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툭하면 서울로, 광주 등으로 떠나려는 공공기관이 꼬리 물고 있어 탈전북을 차단할 근본적인 대책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농촌진흥청은 지난 22일 입장문을 내고 지역사회에 논란인 국립식량과학원 일부 부서와 인력의 원소재지(수원) 복귀 계획을 전면 재검토 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농진청은 올 11월부터 단계적으로 전북혁신도시에 있는 식량과학원의 핵심 부서인 식생활영양과와 푸드테크소재과를 수원으로 이전하겠다는 조직 개편안을 내놔 논란을 일으켰다.
식품분야 연구개발 기능을 강화하려면 민간과의 협업이 중요해 수원으로 재이전이 불가피하다는 논리를 앞세웠다. 하지만 국가균형발전이란 국가정책에 역행하는 처사인데다, 지방에선 민·관 협업이 불가능한지 의문스럽다는 등의 비판이 거세지자 원점 재검토 하겠다며 한발짝 물러섰다.
이로써 원소재지 복귀 논란은 일단락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언제든지 재현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큰 파문을 일으킨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 서울 복귀 움직임에 이은 두번째 시도란 점을 고려하면 더더욱 그렇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 윤준병(정읍·고창) 의원은 “농촌진흥청의 전주 잔류 입장은 만시지탄(晩時之歎)이지만 환영한다”며 “앞으론 단순한 행정 효율성을 넘어 균형발전이란 시대적 과제에 부합하는 역할도 제대로 수행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진정한 균형성장과 더 큰 시너지를 내려면 현재 수원에 배치된 부서와 인력까지도 전북혁신도시로 모두 이전해야 한다고 본다”며 “앞으로도 전북 국회의원으로서 지역균형발전을 저해하는 어떠한 시도에도 단호히 대응하겠다”고 경계했다.
임승식(정읍1) 전북자치도의회 농업복지환경위원장 또한 “농촌진흥청의 수도권 재집중화는 지방시대를 열어가야 할 국가정책과 정반대 되는 퇴행적 발상”이라며 힐난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이 같은 유출을 차단할 수 있는 구체적이고 실효성 있는 대책을 즉시 마련해야 한다”고 목소리 높였다.
한발 더 나아가 공공기관 전북 이탈을 억제할 법제화 필요성도 제기됐다.
경영 효율화 등을 명분삼아 광주로 통폐합돼 넘어가는 공공기관 또한 줄잇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특별지방행정기관을 비롯해 준정부기관과 공기업 등이 대거 광주에 흡수돼 전북지역 조직은 사라지거나 출장소 수준으로 격하돼 명맥만 잇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이 가운데 특별지방행정기관, 즉 국가사무를 담당하는 지방기관의 경우 호남을 관할하는 전체 13개 광역청 중 검찰청, 노동청, 국세청, 보훈청 등 10개가 광주와 전남을 축으로 통폐합된 상태다. 반면 전북에 남겨진 광역청은 익산지방국토관리청, 전주 서부지방산림청과 전북지방환경청 등 단 3개에 불과하다.
심지어 전북에 무려 9만여 명에 달하는 가입자를 둔 공무원연금공단 전북지사마저 지난해 4월 광주지사로 통폐합돼 사라졌다.
이창엽 참여자치전북시민연대 사무처장은 “국가균형발전보다 더 중요한 국가정책이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는 문제라고 생각한다. 경제성, 또는 효율성 논리만 앞세워 수도권으로 되돌아가려고 한다거나, 광주를 중심으로 통폐합 해버리는 식의 공공기관 경쟁력 강화 정책은 결국, 국가균형발전이란 더 큰 가치를 훼손하게 될 것”이라며 “지역에 있는 공공기관들이 통폐합돼 사라지거나 원 소재지로 되돌아가지 못하도록 불가역적인 법제화 방안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정성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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