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장이라도 부르고뉴에 가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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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도빛 바람이 불어오는 곳, 부르고뉴(지은이 이석인,펴낸 곳 시대의창)'는‘부르고뉴 용어’로 페이지를 연다. 와인을 마시는 자리에서 뽐내기 딱 좋다.

부르고뉴의 황금빛 언덕, 코트 도르(코트 드 뉘, 코트 드 본). 그곳에서 시작되는 D974 도로를 타면 코트 샬로네즈를 지나 마코네까지 이어진다. 끝없이 이어지는 완만한 언덕이 모두 포도밭인 길. 그 길을 달리다 보면 부르고뉴의 위대한 그랑 크뤼 포도밭부터 레지오날 포도밭까지 죄다 만날 수 있다. 과연 부르고뉴는 다르다. 전 세계에서 가장 비싼 고급 와인이 나오는 곳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그곳에는 이름만 들어도 다 아는 포도밭과 유수의 와이너리가 있다. 우리의 삶 곳곳에 스며든 프랑스 요리와, 학창 시절 수업 시간에 배웠던 위대한 예술과 세상을 바꾼 종교 그리고 역사가 있다.

이 책은 세계 최고의 와인 생산지 프랑스 부르고뉴를 동경하던 한 와인 전문가의 기록이다. 그는 부르고뉴의 풍미를 한껏 끌어올려, 부르고뉴 와인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정보뿐 아니라 이를 둘러싼 역사와 문화와 예술의 풍경을 이 책에 담아냈다. 위대한 와인이 탄생하기까지 부르고뉴는 어떻게 영글고 익어왔을까. 그 완벽한 포도빛 숙성의 배경에는 무엇이 자리했을까. 와인과 함께 빚어진 부르고뉴의 풍경이 WSET 디플로마인 그의 발길을 따라 속속들이 펼쳐진다. 이 책은 와인을 좋아하는 사람의 이야기이다. 그와 동시에 언덕 너머로 기우는 햇살의 고즈넉함을 사랑하는 사람이 그 풍경 속에 머무른 이야기이기도 하다.

첫째 날, 애틱(attic)을 로망하는 저자는 디종의 다락집 숙소에서 여행을 시작한다. 미식의 도시이자 역사의 도시 부르고뉴에서 합리적으로 와인 구하는 방법과 젊고 유능한 라이징 스타 와이너리와 네고시앙에 관해 설명한다. 또 부르고뉴에서 마시면 좋은 아페리티프(식전주)를 알려주고 미식의 도시인 만큼 프랑스인의 소울 푸드도 소개한다.

둘째 날, 저자 부부는 중세 도시 디종의 문화와 유적 탐방으로 시간 여행을 한다. 부엉이 루트를 따라 디종 노트르담 성당에서 검은 성모 마리아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리베리시옹 광장에서 식사를 하며 온몸으로 디종의 햇살과 바람과 냄새를 즐긴다. 〈부르고뉴 공작들의 무덤〉을 보러 가기 전 부르고뉴 공국의 역사가 자연스럽게 전개되고 백년전쟁의 모티프와 120년에 걸친 발루아 가문의 욕심과 복수에 관해 맛깔나게 설명한다. 지금의 네덜란드, 벨기에 지역인 플랑드르의 사실주의 예술가들의 정교한 작품 이야기는 독자로 하여금 책 속으로 빨려들게 한다.

셋째 날, 레잘 마켓에서 아르망의 할머니 이본느와 미팅하고 다음 날부터 와이너리 기행에 관한 전반적인 계획을 설계한다. 이날은 남편과 함께 D974 도로를 달리며 둘만의 부르고뉴의 지리 여행을 한다. 이날 찾은 곳은 오스피스 드 본, 조제프 드루앵의 지하 와인 저장소, 클뤼니 수도원이다.

넷째 날, 샤를마뉴가 어떻게 화이트 와인을 마시게 되었는지 이야기꽃을 피우며 이본느와 함께 코트 드 본에서 코트 샬로네즈까지 본격적인 와이너리 투어에 나선다. 샤토 드 코르통 앙드레, 도멘 다르뒤, 도멘 장 모니에 에 피스, 샤토 드 샤미레에서 각 와이너리의 역사와 배경에 관해 설명을 듣고 와인을 시음하면서 행복한 하루를 보낸다.

다섯째 날은 부르고뉴 와인의 요람이자 레드 와인의 정수인 부조와 본 로마네의 와이너리 투어에 임한다. 클로 드 부조의 포도밭이 직사각형인 이유를 설명하며 샤토 뒤 클로 드 부조, 샤토 드 라 투르, 도멘 미셸 그로에 방문한다. 또 프랑스의 절대 왕정 태양왕 루이 14세가 보르도보다는 부르고뉴 와인을 즐기게 된 사연도 공개한다.

여섯째 날이 되자 이본느의 찬스가 발동되고 드디어 샹볼 뮈지니의 도멘 기슬레인 바르도, 모레 생 드니의 도멘 데 랑브레, 주브리 샹베르탱의 클로드 뒤가에서 이름만 들어도 가슴 설레는 위대한 와인 생산자들을 만나 그들이 직접 빚은 와인을 시음하면서 꿈에 그리던 행운의 시간을 보낸다.

일주일의 기행, 오직 신과 함께해야만 갈 수 있다는 부르고뉴의 와이너리에서 여행의 이유이자 시작이었던 주브리 샹베르탱의 클로드 뒤가 선생님이 빚은 브랜디와 마크 드 부르고뉴를 맛보고 달콤한 일정은 끝난다. 책을 읽고 나면 당장이라도 부르고뉴에 가고 싶어진다. 책을 읽는 내내 매혹적인 와인 한 잔 마시고 싶어 안달 날 지경이다./이종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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