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 로컬 컬처 키워드(지은이 박우현 , 박누리 , 서진영 , 윤찬영, 펴낸 곳 북바이북)'는 거대 담론에 가려져 잘 보이지 않았던 지역의 진짜 이야기를 소개한다.
충북 옥천군의 ‘안남어머니학교’, 남원시의 ‘지리산이음’, 충남 공주시의 ‘마을 스테이 제민천’ 등 18곳의 ‘새로운’ 지역 이야기가 담겼다.
일본 도쿠시마현에 가미야마 마을이 있다. 고령화 정도만 보면 지역 소멸 위기 지역인데 젊은 작가나 디자이너 같은 프리랜서들이 몰려와 현재 일본에서 가장 젊은 마을로 변신하고 있다. 외부 청년층을 유입하기 위해 아무 일도 하지 않은 가미야마는 자본이나 정책에 의존하지 않고 지역 주민과 이주민의 자발적 참여와 아이디어로 변화를 만들었다. 역시 지역 소멸을 겪고 있는 한국에 영감을 주는 사례다.
한국에도 가미야마 같은 사례가 없을까. 지역 자원을 발굴해 고유의 문화를 일궈나가는 사람이나 장소를 찾아 '기획회의'에 연재하게 된 까닭이다.
'뉴 로컬 컬처 키워드'는 한국 사회가 마주한 지역 소멸·불균형 문제에 관한 고민과 그것을 해소하기 위한 지역의 다양한 노력을 담고 있다. ‘지역’이라고 하면 고루하고 낙후한 곳이라는 이미지를 떠올리기 쉽다. 하지만 최근에는 지역민과 그곳에 살진 않지만 지역과 관계를 맺으며 살아가는 관계인구가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지역을 새롭게 가꾸고 있다.
옥천에서는 가난과 성차별이 겹친 현실 속에서 학교 문턱조차 밟지 못한 농촌 여성 노인을 위해 젊은 지역 주민들이 문해학교를 세웠다. 게다가 그것을 시작으로 전국 최초의 면 단위 도서관이 건립되고 무료 순환버스가 운행되는 등 변화의 흐름이 계속 이어졌다.
부산 영도는 가장 극적으로 인구가 감소하던 곳이었는데, 어묵이라는 영도의 역사를 간직한 음식 유산을 바탕으로 로컬 크리에이터를 지원하고 양성하는 등 지역 장인 발굴에 힘쓰면서 사람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광주 사람들에게조차 관심 밖의 영역이었던 양림동은 주민들이 자원봉사 모임을 조직해 마을 환경을 개선했고, ‘양림동 역사 문화 마을 관광 자원화 사업’에도 선정되면서 큰 변화의 물결이 만들어졌다. 이런 노력 덕분에 사람들이 양림동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고, ‘마을이 미술관이다’라는 테마의 ‘양림골목비엔날레’를 성공적으로 개최했다.
장수에서는 트레일 러닝을 좋아하는 젊은 부부가 등산로를 되살리고 전망 좋은 곳들을 찾아 이으면서 트레일 러닝 코스를 만들고 대회까지 열었다. 이들의 노력 덕분에 대회는 궤도에 올랐고, 트레일 러닝은 장수를 대표하는 콘텐츠가 됐다.
전주 덕후가 일구는 원도심의 미래, 문학의 도시가 낳은 익산 이야기, 책이 풍경이 되는 곳 고창, 조용한 시골 거리에 일어난 기적 같은 (김제)변화, 척박한 자연에서 발굴한 트레일 러닝의 성지 장수 등 전북 이야기가 많다.
이처럼 지역 활성화 대책은 삶의 가까운 곳에 존재한다. 지역민의 삶을 우선적으로 살피고 살기 좋은 마을을 만든다면 관계인구를 포함한 인구 유입이 늘어나고 자연스럽게 활기를 되찾을 것이다. 부디 이 책이 지역 활성화 해법에 대한 실마리를 제공하고, 지역의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더불어 지역 곳곳에서 피어나고 있는 작지만 의미 있는 변화가 모여 더 큰 희망의 물결을 만들어가기를 기대해본다.
지은이 가운데 윤찬영 전주대 대외부총장인 사회복지학과 윤찬영 교수는 2022 익산으로 이주해 4년째 살고 있다. 익산역 앞 원도심에서 ‘북카페 기찻길옆골목책방’과 ‘문화살롱 이리삼남극장’을 운영하고 있다. 최근들어 종합 여행사 ‘한레일트래블’도 창업했다. '로컬 혁명', '로컬 꽃이 피었습니다', '슬기로운 뉴 로컬생활' 등 몇 권의 책을 썼다./이종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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