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주문화재단이 31일까지 한지산업지원센터 로비 전시 공간에서 전주와 전북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담은 귀중한 읍지(邑誌) 기록물을 특별전으로 선보이고 있다.
이번 전시에는'완산지(完山誌)', '고산지(高山誌)', '운수지(雲水志)', '순창군지(淳昌郡誌)', '모양지(牟陽誌)' 등 지역 읍지들이 전통 한지에 기록된 원본 및 복제본 형태로 전시, 눈길을 끈다.
이번 전시는 전통 한지가 단순한 기록 재료를 넘어 수백 년의 세월 속에서도 내용을 온전히 보존할 수 있는 우수한 매체임을 보여준다. 전북 지역 읍지가 지닌 역사·문화적 가치를 시민과 공유함으로써, 지역 정체성과 자긍심을 높이고 한지의 현대적 활용 가능성을 모색하는 계기를 마련하고 있다.
읍지는 조선시대 지방 행정 단위였던 고을의 지리, 역사, 풍속, 인물, 행정 체계 등을 체계적으로 기록한 향토지로, 당시 지역의 생활상과 문화를 생생히 전한다.
전주와 완주, 임실, 순창, 고창 등지에서 제작된 읍지들은 모두 전통 한지에 필사되어 오늘날까지 전해지고 있으며, 지역의 정체성과 역사를 담은 소중한 문화유산으로 평가된다.
전시장엔 실제 한지에 기록된 원본 읍지는 물론, 이를 현대적으로 재현한 패널과 이미지 자료도 함께 전시, 고문헌의 가치를 시각적으로 체험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한쪽에는 한지에 인쇄된 읍지의 본문을 걸어두어 관람객이 직접 문자의 질감과 종이의 결을 느낄 수 있게 했다.
전시는 전주문화재단 한지연구팀이 지속적으로 추진해온 기록물 복원 및 복본 작업의 성과를 담고 있다.
이 가운데‘운수지(雲水志) 을묘본(1675)’은 지난 5월 전주문화재단과 임실군이 협력하여 전통 한지로 복원한 사례로, 300년의 세월을 넘어 고문헌의 가치를 되살린 의미 있는 작업으로 평가된다.
'운수지 을묘본’은 1675년 최초 편찬된 임실현 사찬읍지로, 당시 임실의 별칭이었던 ‘운수’의 유래와 변천, 행정체계 등을 상세히 기록한 귀중한 고문헌이다.
전라도 사찬 지리서 가운데서는 1618년 순천 ‘승평지’에 이어 두 번째로 오래된 자료며, 1699년 남원 ‘용성지’ 등과 더불어 17세기 전라도 지역 사찬읍지의 특징을 보여주는 학술적 가치가 높은 기록물로 평가된다.
임실군은 을묘본의 문화유산 지정 추진 과정에서 원본 보존과 활용을 위한 복본 제작을 결정하고, 이에 전주문화재단이 협력에 나섰다. 복본 작업에는 전북특별자치도 지정 무형유산 보유자이자 임실에 거주 중인 김일수 한지장이 참여해 전통한지 제작을 맡았다.
재단은 원본을 비파괴 방식으로 정밀 분석하고 이미지 스캔을 통해 디지털화한 뒤, 색상 보정과 판형 이미지 제작을 거쳐 복본을 완성했다. 특히 본문의 형태를 정비할 때는 고서의 판심제를 기준으로 편집했으며, 황변 현상 등 원본 손상 요소를 제거해 최대한 유사한 형태로 복원했다.
복본엔 김일수 한지장이 별도로 제작한 전통한지가 사용됐으며, 인쇄 기법 역시 전통 방식에 기반한 특화된 공법이 적용됐다. 표지와 장정은 현존 원본의 상태를 반영해 현상 복원 방식으로 선장(線裝)했다.
최락기 대표이사는 “이번 전시는 전북 곳곳의 역사와 문화를 기록한 읍지를 통해 한지가 지닌 뛰어난 기록 보존성과 문화적 가치를 알리고자 마련됐다”면서 “앞으로도 한지와 전통 기록문화를 연결하는 다양한 전시와 학술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했다./이종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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