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냄새 풀풀' 조선부터 근현대까지의 매화가 한자리에 모여

전주의 미술관 솔, 기획전 '필탐매(筆探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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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왔음을 부르는 꽃, 조선부터 근현대까지의 매화가 한자리에 모였다.

전주 미술관 솔이 25일부터 4월 30일까지 2025년 새봄을 알리는 첫 전시로 '필탐매(筆探梅)'를 갖는다.

이번 필탐매전은 조선시대 매화가 어떻게 그려졌고, 받아들여졌으며, 근대 시기를 지나 현대에 이르기까지 어떠한 변화가 나타났는지, 한국회화사를 확인해볼 수 있는 재미있는 기회가 될 터이다.

사군자의 으뜸인 매화는 그 고고한 자태와 은은한 향으로, 예로부터 조선시대 문인과 화가들이 즐겨 그린 사군자(四君子) 중 하나이며, 추운 날씨에도 본성을 잃지 않고 평생을 살아간다고 믿었다.

이번 전시엔 조선 후기 당대에 매화를 가장 잘 그렸던 화가, 우봉 조희룡(又峰 趙熙龍, 1789~1866)의 작품을 볼 수 있다.

"나는 매화를 몹시 좋아하여 내가 그린 큰 매화 병풍을 누울 곳에 둘러놓았다. 매화 시를 새긴 벼루를 쓰고, 매화 글방에서 묵혀 둔 먹을 쓴다. 앞으로 매화 시 백 편을 지을 참인데,시가 완성되면 내가 사는 곳에 '매화백영루(梅花百詠樓)'라는 편액을 걸고 매화를 좋아하는 뜻을흔쾌히 갚을 것이다. 허나 시가 쉽게 지어지지 않아 괴롭게 읊조리니 입이 마른지라 매화차를 마시노라"

가운데 굵은 줄기가 지나가고 그 위로 잔가지가 바람에 흩날리듯 유려한 곡선을 이루고 있으며, 꽃잎은 홍매와 백매가 한 화폭에 같이 담겨있다. 서예의 높은 경지를 이룬자만이 나타낼 수 있는 필력을 줄기와 가지를 통해 힘껏 보여주며, 꽃잎 하나하나는 섬세함이 살아 있어 방금 개화한 듯한 느낌을 준다. 이와 더불어 화면의 중간에 ‘옥 비늘 매화 적적하게 비낀 달빛에 날리는데, 섬섬옥수에 꼿꼿하게 서서 석양빛을 대하누나(玉鱗寂寂飛斜月 素手亭亭對夕陽)'라는 화제를 추사체로 담아내 작품에 문기를 더한다.

이외에 조선시대의 소치 허련, 몽인 정학교, 희원 이한철, 석연 양기훈, 석연 이공우, 균정 오경림, 미산 허형, 해강 김규진, 소림 조석진, 우향 정대유, 석정 이정직 등), 근대(소정 변관식, 의재 허백련, 심산 노수현, 묵로 이용우, 운산 김석범, 우석 황종하, 석재 서병오, 구룡산인 김용진, 춘곡 고희동, 수암 김유택, 동강 정운면, 수운 김용수, 목재 허행면, 효산 이광열, 유하 유영완, 염재 송태회 등),그리고 현대의 운보 김기창, 월전 장우성, 숙당 배정례, 제당 배렴, 우당 조중태 등) 총 43점의 다양한 매화나 춘경(春景) 등 봄을 주제로한 그림들을 만나 볼 수 있다.

율곡 이이(栗谷 李珥, 1536~1584)는 매초명월(梅梢明月) 시를 통해 매화를 통한 내면의 정화를 표현하였으며, 퇴계 이황(退溪 李滉, 1502~1571)은 '매화는 추워도 그 향기를 팔지 않는다'는 말을 좌우명으로 삼고, 아무리 어려운 상황에 처하더라도 원칙을 지키며, 의지와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고 한다. 이렇듯 우리 선인들의 매화에 대한 각별한 사랑을 엿볼 수 있다.

탐매란, 매화핀 경치를 찾아 구경한다는 의미로, 중국 당나라 때의 시인 맹호연(孟浩然, 689~740)의 고사(故事) ‘탐매도‘에서 유래됐다. 매화에 눈이 맺히면 설중매(雪中梅)로 불렀고 달 밝은 밤에 보면 월매(月梅), 옥같이 곱다해서 옥매(玉梅), 이른 봄 글 읽는 선비들이 도포자락을 날리며 처음 피어나는 매화를 찾아 나서는 것을 심매(尋梅) 또는 탐매(探梅)라 했다.

서정만 관장은 "봄을 찾아, 매화꽃을 찾아 팔도강산을 유랑하는 것도 좋지만, 미술관을 찾아 우리 선조들이 붓으로 표현한 매화에 대한 사랑을 찾아 떠나보는 것은 어떠할까"라고 했다./이종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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