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영호 경관(景觀)농업 1번지에 살다가 하늘 나라로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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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영호 고창 학원(鶴苑)농장 고문이 지병이 악화돼 27일 별세했다. 향년 75세

그는 고창청보리밭축제로 유명한 학원농장의 대표로 식량산업 위주의 농업을 문화관광산업으로 승화시켜 해마다 50만명 이상의 관광객을 유치한 인물이다.

지난 2004년 첫 청보리밭축제를 개최한 이래 2006년부터 6년간 ㈔한국관광농업협회장을 역임, 관광농원 발전과 농촌관광의 중요성을 알려 왔다.

진씨는 진의종 전 국무총리와 자수의 대가 이학여사의 장남으로 출생했다.

경복고와 서울대학교 농업경제학과, 전북대학교 대학원 농업경제학과를 졸업했다. 전북대학교 대학원 농업경제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1973년 1월부터 1992년 5월까지 (주)금호, 이사로 퇴직, 1992년 5월부터 학원농장을 운영했다. 1994년 4월 관광농원을 인가, 운영했다.

40대 중반 대기업 이사직에 재직하다 어렸을 때부터 꿈꿔온 농장경영의 미련이 남아 고향땅으로 귀농했다.

그는 1992년 5월 아버지의 고향인 이곳으로 내려왔다. 이 들판은 그의 어머니 이학 여사가 황무지를 사들여서 개간한 땅이다.

농장 이름은 설립자인 이학 여사의 이름 중 '학' 자와 지역의 '넓은 들'을 뜻하는 옛 지명에서 따왔다.

“어릴 적 어머니가 저에게 권하셨어요. 이곳을 세상에서 제일 멋진 농장으로 만들어 보라고…. 그래서 대학도 농과대학에 들어갔지요.”

처음엔 보리와 화초를 심었다. 밤낮으로 땀을 흘렸으나 빚만 늘었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같은 투자가 계속됐다.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면서도 볼거리 농업에 더욱 주력했다. 2000년대에 들어서 가을에 메밀을 심었다. 그러자 50여만㎡의 얕은 언덕이 봄에는 보리물결로 넘실댔고, 가을이면 소금을 뿌려놓은 듯 메밀꽃으로 뒤덮였다. 이후 구경하러 오는 사람이 점차 늘었다. 처음에는 “그저 보기만 하는데, 돈이 되겠어?”라고 시큰둥하던 주변 농가들도 따라하기 시작했다.

“2004년 고창군이 보리밭축제를 제의해 와 주민들과 함께 어설프게 시작했어요. 근데 뜻밖에 관광객이 27만명이나 몰렸어요.”

자신이 붙어 해마다 축제를 열었다. 봄에는 ‘청보리밭축제’, 가을에는 ‘메밀꽃잔치’. 각각 한 달쯤 열리는 이 행사에 매년 50만명, 20만명의 관광객이 몰리고 있다. 축제에 동참한 주민들의 손에 현금이 쥐어졌다. 내방객들이 지역 내 선운산과 고인돌군(群) 등 다른 명소까지 둘러보는 경우가 많아 경제효과만 28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됐다.

이 일대는 2004년 전국 최초로 ‘경관농업특구’로 지정됐다. 이듬해에는 학원농장을 중심으로 100만여㎡가 경관보전직불제 농지로 선정됐다. 지금은 8개 마을 250여 가구 농민들이 경관보전추진위원회를 구성해 힘을 모으고 있다.

하지만 모든 과정이 순탄하지 않았다.

손수 포클레인을 운전하며 황무지를 개간해 비닐하우스를 지어 카네이션과 백합을 재배했다.

경험이 부족한 탓에 많은 시행착오와 시련을 겪었지만, 이후 보리와 콩을 대량으로 재배하면서 넓은 보리밭의 아름다운 경관을 보고 사진작가들이 많이 찾아오는 것에 착안하여 그 아름다운 경관을 농촌관광 모델로 개발할 생각을 하게 됐다.

경관 작물로 봄에는 보리, 가을에는 메밀을 재배했고 여름에는 해바라기 꽃과 장미 등의 재배를 하면서 학원농장을 특화시켰다.

학원농장의 보리밭은 개인소유로는 전국 최대 규모로 18만 평이며, 장미, 카네이션을 키우는 비닐하우스 화훼단지, 대추&;밤&;은행&;모과나무 등이 어우러진 과수원, 잔디밭 축구장을 갖춘 관광농원을 함께 운영하고 있다.

또한 2004년에는 농장이 전국최초 경관농업특구로 지정, 매년 청보리밭 축제를 개최하고 있다.

이로 인해 관광객들이 몰려와서 큰 성과를 거뒀으며 경제적인 효과뿐만 아니라 지역사회와 농민을 이어주는 다리 역할을 하는데 크게 기여했다.

농촌을 우리의 먹을거리를 생산하는 곳으로만 보지 않고, 가장 중요한 삶의 터전이라는 경영철학으로 지역사회에 기여한 점과 농사일을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축제로 승화 시켜 성공적인 농업 경영 모델을 이뤄냈다.

“내방객들에게 조금이라도 더 많은 볼거리를 주기 위해 고심했습니다. 메밀꽃 식재 시기를 두세 차례로 나누고, 여름에는 해바라기를 심었죠.”

이 같은 성과로 선동마을은 지난해 11월 농림수산식품부가 주최한 경관우수마을 콘테스트에서 우수상을 받았다. 진씨는 2000년 대통령상에 이어 2011년 일가상(一家賞)을 받았다. 척박한 농업환경에서 새로운 소득모델을 개발해 낸 공로를 인정받은 것이다.

농촌관광학회 부회장, 고창 청보리밭축제 위원장, 고창메밀꽃잔치 추진위원장 , 관광농원협회장, 농촌마을종합개발사업 선동권역 추진위원장, 농촌진흥청 농업과학기술원 현장명예연구관 등을 지냈다.

2015년 11월 농업회사법인 넓은들 주식회사를 설립했으며, 2015년 11월부터 2022년 3월까지 농업회사법인 넓은들 주식회사 대표이사를 맡았다.

새농민상 본상 종합상(농협중앙회),대통령상,신지식농업인장 (농수산식품부장관 294호), 일가상 농업부문, 고창군민의 장, 금탑산업훈장 등을 받았다./이종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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