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27회 대한민국 남도민요 경창대회에 8년 동안 출전했다. 예선은 육자배기를 불렀다. 본선에서는 모두 2곡을 불렀다. 추첨을 통해 화초사거리를, 또 준비곡으로 흥타령을 불러 생애 2번째 대통령상을 받았다. 앞으로 더욱 더 정진할 것을 약속한다”
신정혜 전북특별자치도립국악원 민요반 교수가 달포 전에 열린 제27회 대한민국 남도민요 경창대회 결선에서 명창부 대상인 영예의 대통령상을 수상했다. 그는 제22회 박동진 판소리 명창·명고대회에서 대상인 대통령상의 영예를 안았다. 한 사람이 2개의 국악 관련 대회에서 대통령상을 받는 일은 거의 없는 기록이다. “이리 오너라 업고 놀자~ 사랑 사랑 사랑 내 사랑이야~(춘향가 중 사랑가)" 판소리에 관심이 없는 이라도 한번 쯤은 들어봤을 법한 구절이다. 수 많은 국악인에게 불린 노래이지만 신명창에게 오면 남다른 박력감과 품격이 두루 갖춰진다. 국악을 사랑하는 젊은 대중들 사이에서는 단연 으뜸이라는 평가다. 새전북신문이 ‘가(歌).무(舞), 악(樂)’을 대표하는 대한민국의 전통 예인이 되고 싶은 포부를 가진 명창을 만나보았다. /편집자주
신교수는 고 성창순 명창의 제자로 국가무형문화재 제5호 판소리 적벽가와 심청가 이수자이다. 안으로 한을 참아내는 계면조로 부르는 오직 그만의 절창. 댕기들인 쪽진 머리에 곱디 고운 옥비녀와 옥색치마로 단장한 채 이 세상을 호령하고 있는 신교수.
“소리만 잘 하려고 하지 마. 우선 사람이, 인간이 돼야 올바른 국악인이여" 소리꾼으로서의 자세를 늘 강조하는 그는 쥘부채 하나로 관객을 울리고 웃기며 구성진 가락과 풍부한 방울목으로 소리의 맥을 잇고 있다.
"예술인이 되려면 마음, 정신, 공력, 혼이 혼연일체가 되어야 한다. 혼이 담긴 예술, 겉과 속이 일치하는 사람의 진정성이 기본이 되어야 한다. 가(歌).무(舞),악(樂)을 대표하는 대한민국의 전통 예인이 되고 싶다"
신교수는 여창답지 않게 항이 크고 힘이 좋다. 또한 청구성을 타고났다. 그의 가장 큰 미덕은 치열함이다. ‘저러다가 뒷감당을 어떡하려나’ 싶을 정도로 질러나가는데, 나중에 보면 또 그만한 뒷심이 있음을 알게 된다.
그는 성명창의 제자이다. 그런 까닭에 신교수의 소리도 네모 반듯하게 짜임새가 있고, 소리길이 정확하고 또 야무져서 흐트러진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
김포출신인 신교수는 초등학교 4학년 때 담임 선생이 반학생들에게 단소와 농악을 가르쳐주신 것을 시작으로 국악을 처음 접하게 됐다.
그 후 5학년 때 방과후 민요반을 통해 소리를 시작하게 됐다. 피아노도 배웠지만 흥미를 느끼지 못했다.
하지만 한국전통음악 수업은 늘 기다려지고 재미있었다. 당시 민요반에서 단체로 수업을 받고 있었는데 선생이 개인적으로 판소리를 배워 보지 않겠냐 권유했고 본격적으로 판소리를 시작하게 됐다.
선생을 따라 ‘산공부(득음, 독공)’를 처음 가게 된 것이 국악의 길로 간 계기가 된 것 같다. 그 분이 판소리의 첫 길을 열어주신 고 이명희 선생이다.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명창들은 "소금기 있는 바닷가에서 노래하면 아무렇지 않은데 민물가, 특히 이른 아침 물안개 피는 산에서 소리를 하면 금세 목이 쉰다"고 했다. 일부러 습기 찬 곳을 찾는단 얘기다. 힘든 데서 연습하면 공력을 얻고 기교도 야무지게 하게 돼 어디서든 자신 있게 소리할 수 있다"
신교수는 어릴 때부터 흥이 많아 휴지나 보자기로 살풀이 춤 같은걸 흉내 내서 추기도 하고 노래부르는 걸 특히 좋아했다. 중학교 때는 가야금을 가르쳐주신 최옥희 선생니 국악 전공을 반대했던 부모님을 설득해주셨고, 국악고등학교에 진학하게 됐다.
