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북 문화유산의 요람”인 국립완주문화유산연구소는 국가유산청 국립문화유산연구원의 6개 지방연구소(경주, 부여, 가야, 나주, 중원, 강화)에 이어 7번째로 2019년 7월 23일 신설되었다. 연구소는 “전북지역 문화유산의 종합학술연구”라는 과제를 수행하기 위해, 주요 유적의 체계적 조사와 학제 간 융복합 연구를 통해 전북 문화유산의 역사적 가치를 규명하는 것을 설립 목적으로 삼고 있다.
지난 9월 10일 전주·완주 혁신도시 이서면에 마련된 신청사 준공으로 연구소는 새로운 도약을 맞았다. 총사업비 315억 원이 투입된 신청사는 부지 약 25,000㎡, 연면적 6,693㎡ 규모로, 지하 1층·지상 2층 건물에 유물 수장고, 보존처리실, 연구자료실 등 조사·연구시설은 물론, 전시관·세미나실·체험공방·열린도서관 등 국민에게 개방될 공간을 갖추고 있어 명실상부 “전북 문화유산의 거점”으로 자리매김하였다.
전북은 선사에서 근현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문화가 축적된 땅이다. 연구소는 남원 유곡리·두락리 고분군(2020~), 완주 상운리 고분군(2021~), 부안 진서리 청자요지와 유천리 토성(2023~), 고창 고인돌 유적(2024~) 등 주요 발굴을 진행해왔다. 또한 마한문화, 가야 고분 분포 현황, 일제강점기 농촌 수탈의 기억, 근현대 목공 구술사 등 11권의 학술총서를 발간했고, 동아시아 고대 제방과 수리관개 국제학술대회, 상운리 고분군 공동학술대회 등 5회의 학술대회를 열었다. 완주 초 남이 성지 발굴조사보고서, 남원 유곡리와 두락리고분군 제30호 발굴조사보고서, 일제강점기 전라북도 농촌 수탈의 흔적 등 9권의 보고서 포함지금까지 총 24권의 조사·연구보고서를 발행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연구소는 2020년부터 전북특별자치도, 전주시, 완주군, 전북대, 부안군, 충남대, 장수군, 군산시 등 8개 기관과 협약을 맺고 조사·보존사업을 추진해왔으며, 주민과 함께하는 문화재 대담 ‘완주·전주 공감’, 남원 가야고분군, 진안 용담댐 수몰지역 역사 연구 등 지역 맞춤형 사업도 전개했다. 그 결과 고대에서 근현대까지, 역사·문화·산업·건축 등 다양한 주제를 아우르며 다른 지역 연구소와 차별화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그러나 전북도민으로서 연구소가 앞으로 반드시 주력해야 할 과제를 이야기하고자 한다. 바로 후백제 역사문화 연구다. 전주는 900년부터 936년까지 37년간 후백제의 왕도였으며, 『삼국사기』, 『고려사』, 『동국여지승람』 등 문헌에도 견훤이 전주에 도읍을 정하고 백제를 계승한 국가를 세웠다는 기록이 전한다. 동고산성, 남고산성, 기린봉과 인봉리, 종광대 일대의 도성 흔적, 낙수정 절터, 무릉고분군, 우아동 가마터 등 고고학적 유적은 34곳에 이르고, 도내 전역에는 100여 개소가 분포한다. 이는 후백제가 결코 짧은 역사로만 치부될 수 없는 증거다.
후백제는 전주를 중심으로 전라·충청, 경북·경남 일부를 아우르는 후삼국의 중심국가였으나, 고고학적 연구와 자료 부족으로 역사 속에서 과소평가되고 있다. 지역 연구자들의 논거도 여전히 제한적으로 다뤄지고 있는 현실이다. 반면 다른 지역 국립연구소들은 각자의 중심유산(백제, 신라, 가야, 마한, 중원)을 발굴·연구하며 역사적 위상을 높이고 있다. 이제 국립완주문화유산연구소 역시 후백제 유산을 본격적으로 연구하여 그 역사적 위상을 정립해야 한다.
국립완주문화유산연구소가 후백제 연구의 중심으로 자리잡는 순간, 전북의 문화정체성은 물론, 후삼국사의 균형 있는 이해에도 큰 기여를 하게 될 것이다. 이제야말로 “전북 문화유산의 요람”이라는 명칭에 걸맞게, 후백제 연구의 중심기관으로 우뚝 서야 할 때다./노기환 온문화유산정책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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