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타는 언제나 즐거워(글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그림/만화, 일론 비클란드, 옮긴이 햇살과나무꾼, 펴낸 곳 논장)'에서 크리스마스트리로 쓸 전나무를 구하지 못해서 훌쩍대는 언니 오빠를 두고, 눈 쌓인 밖으로 뛰어나간 로타가 이번에는 부활절을 앞두고 부활절 달걀을 구하지 못해 시무룩해진 가족들을 위해 움직인다.
대부분의 유럽 국가에서는 부활절을 크리스마스와 함께 큰 명절로 기념한다. 스웨덴에서는 아이들이 부활절 마녀처럼 꾸미고 집집마다 다니며 “사탕 주세요”를 외치고, 산타클로스처럼 부활절 토끼가 몰래 와서 달걀 모양의 초콜릿이나 사탕을 정원에 숨겨 놓고 아이들이 찾는다. 이런 스웨덴의 부활절 풍습을 배경으로 잔뜩 토라졌다가 금세 새로운 일을 찾고 혼자만의 비밀에 신났다가 식구들을 깜짝 놀라게 하는 로타의 하루가 변화무쌍하게 펼쳐진다.
정말 신기하다. 어떻게 로타는 뭐든 말한 대로, 언제나 즐겁게 지낼 수 있는 걸까? 로타의 이 엄청난 행운을 뭐라고 설명할 수 있을까?
화를 내고 슬퍼하다가도 어느새 뭐를 할까 곰곰이 생각하는, 끊임없이 새로운 생각을 해내고 긍정적으로 행동하는 데 그 답이 있을까? 오늘만 해도 친구 생일 파티에 가 버린 언니 오빠를 기다리다가 이웃집 창고에 가고 동네에 하나뿐인 사탕 가게에 들렀을 뿐인데, 초콜릿과 사탕을 한가득 얻게 된다. 그걸 숨겨 놓을 꼭 알맞은 비밀 장소까지 생긴다. 막내로서 떼를 쓰고 억지도 부리지만 혼자서 여러모로 생각하며 종횡무진 뛰어다니는 로타의 의젓함과 씩씩함이 정말 기분 좋게 전해온다.
빨간 지붕 집들이 모인 길, 아기자기한 소품 가득한 집 안, 온갖 잡동사니가 쌓인 창고, 덤불 수북한 마당, 오밀조밀 어울린 꽃들, 물건 하나 없이 텅 빈 가게…… 화면을 꽉 채운 그림은 풍성하면서 따뜻하면서 발랄하게 즐거움과 기쁨과 슬픔과 쓸쓸함을 모두 담아낸다.
갖가지 부활절 마녀 복장 앞치마에 머릿수건에 빗자루를 들고 하늘을 나는 아이들의 모습은 처음부터 눈길을 확 사로잡는다. 이제는 더 이상 만나기 힘들어진, 고전적인 아름다움을 간직한 그림책이다.
고향을 떠나 다른 나라에서 살아가는 바실리스 아저씨의 삶은 또 얼마나 고단할까? 비록 이 순간이 너무나 즐거운 아이들이 그걸 알 수는 없겠지만, 아저씨랑 같이 울음을 터뜨리는 로타의 다정한 마음은 오래오래 기억에 남는다. 부디 부활절의 은총이 사방에 퍼져 다시 고향으로 돌아간 바실리스 아저씨가 잘 지내기를 바란다./이종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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