"지금까지 이 길을 갈 수 있게 열어주신 여러 선생님들께 항상 감사드린다"
국악 불모지 대구에서 12살 때 대구시 무형문화재 제8호 판소리 흥보가 보유자인 이명희 선생을 사사, 국악계에 입문했다.
이어 주운숙 선생에게 심청가를, 성창순 선생에게는 심청가와 흥보가를, 송순섭 선생에게 적벽가를, 유미리 선생에게 춘향가를, 그리고 안숙선 선생에게는 수궁가를 사사, 찾아다니며 판소리 5바탕을 전부 배웠다.
더하여 중고제판소리진흥원 회원과 선영학회 동인으로 활동하며 판소리 원류를 찾는 작업을 하고 있다.
그는 세 번에 걸쳐 판소리 완창에 도전했다. 2017년 고 성명창을 기리는 무대로 서울 돈화문국악당에서 생애 첫 완창을 한 바 있다.
“스승은 어버이와 마찬가지라고 한다. 고 성창순명창은 제겐 어버이와 같은 존재이다. 선생께서 물려주신 보성소리 심청가 완창을 준비하면서 저는 이 구절을 마음에 담았다. 선생 생전에 소리를 들려드릴 자리를 마련하지 못한 점이 마음 아프다. 소리 안에서 선생이 남겨 놓으신 흔적과 그늘을 다시 만난다. 전해준 소리 안에서 대목마다 구절마다 다시 선생을 만나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나무는 바람을 붙잡을 수 없으나, 그 바람이 지나가고 난 흔적 만큼은 품을 수 있다고 믿는다. 소리를 물려주신 선생께 누가 되지 않도록 더 정진하겠다”
국악계 입문 23년 만에 처음으로 판소리 완창 발표회를 갖은 소리꾼 신교수. 스승인 고 성창순 명창이 물려준 보성소리 심청가를 대중 앞에 완창으로 풀어내는 첫 무대였다.
큰 산과도 같았던 선생을 추억하며 늘 단아하고도 꿋꿋하게 걸어가셨던 소릿길 인생을 회상해보며, 그리고 그 뒤를 이어가는 마음 속에 더욱 짙어만 가는 스승에 대한 그리움을 담아냈다.
이어 2024년 4월 27일에 전주 우진문화공간의 기획으로 전주 완창무대에서 ‘심청가’를 선보였다. 2024년 두 번째 완창무대는 판소리 김세종제 춘향가 무대로 12월 8일 국립국악원 풍류사랑방에서 펼쳐졌다.
아버지 신동만은 경북 의성 출신이고, 어머니 유미금은 전남 나주 출신이다. 영호남의 피를 반씩 받아 태어난 동서융합 국악인인 셈이다.
여러 선생을 찾아다니며 배운 이유에 대해 신교수는 “유파와 계보를 넘어 순수하게 판소리 5바탕을 다 배우고 싶은 공부 욕심 때문이었다”며 “국악 불모지에서 태어났기에 오히려 자유롭게 모든 것을 섭렵하겠다는 마음을 먹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전통과 창작에 대한 다양한 실험을 통해 침체 일변도인 국악을 대중화 하겠다는 남다른 야심을 가지고 있다.
“타 장르에 비해 대중화가 덜 되었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예전에 비해서 송소희, 송가인 씨 같은 국악스타와 이날치밴드와 같이 한국 전통음악으로 창작활동하는 사람들이 많이 등장했다. 덕분에 많이 알려지고 대중에게도 가까워진 거 같다. 대중음악에서도 전통 음악풍을 많이 선호하고 좋아하는 것 같다. 대중화를 하기 위해 다양한 분야와의 협업을 통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그런데 판소리계는 물론 국내 공연 문화계에서는 그의 스펙트럼이 국악에만 그치지 않는다고 보고 있다.
그는 오페라와의 협업, 그리고 대중가요의 음반 피쳐링, 창작 판소리극에서 소리와 연기까지 펼치며 판소리의 음악적 매력을 다양한 모습으로 선보이는 등 판소리 본연의 음악성을 잃지 않으면서 다양한 예술 장르와 콜라보레이션을 하고 있다.
"한없이 깊고 넓은 전통의 세계 속에서 좌절도 하지만 그 속에서 항상 행복과 감사를 느끼곤 한다”
지방이나 해외로 공연을 다니면서 새로운 곳에서 공연을 하면 그 과정이 여행하는 기분이 들고 매번 새롭다.
