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누리]존 글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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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를 향한 인류의 꿈이 있다. 대기권은 항공기 접근이 가능하지만, 우주는 아직 미지의 세계이다. 제2차대전 후 미국과 소련의 우주 전쟁이 뜨거웠다. 1957년 소련이 쏘아 올린 스푸트니크 1호의 성공은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가에 큰 충격을 안겼다. 이를 ‘스푸트니크 충격’이라고 부른다.

이후 미국은 우주산업에 공을 들였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에서 머큐리 계획을 세우고 1962년에 아틀라스 6호를 띄웠다. 이 우주선을 타고 지구의 궤도 세 바퀴를 돈 사람이 존 글렌이다. 그를 미국 최초의 우주인이라고 부른다.

군인 출신인 존 글렌은 경력도 다채롭다. 대학생이던 1941년 일본이 진주만을 공습하자, 이를 복수하겠다며 학교를 자퇴하고 미 육군 항공대에 입대한다. 전투기를 타고 적을 공습하는 게 꿈이었지만, 지상 근무라서 그에게 전투 기회가 없었다. 그러자 해군 항공대에 다시 지원해 조종훈련을 거친 후 전투기를 탔다.

우리와도 인연이 깊다. 6.25 전쟁에 참전한 것이다. 1953년 항공정찰 임무를 시작으로 63회의 전투를 치렀다. 당시 그의 별명은 ‘자석 엉덩이’였다고 한다. 적군을 자극했던 그의 저도 비행으로 붙여진 별명이다. 위험 속에서도 그는 모든 작전을 무사히 수행했다.

아틀란스 비행의 성공으로 그는 국민영웅이 되었고, 이를 발판 삼아 1964년 정치에 입문해 4선의 연방 상원의원을 지냈다. 그뿐 아니라 1976년 대선 부통령 후보에 올랐고, 1984년엔 민주당 대통령 후보 경선에 나서기도 했다. 정계 은퇴 후 모두가 그를 잊을 무렵인 77세의 나이에 다시 우주인으로 등장한다. NASA의 엄격한 테스트를 거쳐 1998년 우주왕복선 디스커버리를 탄 것이다. 미국 최고령 우주인으로 다시 등극했다.

지난 13일 우주기업 블루 오리진이 개발한 위성 ‘뉴 글렌(New Glenn)’ 발사에 성공했다. 뉴 글렌은 우주인 존 글렌의 이름을 딴 것으로, 화성 탐사 무인 우주선이 탑재돼 있다. 2027년 화성 궤도에 도달한 뒤 2028년부터 본격적인 관측 임무를 시작한다고 한다.

흥미로운 것은 블루 오리진이 아마존의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가 설립한 회사라는 점이다. 지금까지 우주산업을 이끈 것은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였다. 우리나라 위성도 이 회사를 통해 쏘아 올렸다. 대선에서 머스크가 트럼프를 지원했다가 사이가 틀어지면서 불루 오리진이 반사이익을 얻는 형세이다.

이번 뉴 글렌 사업의 자금은 NASA가 지원했다. 트럼프가 머스크를 견제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미국과 소련의 우주 전쟁이 이제 트럼프를 사이에 둔 거대 혁신 기업 스페이스X와 블루 오리진의 싸움으로 가고 있는 것 같다. 존 글렌은 이미 사망했지만, 그의 이름은 여전히 우주로 향하고 있다.

/김판용(시인&;전북대 특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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