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창군이 내년부터 시범적으로 실시하는 정부의 ‘농어촌 기본소득’ 사업지역으로 선정됐으나 예산 부족으로 다른 수당을 대거 삭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애초 지방자치단체의 부담 비율이 높아 예고됐던 일이다. 예산 대책 없이 추진한 사업이 윗돌 빼서 아랫돌 높은 꼴이 될 처지다.
농어촌 기본소득은 내년부터 오는 2027년 2년간 나이, 직업, 소득에 상관없이 모두 월 15만 원 상당의 지역사랑상품권이 주는 사업이다. 정부는 시범사업 후 평가를 거쳐 확대 여부를 검토할 계획으로 순창 등 국내 7개 지역을 선정했다.
하지만 순창군은 재원 마련을 위해 시범사업이 시작되는 내년도 기본소득 예산 204억 원을 편성하면서 아동행복수당 22억 원, 청년종자통장 7억 원, 농민수당 103억 원을 삭감했다는 거다.
이는 진보당 소속 국회 전종덕 의원이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 사업지로 선정된 전국 7개 지자체 예산을 분석해 내놓은 자료다. 이들 자치단체는 대부분 복지예산이나 농업예산 등을 삭감해 그 재원을 확보하려 하는 것으로 파악됐다는 설명이다.
순창군 뿐 아니라 강원 정선군도 어르신 목욕비 삭감과 농업인 수당 지원 보류 등으로 280억 원을 확보, 경북 영양군은 농산물 가격안정화기금과 각종 복지 바우처를 축소해 373억 원을 마련할 계획이다. 농어촌 기본소득용 재원을 별도로 준비하겠다는 지자체는 경기 연천군이 유일했다.
이런 문제는 국비와 지방비 분담 비율이 4대6, 즉 지자체가 정부보다 무려 20%포인트 더 높은 60%로 설계된 탓이다.
재정부담은 지자체에 떠넘긴 채 국책사업이란 이름으로 포장한 생색내기에 가깝다는 비판이 현실화한 셈이다. 농어촌 기본소득용 재원을 별도로 준비하겠다는 지자체는 경기 연천군이 유일했다.
지역 복지나 농업예산을 줄여 농어촌 기본소득을 지원하겠다는 것은 되레 농업과 농촌의 공익적 가치를 훼손하는 일이다. 기본소득을 추진하려면 정부가 나서 재원 마련 대책을 세웠어야 한다. 지금이라도 시범사업의 재원 구조를 전면 재검토하고, 국비 비율을 확대하는 게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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