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발걸음]정보를 움직이는 권력의 불변성: 고인돌에서 빅데이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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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는 고대부터 현대 사회에 이르기까지 권력의 핵심 상징이자 근원이다. 단순히 지식의 양을 넘어, 정보를 통제하고 활용하며 대중에게 해석해 주는 능력이 곧 권력을 창출하고 유지하는 본질적인 요소이다. 겉으로는 정보 민주화 시대가 도래한 듯 보이지만, 시대를 관통하며 사회를 움직이는 힘은 여전히 정보력의 불균형에서 비롯되고 있다.

고대 사회에서 정보는 매우 제한적이었고, 그 희소성은 정보를 소유한 자들을 절대적인 권력자로 만들었다. 지식은 곧 신비와 권위의 도구였다. 선사시대 천문학자나 제사장들은 태양과 별들의 움직임 등 자연 현상에 대한 지식을 독점했다. 이들은 이 지식을 신성한 권위로 포장하여 부족을 통치하는 정당성을 확보했다. 예측 불가능한 자연에 대한 이해는 불완전하지만 소수에게만 허락된 특권이었고, 이는 곧 권력이었다. 고대 국가에서도 이러한 정보를 가진 신하들은 부족장이나 왕에게 조언하며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했다.

왕이나 지배층은 문자를 독점적으로 사용하여 통치 기록을 남기고 법을 공포함으로써 백성을 효과적으로 통제했다. 문맹이 대다수인 사회에서 문자의 독점은 지배 계층과 피지배 계층을 가르는 가장 강력한 경계선이었으며, 정보의 불균형이 곧 권력의 불균형으로 직결되었음을 명확히 보여준다.

이러한 정보 권력의 상징적 물리 공간이 바로 선사시대의 천제단(天祭壇)인 고인돌이었다. 천제단인 고인돌은 단순한 제사 시설을 넘어 정치 권력과 직접적으로 연결된 상징적 공간이었다. 천제단에서 하늘에 제사를 지내는 행위는 지배자나 부족장이 스스로를 하늘로부터 통치권을 부여받았음을 공식화하는 정치적 행위였다. 역사시대로 오면서 오직 왕만이 천제에 참여할 수 있다는 사실은 천제단이 왕의 신성하고 독점적인 권위를 보여주는 최고의 상징이 되었음을 의미한다. 이는 백성들에게 왕의 권위가 인간의 힘을 초월한 신적인 존재로부터 비롯되었음을 각인시켜 통치에 대한 의문을 원천 차단했다.

왕이 천제를 주관하여 풍년과 국가의 안녕을 기원함으로써 백성들은 왕이 자신들의 행복과 번영을 책임지는 존재라고 믿게 되었다. 천제단은 종교적 공간을 넘어 백성을 정신적으로 통제하고 국가적 결속력을 강화하는 중요한 정치적 도구였다. 천제단은 흔히 산꼭대기나 신성한 지역에 세워져, 지상과 하늘을 연결하는 통로로 인식되었다. 이러한 물리적 위치와 웅장한 규모는 왕의 권위가 세속적인 영역을 넘어 신성한 영역까지 미친다는 것을 시각적으로 보여주며, 왕의 절대적인 권력을 증명하는 역할을 했다.

현대 사회에서는 인터넷과 소셜 미디어를 통해 정보가 폭발적으로 증가하여 표면적으로는 정보가 민주화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정보의 총량과 접근성이 높아졌음에도, 여전히 정보를 효과적으로 생산, 유통, 통제하고, 가장 중요한 '해석' 능력을 가진 주체가 권력을 가진다.

정부나 정당은 언론을 통해 여론을 형성하고, 국가 기밀을 통제하여 권력을 유지한다. 가짜뉴스나 허위 정보는 대중의 판단을 흐리게 만들고 특정 세력의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는 데 사용되는 현대 권력의 핵심 도구가 되었다. 정보의 양이 많아질수록 대중은 진위를 가리기 어려워지며, 특정 해석에 의존하게 된다.

빅데이터를 가진 거대 기업들은 소비자의 행동 패턴을 분석하여 막대한 이윤을 창출하고 시장을 장악한다. 이는 단순히 상품을 많이 파는 것을 넘어, 사람들의 소비 심리와 행동 자체를 예측하고 조작할 수 있는 힘, 즉 새로운 형태의 권력을 의미한다. 정보를 빠르게 확산시키고 전문성을 인정받는 인플루언서나 전문가들은 대중의 신뢰를 얻어 새로운 형태의 권력을 형성하며, 특정 유행을 만들거나 사회적 의제를 설정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들은 정보를 단순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시각으로 필터링하고 해석하여 대중에게 영향력을 행사한다.

결국 고대나 현대 사회나, 정보를 신성한 권위(고대 천제단)나 첨단 기술(현대 빅데이터)로 포장하고 통제하는 능력이 곧 권력의 원천이며, 사회를 움직이는 핵심 동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시대적 유사성을 발견할 수 있다. 정보의 형태와 유통 방식만 바뀌었을 뿐, 정보의 불균형을 통한 권력의 독점이라는 본질은 변하지 않았다.

/이병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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