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문예지와 문학동호지로서는 최고령인 ‘전북문학’ 300호가 다음달 발간을 앞두고 있다.
'전북문학'은 1969년 7월 가람 이병기선생의 1주기를 앞두고 당시 신석정, 박병순, 이운룡, 최승범, 허소라 등 이 고장 출신 문인 25명이 뜻을 모아 얇은 호주머니를 털어 창간, 오늘에 이르고 있다.
고하최승범문학기념사업회가 10월에 기념특집호를 내고 기념 문학제를 갖는다.
'전북이라는 같은 향토권에서 문학을 하는 우리는 가난한 호주머니들을 털어 여기 한 갈래로 뜻을 모두었다. 우리 ‘전북문학’은 우선 1년에 4차례의 매듭을 지어 보이면서 무성한 앞날에의 성장을 꾀할 것이다. 이 우리들의 굳은 악수와 푸른 의욕에 특히 지역사회 인사들의 줄기찬 성원이 있어 주시길 빌어 마지 않는다'
이는 '전북문학' 제1집 간행사이다.
1969년 7월 10일, 한국문인협회 전북지부장이었던 고하(古河) 최승범(崔勝範, 1931-2023, 전북대 명예교수) 시인의 주도로 ‘전북문학’ 제1집이 창간됐다.
도내 문학인들이 스스로의 힘으로 작품 발표의 광장을 마련하는 한편, 이 고장 문학 인구를 넓히는 일에도 다 같이 기여해보자는 것이 발행 취지였다.
스스로 활동무대를 만들어 보자고 결의한 문인 25명은 커피와 담배값을 아껴 1,000원씩 내놓은 돈으로 문예지를 창간한다.
‘전북문학’ 창간호는 신석정, 박병순, 이기반, 조두현, 진을주, 박항식, 최신성, 허소라, 문효치, 기노을, 채규판, 이병기, 송하선, 정추식, 이운룡, 이환용, 유근조, 박순호, 박천석, 조영희, 하이득, 이승헌의 시가 실려있고, 김교선과 정덕용의 산문이 곁들여졌다.
이듬해 1월 30일, 가람 이병기 박사의 서거 1주년을 기념, ' 전북문학' 제4집으로 ‘가람추모특집’을 내걸었다.
'전북문학'은 56년 동안의 여정을 거쳐 기념 특집호 300호 발행을 맞이하게 됐다.
초기 계간에서 격월간으로 발간하던 ‘전북문학’이 현재는 부정기적으로 간행되고 있다. 또 매회 발행부수는 500~1,000부, 분량은 120~300쪽 정도다.
그러나 국내는 물론 재미(在美) 문인과 일본 문인들까지 매회 40여명이 보내온 시와 꽁트, 평론을 실어 문인들의 소중한 자료가 되고 있다.
200호 발간시 전북문학’ 주간 최승범 전북대 명예교수는 “당시는 시집 등 문예지가 귀해 ‘현대문학’ ‘자유문학’에 글을 싣기가 어려웠던 시절로 지역 글밭을 일구는 데 큰 기여를 했다”고 했다.
이어 “석정 선생 등 고인들의 고귀한 뜻을 잇기 위해 지금도 많은 분들이 글을 기고하고 있다”면서 “이 곳에서 시작해 중앙으로 진출한 문인이 70명이 넘는다”고 말했었다.
최승범 주간이 2023년 별세한 후 양병호(전북대 명예교수) 시인이 고하 최승범문학기념사업회장으로 발행인을 맡고 있다.
양발행인은 “고하 최승범 선생의 문학정신을 기르고 선양ㆍ함양하는 사업으로 고하 선생의 문학전집의 발간을 추진한다”면서“문학전집 발간 사업은 고하 선생의 문학적 여정이 담긴 60여권의 자료의 문학정신을 미래세대에게 전승하기 위해 영상 미디어 시대에 부합하는 다양한 형태와 문학 정수를 선집 형태로 발간한다"고 했다.
그는 지난 55년 동안 발행된 '전북문학' 300호를 기념, 10월 이를 기념하는 문학제를 개최한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 '전북문학'의 문학사적 의의 밝히고, '전북문학' 시 낭송, 고하 최승범의 문학세계를 알아보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전북문학'과 고하 선생의 문학정신을 살펴볼 예정이다.
고하최승범문학기념사업회는 고하 선생의 작고한 해 출범한 이후 연 4회 발행하는 계간 '전북문학'을 복간했다.
또, '전북대학교 고하 최승범 문학상’을 개최하는 등 고하 선생의 문학정신을 선양하는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했다.
이와 함께 절판된 '스승 가람 이병기'를 재간행하고, 장기적으로 고하문학선집(시선집, 수필선집, 유고시집)을 발간과 '전북문학' 아카이브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양발행인은 "이 찬란한 여정을 기념하고 축하하기 위한 자리를 마련했다"면서 "부디 참석해 자리를 빛내주기 바란다"고 했다.
다음달 7일 오전 10시 전북대 국제컨벤션센터 회의실에서 '전북문학' 300호 발간 기념 문학제를 가질 예정이다.
이 행사는 전북대총동창회가 주최하고, 고하최승범문학기념사업회가 주관하며, 전주시가 후원한다.이종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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