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의 창]청년문화예술패스, 지역과 동네에 뿌리내리려면

“가을 문턱에 선 9월, 여러분은 어떤 문화예술을 향유하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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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문화예술패스는 청년이 문화예술과 처음 만나는 통로다. 이 제도는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19세 청년에게 공연·전시 관람비 10~15만 원을 지원해 뮤지컬·콘서트·전시 등을 직접 경험할 수 있게 한다. 신청만 하면 ‘놀티켓’과 ‘예스24’플랫폼을 통해 간편하게 예매할 수 있어, 전국적으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효과는 수치로도 확인된다. 지난 6월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조사에 따르면, 청년문화예술패스 발급 전 공연을 한 번도 보지 못했거나 단 1회에 그친 청년이 46%, 전시 관람 경험이 없거나 1회에 불과한 청년은 61%였다. 결국 청년문화예술패스는 단순한 이용권이 아니라, 청년들의 문화생활을 넓혀주는 출발점이 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청년문화예술패스가 지역에 뿌리내리고, ‘1인 1취미’의 문화 환경을 조성하는 튼튼한 토대가 되려면 지역 현실을 반영한 보완이 필요하다.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 문화 인프라 격차 탓에 많은 청년들이 교통비를 감수하며 서울로 향한다. 지역의 무대와 전시장은 관객을 기다리지만, 정작 청년들의 발걸음은 멀리 있는 공연장과 전시장으로 향하는 것이 현실이다. 청년문화예술패스가 진짜 힘을 발휘하려면, 집 가까이에서 공연과 전시를 즐길 수 있어야 한다. 지역 내 소규모 공연·전시 활성화, 예매 플랫폼 등록 지원, 음악 페스티벌, 공방의 원데이클래스 체험, 워크숍, 문화예술 강의, 독립영화 관람 등 사용처 확대가 절실하다. 특히 전주는 다양한 문화공간과 예술인이 활동하는 도시다. 이 잠재력을 살려내는 일은 문화도시 전주가 반드시 풀어야 할 과제다. 더 나아가 사회초년생 등 더 많은 청년층이 누릴 수 있도록 지원 대상을 확대할 필요도 있다.

필자가 의정활동을 통해 목소리를 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지난해 4월 전주시의회 5분 발언에서 필자는 청년 지역이탈을 막기 위해 수요자 맞춤형 문화예술 정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실제 조사에서도 지역 청년들이 이주를 고민하는 이유 가운데 문화·체육 분야는 취업·고용 다음으로 높게 꼽혔다. 문화생활의 빈곤이 지역 정주를 주저하게 만든 것이다. 그래서 필자는 ‘전주형 문화패스’와 ‘청년 문화예술 기획단’ 구성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조사 결과 역시 같았다. 청년들은 ‘문화 여가 만족도 향상을 위해 필요한 정책’으로 생활예술·취미생활 프로그램 개설을 1위로, 비용 지원을 3위로 꼽았다. 답은 이미 청년들의 목소리 속에 있었던 것이다.

이후 필자가 대표 발의한 「전주시 청년 문화예술 육성 및 지원 조례」에는 청년이 직접 문화공간을 발굴하고, 경험을 공유하며, 더 많은 동료와 함께 향유할 수 있도록 ‘청년 문화예술 기획단’ 구성을 명시했다. 지역 현실에 맞는 청년문화예술패스가 전주시 정책과 결합할 때, 청년의 문화향유권은 넓어지고 정주 여건은 더욱 튼튼해질 것이다.

하지만, 과제도 남아 있다. 전주시의 청년문화예술패스 발급률은 51.8%로 전국 평균 63.5%에 미치지 못한다. 올해 대상자 2,300여 명 중 절반가량이 아직 신청하지 않았다. 단 한 명의 19세 청년도 문화예술을 접할 기회를 놓치지 않도록 전주시의 적극적인 홍보가 필요하다. 더불어 문화체육관광부가 청년문화예술패스와 연계해 지역 공연장 무대 뒤 탐방(백스테이지 투어), 단체 관람 행사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만큼, 전주도 지역의 특색을 살린 연계 프로그램을 마련해야 한다.

문화예술은 ‘경험재’다. 한 번의 경험이 또 다른 경험을 낳고, 그것이 청년의 삶을 풍요롭게 만든다. 청년문화예술패스는 작은 불씨다. 그 불씨가 청년을 잠재적 문화예술 소비자로 길러내고, 모여 활활 타오르는 불꽃이 될 때 지역 문화예술은 선순환의 힘을 얻게 된다.

이번 가을, 청년들이 먼 길을 가지 않아도 지역 곳곳에서 다채로운 문화예술을 만끽하길 바란다. 청년문화예술패스가 단순한 제도를 넘어, 청년이 지역에 머물며 꿈을 키우는 이유가 되길 기대한다./신유정(전주시의회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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