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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씩 밝혀지는 ‘보랏빛 건강의 비밀’

농촌진흥청 산업곤충과 이지혜 농업연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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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는 뽕나무(Morus alba L.)의 열매로 초여름이면 검보라색으로 무르익는다. 생긴 것은 포도송이를 작게 줄여놓은 것 같은데, 한 알 입에 물면 눅진한 과즙에 은은하고도 건강한 달콤함이 배어 나온다. 생과를 먹을 수 있는 기간이 짧기에 보통 청으로 만들어 차가운 물에 타 먹는데, 뜨거운 여름 더위를 잊게 하고 기력도 보충해 주는 천연 음료로 사랑을 받는다. 최근에는 오디와 관련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면서 오디가 건강에 미치는 긍정적인 효과가 속속 밝혀지고 있다. 이에 오디의 기능성 식품으로서의 가능성을 소개하고자 한다.

오디의 보랏빛 비밀은 안토시아닌에 있다. 안토시아닌은 보라색, 붉은색, 파란색을 나타내는 플라보노이드의 일종이다. 고농도로 존재하면 검은색으로 보이기도 해 오디를 비롯한 블랙푸드의 핵심 기능성분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오디에는 안토시아닌의 한 종류인 시아니딘이 풍부하다. 기존 연구에 따르면 오디 생과에는 1g당 5mg 내외의 시아니딘※이 함유되어 있다.

시아니딘는 체내에서 다양한 기능성을 가진다. 지질대사 개선은 물론, 비알코올성 지방간 개선, 항비만, 당뇨병 예방 등 대사성 질환에 효과가 있다. 또한, 암세포 사멸 촉진에 따른 항암효과도 보고돼 있다. 이러한 효과들은 시아니딘이 에너지 대사의 핵심 유전자를 조절함으로써 가능한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시아니딘은 지방 대사에 관여하는 단백질(PPAR)에 직접적으로 결합하여 체내 지방축적을 억제하고 지방 산화를 촉진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시아니딘은 항산화 효과가 높은 성분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체내에서 생산된 활성산소는 세포막, 유전자, 단백질 등을 공격하여 산화적 스트레스를 유발한다. 이는 노화와 암, 당뇨, 심혈관계 질환 등 다양한 만성질환의 주요 원인이 된다. 시아니딘은 이러한 활성산소를 효과적으로 제거하는 항산화제로 작용한다. 오디 추출물에서도 시아니딘과 마찬가지로 높은 항산화 활성을 나타내는 연구 결과들이 있어, 자연 유래 항산화 소재로서 오디의 활용 가능성을 보여주는 중요한 근거가 된다.

최근 농촌진흥청은 공동연구로 오디가 장운동을 촉진하여 장 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쥐에 오디 분말을 먹였더니 장내 이송률이 유의하게 증가한 것이다. 더불어 인체 장 조직을 이용한 실험에서도 내장의 벽을 구성하는 근육인 평활근의 수축을 촉진하고 신경 자극에 의한 반응도 증가시켜 장 운동성을 높이는 것이 입증되었다. 기존에 쓰이던 위장관 운동 촉진제인 시사프라이드(cisapride)나 메토클로프라미드(metoclopramide)보다 그 효과도 우수했다. 이는 오디가 안전성이 확보된 천연소재로서 가치가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다. 또한, 장에 유익한 유산균 증식에 도움을 주고 유해균 증식을 억제하여 장내 미생물 군집에도 긍정적인 효과가 있었다.

초여름 별미로만 생각해 오던 오디의 가치를 높여주는 다양한 연구들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쌓이는 연구 결과들은 오디가 다면적인 기능성을 가진 천연 바이오소재로써 활용 가능성이 큼을 보여주고 있다. 전북은 우리나라 오디의 대표적인 주산지이다. 2023년 기준 전국 오디농가의 약 37%에 해당하는 292호가 이곳에 모여 지역의 특색있는 농산물로 오디를 생산하고 있다. 오디가 품은 보랏빛 건강의 비밀이 미래 식의약 산업을 지탱할 주춧돌 중 하나가 되어, 지역 농가들과의 상생을 통해 함께 성장하는 길을 열어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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