즐겁게 공연하면서 스트레스 받지 않고 잘 먹고 잘 자면서 종종 운동을 하려 하고 있다.
"전북특별지치도국악원 안에서 다시 한번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얻어 감사할 따름이다. 무엇보다도 함께 기뻐해 주시고 축하해 주신 모든 사람들께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공연은 살아있는 물체이다. 타인을 가르치는 것이 대중화의 기본이다.전통을 기반으로 한 세계적 명성을 지닐 수 있는 작품을 만들고 싶다. 여러 선생들이 그동안 싹을 잘 틔워놓은 것을 생각하면서 고임돌 같은 존재가 되고 싶다. 전북 도민들의 민요 교육에 최선을 다하며 국악원을 세계 소리의 성지로 키워가고 싶다"
그는 전주와 인연이 깊다.
국립무형유산원의 이수자뎐 선정자(2017), 출사표 2017 수상작 '심청, 해녀를 만나다'의 원안, 작창, 출연(심봉사), 명인오마주 고 박봉술(판소리, 2022) 등에 모습을 드러냈다.
또, 호남오페라단의 '달하 비취오시라' 도창(제10회 대한민국 오페라 페스티벌, 2019), 창작 오페라 '녹두' 도창(제23회 전주세계소리축제, 2024)에 참여했다.
우진문화공간의 2024 전주 완창무대 '신정혜의 심청가'에 공연을 했으며, 현재 전주시 강암서예관에서 송현숙 선생에게 문인화를, 김종대선생에게 서예를 배우고 있다.
□신정혜 교수가 걸어온 길
△학력
국립국악고등학교
이화여자대학교 한국음악과
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예술원 예술전문사 졸업
△이수
국가무형유산 판소리 심청가
국가무형유산 판소리 적벽가
△수상
제22회 공주 박동진 명창&;명고 대회 판소리 명창부 대통령상
제27회 대한민국 남도민요 경창대회 명창부 대통령상
제48회 대한민국춘향국악대전 명창부 최우수상(국회의장상)
제22회 전국판소리경연대회 명창부 최우수상(국회의장상)
△ 사사
성창순 선생_ 심청가, 흥보가
송순섭 선생_적벽가
안숙선 선생_수궁가
유미리 선생_춘향가
◇주요 공연
△ 완창
심청가 완창발표회(2017, 돈화문국악당)
전주완창무대 심청가 완창(2024,우진문화공간)
춘향가 완창발표회(2024,국립국악원 풍류사랑방)
△ 공연
신정혜의 소리_가무음곡(광무대 목요풍류, 2025.8)
김세종제 춘향가 완창(국립국악원 풍류사랑방, 2024.12)
2024 전주완창무대_강산제 보성소리 심청가 완창(우진문화공간, 2024, 4)
유대봉제 백인영류 가야금 전바탕(정효아트홀, 2023)
보성소리 심청가 완창(돈화문국악당, 2017)
국립무형유산원 이수자뎐 선정공연(2017)
국립무형유산원 연출가 공모전 우승작 선정 공연(2017, 2018)
제13회 대한민국 오페라 페스티벌 전야제(예술의 전당 콘서트홀)
제10회 대한민국 오페라 페스티벌 <달하, 비취시오라>(예술의 전당 오페라극장)
제9회 대한민국 오페라 페스티벌 흥부와 놀부(예술의 전당 자유소극장)
창작판소리극 新 자청비가-1인극(문래예술공장)
재)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 전통예술복원 및 재현사업-이동백 중고제 춘향가 복원 발표회
심청가 발표회(독일 함부르크 음대 멘델스존 강당, 2018)
독일 연방의회 한글날 기념 문화공연(2018)
모로코 55주년 기념공연(모로코대사관 주최, 2017)
△출연 작품
1인극 新자청비歌, 해녀심청을 만나다, 닭들의 꿈-날다, 범피ː련
대한제국 명탐정 홍설록, 탐정 백영호 경성 추격전,
창작오페라 흥보와 놀부, 창작오페라 달하 비취시오라, 창작오페라 녹두 등
△ 음반 발매
신정혜 강산제 보성소리 심청가 완창
△ 현재
전북특별자치도립국악원 민요교수
(사)성창순 판소리 보존회 이사
판소리학회 회원
유대봉제 백인영류 보존회 정회원
선영악회 동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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