뜰새없던 한해였다. 해서 한 해 동안 매달 쓰는 칼럼도 빠뜨리기가 일쑤였다.
내년 상반기엔 다시 지방선거가 있다. 1995년 6월 27일 지자체장 선거가 시작된 이후 벌써 30년 한 세대가 흘러갔다. 새로운 희망으로 출발한 전북 지자체장 선거와 지자체 제도는 그동안 우리 전북인들에게 그럼 무엇을 가져다주었고, 전북 도민들은 이를 통해 과연 무엇을 얻었을까.
이 지자체 실시 이후 전북이 한 가장 기억되는 큰 사업으로는 1987년부터 시작된 ‘새만금간척사업’, ‘2023년 새만금 세계 잼버리대회’가 기억되고, 그 어느 것도 우리 전북인에게 참된 공감의 희망을 주는 것은 없다. 새만금 간척사업은 지금도 그것이 무엇을 위해 어디로 가고 있는지도 일반 도민들은 잘 모르고, ‘세계 잼버리대회’는 지금도 참아 고개들 들 수도 없을 만큼의 수치스러운 기억만 남기고 끝났다. 새만금 간척사업의 결과는 세계 최대 갯벌 파괴로 인한 어류의 32프로 감소, 해양 · 육상 생태계 붕괴, 만경수역의 수질 관리 실패, 내부 수익률 조작 의혹, 기업투자 인프라 리스크 등등, 그야말로 지금도 ‘밑 빠진 독’ 그 자체요, 21세기 ‘봉이 김선달 사업’의 대표적 사례가 되어 가고 있는 듯도 하다. 한때 정부 예산처에서는 전북도에서 올라오는 예산 문제 협의는 그저 “새만금 사업만 잘 되게 해준다.”라고만 하면 된다는 얘기까지 있었다고 할 정도이다. 2050년 완공까지 총 22조 7000억원이 들어간다는 정보도 있다. 한편, 이 사업은 이제 그 주관 부처가 전북이 아니라, 국가 ‘새만금청’이다.
이런 마당에, 최근 들어 전북도가 새 사업이라고 들고 나와 떠들고 있는 것이 이른바 ‘2036년 하계올림픽 추진’ 사업이다. 이 사업은 지방-연합개최 사업으로 추진되면서도 사업 추진 예산은 가난한 전북이 부담하는 식의 이상한 방식으로 추진되고 있고, 추진 성공 여부 자체가 현재 의문시 되는 상태로 알려져 있다.
이런저런 전북지역에서 추진된 큰 사업들 전체가 안고 있는 가장 핵심적인 문제들 두 가지를 지적해 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이 모든 사업들이 전라북도 지역 전체 모든 지역의 조화로운 자발적 종합발전 계획이 아니라는 점이다. 이런 사업들이 추진되는 동안, 전라북도 나머지 대부분의 지역들은 이런 예산 집중 배정으로 인해서, 전국에서 세 번째로 가난한 도민 예산이 이런 데로 몰리는 동안, 더욱더 극심한 가난 속에 허덕여야만 한다.
둘째, 이러한 사업 위주의 정책들의 더 큰 함정은, 이런 일련의 사업들이 전라북도 전체 혹은 전북지역 각 지역 지자체들의 중장기 발전계획과 무관하게 추진된다는 점이다. 1995년 지자체 제도가 실시된 이후 전북지역 지자체에 나타난 가장 큰 문제점 중의 하나가, 바로 각 지자체의 ‘중장기 발전 계획의 소멸’이다. 그때그때 각 지자체 지역 주민들이 눈귀에 알랑거려서 우선 선거표부터 확보하고 보자는 식의 대처가 이런 결과를 낳게 되었다. 그 결과는 전북의 모든 지자체가 ‘중장기 발전계획’ 자체를 포기해버린, ‘미래 없는 지역’이 된 비극적 현실이다.
또 한해가 저문다, 내년 6월, 앞으로 6개월 후에는 새로운 전북 각 지역 지자체 장을 뽑게 된다. 이때 우리 주민들은 두 가지를 꼭 바와 한다. 첫째, 이 사람이 주민들의 눈귀에 교언영색으로 알랑거리고 있는가 아니면, 지자체를 위해 진정으로 일을 할 수 있는 진심의 소유자인가. 둘째, 이 사람이 과연 자기 지역 발전에 관한 분명하고 탁월한 중장기 계획과 비전을 가지고 있는가 없는가.
한해를 보내며, 그래도 한 줄기 빛에의 희망을 가져본다. 새해에는 우리 전북특별자치도와 각 지역 지자체들도, 그 지역들만이 가지는, 다른 지역과는 차별화 되는, 무슨 창의적인 중장기발전 비전과 계획을 수립하고 부단히 수정해 가는 한 해가 되길 빌어본다./김익두(사단법인 민족문화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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