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아리]무엇을 숨기나? 전주시의회·군산시의회 상임위 생중계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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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전북지역 지방의회에서 각종 비위와 일탈 행위가 잇따라 드러나 도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전주시의회의 한 의원은 소상공인 지원 예산 1억여 원 중 7천만 원을 자신과 가족이 운영하는 업체에 몰아줬다는 의혹으로 물의를 일으켰고, 군산시의회에서는 회기 중 동료 의원 간 폭행 사건까지 벌어져 시민들을 충격에 빠뜨렸다. 또한 전북도의회의 한 의원은 공무원에게 수십억 원대 사업을 청탁한 갑질 의혹으로 제명 및 출석정지 30일의 징계를 받는 일도 있었다. 이처럼 지방의원들의 일탈이 끊이지 않자, 지역 주민들은 과연 이들이 제대로 된 의정활동을 하고 있는지 우려하며 강한 불신을 보내고 있다.

이런 불신을 해소하고 지방의원들의 의정활동을 투명하게 검증할 수 있도록 상임위원회 회의의 생중계를 도입하라는 목소리가 높다. 국회가 모든 상임위원회 회의를 국회방송 등을 통해 생중계하듯이, 지방의회도 마땅히 시민들에게 회의 과정을 공개해야 한다는 것이다.

사실 답은 오래전 나왔다. 국민권익위원회는 2013년, 본회의뿐 아니라 상임위·특위 등 모든 회의를 인터넷으로 공개하라고 지방의회에 권고했다. 2024년에는 한 걸음 더 나아가, 비공개 사유가 아닌 회의는 실시간 중계와 영상회의록 공개를 의무화하라는 권고까지 내놓았다. 전국 226개 기초의회 중 134곳이 아직도 실시간 중계나 영상회의록 공개를 하지 않는다는 실태도 함께 밝혔다.

법의 방향도 분명하다. 지방자치법 제75조는 “지방의회의 회의는 공개한다”고 못박고, 비공개는 예외로 한정한다. 원칙은 공개, 예외는 비공개다. 상임위를 상시적으로 가리는 관행은 이 법 취지와 정면으로 충돌한다.

전북의 현재는 어떤가. 다행히 도의회는 본회의는 물론 상임위까지 인터넷 생중계를 운영한다. “도민이 보는 곳에서 토론하라”는 최소한의 약속을 지킨 셈이다. 그러나 기초의회로 내려오면 풍경이 달라진다. 전주시의회와 군산시의회는 여전히 상임위 생중계를 하지 않는 대표적 의회다. 전북 14개 도시 중 전주·군산·김제·부안·고창 5곳이 상임위를 방송으로 공개하지 않는다고 짚었다. 더구나 군산시의회 의장은 “장비 설치에 7억 원이 들고, 유튜브 한 건당 조회수 40명”이라며 예산 효율성을 이유로 난색을 표했다.

하지만 “예산 타령”은 설득력이 약하다. 시민의 세금이 들어가는 순간, 모든 결정은 설명 가능해야 한다. 요즘 중계는 거대한 중계차가 아니라 고정 카메라·기본 음향·유튜브 송출로도 시작할 수 있다. 조회수가 적다고 공개를 미루는 건, 손님이 적다고 가게 창문을 가리는 일과 같다. 보지 않아서 공개하지 않는 게 아니라, 공개하지 않으니 보지 못하는 것이다. 공개가 일상이 되면, 관심은 따라온다.

더 중요한 건, 생중계가 의회를 보호하는 장치라는 사실이다. 카메라 앞에서는 막말이 줄고 근거가 늘며, 즉흥은 줄고 자료가 늘어난다. 의원은 준비된 질문으로, 집행부는 책임 있는 답변으로 응한다. 시민은 “그 장면”을 기억한다. 누가 묻고, 누가 피해 갔는지, 다음 선거의 기억이 된다. 권익위가 강조했듯, 영상회의록 공개는 회의록 지연 공개와 접근성 문제를 해결하고, 주민의 알 권리를 ‘실시간’으로 복원한다.

전주시의회와 군산시의회는 “민감한 현안이라서”를 이유로 들 때가 있다. 그래서 더 공개해야 한다. 민감할수록 더 많은 눈이 필요하다. 공개는 갈등을 키우는 게 아니라, 근거와 책임으로 갈등을 다루게 한다. “회의록으로 충분하다”는 말도 낡았다. 회의록은 결과이고, 민주주의는 과정이다. 과정이 보이지 않으면 신뢰는 자라지 않는다.

전주시의회와 군산시의회를 비롯한 전북 일부 지방의회는 상임위 생중계 도입을 더 이상 미뤄서는 안 된다. 반복되는 잡음과 논란을 불식시키고 시민들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라도, 하루빨리 예산을 확보하여 생중계 시스템을 구축해야 할 것이다.

투명한 의정활동은 주민에 대한 기본 책무이며, 동시에 지방의회 스스로를 지키는 길이기도 하다. 이제는 구태를 버리고 변화하는 모습을 보일 때다. 상임위원회 회의를 생중계로 공개하여 시민들의 감시와 참여를 보장하는 것이야말로, 진정으로 신뢰받는 지방자치로 나아가는 첫걸음이 될 것이다.

/임형택 Like익산포럼 대표, 조국혁신당 익산시지역위원장, 전북도당 대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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