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0일 중복을 앞둔 전주 경기전에 생기가 넘쳐난다. 400여년 된 회화나무에 꽃이 피고 있기 때문이다. 그 이름처럼 전주에 좋은 일이 생길까. 회화나무 꽃은 여름에 피어나며, 좋은 의미와 길조로 여겨진다. 40여 도의 염천의 무더위를 잘 이겨낸 채 노란빛을 띠는 흰색 꽃을 피우고 있다.
관리사무실 동쪽으로 발길을 옮기면 오래된 수령의 회화나무 한 그루를 만날 수 있다. 나무의 밑둥에서 위로 5m 부근에 두 갈레로 나누어지고, 흉고 부분은 외과 수술을 받았다. 하지만 10m까지 이끼가 끼어 발육이 좋지 않는다.
경기전에는 여러 회화나무가 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오래된 회화나무는 수령이 400년 정도로 추정된다. 매우 풍성하게 피어 나무 전체가 꽃으로 덮이는 듯한 아름다운 광경을 연출하고 있다.
이 회화나무들은 경기전의 역사와 함께 하며, 우주의 기운을 전해주는 전령사로 여겨지기도 한다. 회화나무는 옛날 선비들이 좋아하여 서원, 서당, 사대부가 등에 많이 심었기에 학자수란 별명을 갖게 됐다.
한자론 '괴화(槐花)'나무로 표기한다. '槐'자는 귀신과 나무를 합쳐서 만든 글자이다. 회화나무를 사람이 사는 집에 많이 심은 것은 잡귀를 물리치는 나무로도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조선시대 궁궐의 마당이나 출입구 부근에 많이 심었다. 그리고 서원이나 향교 등 학생들이 공부하는 학당에도 회화나무를 심어 악귀를 물리치는 염원을 했다고 전해진다.
또, 지난 세월동안 집안에 큰 학자를 배출하고 나라와 민족을 위해 공을 쌓을 인물이 태어난다고 믿었다. 조선시대 선비들은 한여름에 가득 피었다가 한꺼번에 지는 노란 꽃의 회화나무를 보고 "과거 시험이 얼마 남지 않았구나" 하며 시기를 가늠했다고 한다.
이 화화나무는 씨앗부터 심지 않았을 것이므로 실제 수령은 더 오래되었을 가능성이 있다. 꽃은 연한 노란색을 띠며, 원뿔 모양의 꽃차례를 이루어 나무 전체를 덮을 만큼 많이 핀다. 꽃이 피는 시기는 지역이나 기후 조건에 따라 조금씩 달라질 수 있다.
그 잎은 연두색에서 노란빛을 띠는 색깔을 가지고 있다. 새로 돋아나는 잎은 연둣빛이 강하고, 오래된 잎은 노란색을 더 많이 띄는 경향이 있다. 원뿔 모양의 꽃차례에 빽빽하게 달리는 꽃은 마치 흰 눈이 내린 것처럼 보이며, 이 시기에 풍성한 꽃을 피워 밀원 식물로서도 가치가 높다. 그 잎은 타원형이며, 가장자리는 매끄럽다.
김광숙 전주 문화관광해설사(화가)는 "회화나무가 꽃을 피웠다. 2023년에 그린 경기전 회화나무 작품을 보니 독불장군이다"면서 "오늘 다시 보니 더 성장해 담장 너머 동무와 이야기를 한다. 이제 다시 그려야겠다"고 했다.
한편 경기전의 옛 지도를 보면, 경기전 안에는 대나무를 비롯, 참느릅나무, 배롱나무, 비자나무, 잣나무, 매화나무, 호랑가시나무, 주엽나무, 측백나무, 상수리나무, 팽나무, 단풍나무, 사철나무 등 참으로 많은 나무들이 있었던 것으로 나타난다.
이 지도는 전주사고 앞 대나무와 소나무, 그리고 잡목 등이 표시됐다.
외신문 앞에는 나무가 없지만 지금은 느티나무가 있으며, 수복청 북쪽 전사청의 뒤쪽에는 이름을 알 수 없는 나무들이 즐비하게 보인다.
또 조경묘 주변엔 소나무와 대나무 등이 즐비하지만 예전에는 나무가 거의 보이지 않으며, 조경묘의 정전 건물인 정자작 안에는 나무가 없었음을 알 수 있게 한다.
현재 이곳의 보호수로는 참죽나무, 은행나무가 9-1-1, 9-1-3-1로 지정됐다.
경기전에는 누워서 잠을 자는 나무가 있으니 전주사고 방향에 있는 등 굽은 매화나무가 그런 모습이다. 오랜 세월 경기전과 함께 동고동락하고 있는 이 매화나무는 봄에는 매화로, 여름이 오면 매실로 관광객을 맞이하고 있다.
이밖에 태실비 가는 쪽으로 상수리 나무가 있고 동쪽 화장실 옆에는 측백나무와 주엽나무가 있다.
경기전의 나무들과 함께 도란도란 담소나누면서 즐거운 오늘이소서 오늘이소서./이종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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